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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산업, 외형보다 내실 ‘관건ʼ

강은영 기자

eyk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1-02 00:00

보장성보험·GA 의존…수익구조 다변화
자본 확충 방식 한계…자본의 질 강화

▲ 강은영 기자

▲ 강은영 기자

[한국금융신문 강은영 기자] 올해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행장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질의가 눈길을 끌었다. 한 국회의원이 은행장 연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지 물은 것이다.

‘실적’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은 은행장은 한 명에 불과했다. '내부 관리’가 중요하다는 질문에는 두 명이 손을 들었고, 나머지 은행장들은 뚜렷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

짧은 질의였지만 금융회사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장면이었다. 높은 실적을 거두는 것만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역량까지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은 은행권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과 장기간 계약을 유지하며 미래의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산업에서도 실적과 내실 사이의 균형은 중요한 과제다. 최근 환경을 살펴보면 이러한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올해 10월 보험연구원이 진행한 ‘2027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는 내년 보험산업의 성장세가 이전과 달리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 보험료 수입은 약 299조원으로 올해보다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8.0%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물론 성장률이 낮아진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산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되고 보험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성장 속도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보험사들이 기존의 영업 방식과 수익구조에서 충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 17) 도입 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중심으로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해 왔다.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CSM이 핵심 경영지표로 자리 잡으면서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영업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 상품과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신계약 확보를 위한 사업비 부담도 커졌다. CSM 확대를 통해 미래 이익을 확보하더라도 과도한 판매 경쟁에 따른 비용 증가는 실제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본건전성도 비슷한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 확충과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이익이나 자본성증권 발행 등에 의존하는 방식만으로는 안정적인 자본구조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금리와 금융시장 환경이 달라지면 자본 규모가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지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외부 충격에도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양질의 자본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다.

결국 중요한 것은 외형적인 성과보다 내실을 다지는 일이다. 보험산업의 진짜 위기는 성장률 둔화가 아니라, 변화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기존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 있지 않을까.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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