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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속 보험 역할 확대…“사후 보상 넘어 예방·위험관리 강화” [기후보험 전략]

강은영 기자

eyk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3 19:33

자연재해 피해 증가·보장 공백 심화…통합 위험관리 필요
지수형 보험 활용 확대…민관 협력 통한 사회안전망 강화

남경훈 한국화재보험협회 신사업전략팀 박사가 13일 열린 보험연구원  ‘기후위기 시대, 자연재해 위험관리와 기후보험’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은영 기자

남경훈 한국화재보험협회 신사업전략팀 박사가 13일 열린 보험연구원 ‘기후위기 시대, 자연재해 위험관리와 기후보험’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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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강은영 기자] 기후변화로 자연재해의 발생 양상과 피해 규모가 확대되면서 보험산업의 역할을 사후 피해 보상에서 사전 예방과 위험관리로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존 보험의 보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지수형 보험 활용을 확대하고, 정부와 보험업계 간 협력을 통해 통합 위험관리 체계와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3일 보험연구원은 보험산업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역할과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기후위기 시대, 자연재해 위험관리와 기후보험’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기후변화로 자연재해 피해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외 기후보험 활용 사례와 보험산업의 대응 과제를 중심으로 최신 연구 결과와 정책적 시사점을 공유했다.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후보험의 보장 범위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장 공백이 큰 상황”이라며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정부의 재해 복구 지원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보험산업이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재해 보장 공백 여전…사후 복구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 필요

먼저, 남경훈 한국화재보험협회 신사업전략팀 박사가 ‘자연재해 피해 현황과 위험 관리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대형 재난의 원인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개별 재해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여러 재해를 포괄하는 통합 위험관리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보험을 통한 위험 이전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보장 공백이 정부와 가계·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보험으로 보전되지 않는 경제적 손실 가운데 정부가 복구비의 83%를 부담하고 있으며, 나머지 17%는 가계와 기업이 부담하는 등 금융시스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경훈 박사는 “사후 복구 중심의 자연재해 대응에서 벗어나 사전 예방을 강화하고, 예방조치의 효과를 보험료에 반영하는 통합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보험 보장 공백을 개인의 보험 미가입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재정·금융 위험과 국가 차원의 위험관리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자연재해 위험관리 체계는 위험 파악, 위험 저감(예방), 위험 이전(재원 마련), 회복·환류 등 4단계로 구성된다. 이에 화재보험협회는 침수 위험 평가와 방재설비·내진 안전 점검을 비롯해 산사태 위험 통합지도 구축, 산불·화재 위험 평가 등을 통해 자연재해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관리하고 있다.

남 박사는 “현재 자연재해 유형별 관리 주체가 분산돼 있고 기관 간 위험정보와 손실 데이터의 연계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주소 단위의 통합 위험정보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보험의 역할을 사후 피해 보상에서 사전 위험 평가와 예방투자 지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후보험 보장 대상 다변화…지수형 보험 활용·민관 협력 확대

한진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외 기후보험 운영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보험산업의 개선 과제와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극한 기상현상과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정책성 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제 손해액을 산정하는 대신 사전에 설정한 지표(트리거)가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지수형 보험도 등장하고 있다.

한진현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기후보험은 기후취약계층과 날씨에 민감한 사업체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제주도 기후보험과 전통시장 보험 등 기온·강수량을 활용한 지수형 보험이 도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저소득층과 홍수 취약지역 주민, 비공식 부문 근로자 등 다양한 기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뉴욕시의 지수형 홍수보험과 인도 SEWA의 지수형 폭염보험 등이 있다. 보장 대상도 기존 농업 분야를 넘어 운항·운송, 건설, 재생에너지, 레저시설 등 기상 여건에 민감한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해외 지수형 보험은 기상 변수뿐만 아니라 수위, 침수 면적, 토양 수분량 등 다양한 지표를 보험금 지급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표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분석하기 위한 기상 관측 및 데이터 분석 기술의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한 연구위원은 “국내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존 기후 취약계층의 피해가 심화되고 새로운 취약계층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의 보험 보장 공백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보험산업이 협력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우선 기상 여건에 민감한 사업체를 대상으로 보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기업들의 기후위험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후보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보험상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전통적인 실손형 보험의 보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지수형 보험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수형 보험의 특성을 활용하면 직접적인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기상 악화에 따른 영업손실 등 간접적인 피해까지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측 및 데이터 처리 기술을 다방면에서 활용하면서 지수형 보험상품을 설계하고, 위험평가 및 손실평가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한진현 연구위원은 “기후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위험 측정과 이전, 저감 등 전 과정에서 정부와 보험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초기에는 정부가 시범사업 등을 통해 위험을 일부 분담하며 보험시장 형성을 지원하되, 점차 민간으로 위험을 이전하고 보험사가 위험 평가와 상품 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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