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에코머티리얼즈는 케이엔더블유 보통주 911만3891주를 최대주주 BGF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주식은 케이엔더블유 발행주식의 56.89%로, 에코머티리얼즈가 보유한 지분 전량이다. 거래가격은 지난 7일 종가인 주당 8970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약 817억5000만 원이다. 대금 결제 예정일은 오는 12일이다.
이번 거래로 케이엔더블유는 BGF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케이엔더블유 산하 BGF에코스페셜티(이하 에코스페셜티)는 증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바뀐다. 반도체 소재 사업으로 이어지는 출자 구조는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줄어든다. 아울러 BGF그룹은 지주사 아래 BGF리테일의 유통, 에코머티리얼즈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케이엔더블유의 반도체 소재 등 3개 사업 축을 두게 된다.
‘성장동력’ 반도체 투자, 지주사가 직접 맡는다
BGF그룹이 제시한 체제 개편 목적은 반도체 소재 사업의 투자 유연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에코스페셜티가 지난 9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무수불산 공장을 완공하면서 생산 안정화와 추가 투자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이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5만 톤으로, 국내 수요량의 절반 수준이다.
공장 완공 이후에도 품질 향상과 생산 안정화, 추가 시설 확충 등에 대규모 투자와 장기적인 사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게 회사의 얘기다.
지배구조 단순화는 외부 지분 투자 유치의 제약을 줄이는 효과도 예상된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국내 계열회사 주식 보유가 원칙적으로 제한되며, 해당 회사의 지분 전부를 소유하는 경우 등에 있어서 예외가 인정된다.
기존 구조에서는 손자회사인 케이엔더블유가 증손회사인 에코스페셜티의 지분 100%를 유지해야 하므로 외부 투자자가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의 자금 조달에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에코스페셜티가 손자회사로 올라오면 100% 보유 요건에서 벗어나 관련 지분 보유 기준을 충족하는 범위에서 외부 투자 유치를 검토할 수 있다.
경영권 지분, 시가에 매각…투자금의 72% 회수 그쳐
거래가격은 별도의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이달 7일 종가를 적용했다. 에코머티리얼즈는 거래 대상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그에 준하는 가격으로 양도된다는 이유로 외부평가를 받지 않았다.에코머티리얼즈는 2023년 구주 매입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케이엔더블유 지분을 확보하면서 약 1135억 원을 투입했다. 이번 매각대금은 당시 투입액보다 약 317억 원 적다. 3년여 만에 지분을 넘기면서 최초 투자금의 약 72%를 회수하는 셈이다.
지난해 말 별도재무제표에 기록된 해당 지분의 장부가액은 약 1144억 원이었다. 주당 약 1만2555원으로, 매각가격 8970원은 장부가의 71.4% 수준이다. 장부가액과 매각대금의 차이는 약 327억 원이다.
최초 투자금과 매각대금의 차이 317억 원, 장부가액과의 차이 327억 원은 비교 기준이 다른 수치다. 이를 합산해 손실로 볼 수는 없다. 실제 회계상 처분손익 역시 별도·연결재무제표의 처리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케이엔더블유 주가 상승은 회수 금액을 높인 요인이다. 주가는 2024년 말 3475원에서 올해 6월 말 7450원, 이번 거래 결의일인 이달 7일 8970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순손실이 확대됐지만, 지분 매각대금은 상승한 주가를 기준으로 정해졌다.
이번 거래는 에코머티리얼즈 주주들이 부담했던 투자와도 연결된다. 회사는 2023년 주주배정 유증으로 케이엔더블유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2024년에는 BGF를 대상으로 400억 원 규모 유증을 실시하는 한편 케이엔더블유 전환사채 500억 원 인수를 결정했다.
케이엔더블유는 같은 시기 에코스페셜티의 500억 원 유증을 결정했고, 에코스페셜티는 무수불산 제조시설에 2026년까지 약 1500억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에코머티리얼즈를 통해 자금을 투입해 온 반도체 소재 사업을 이번에 지주사 직속으로 옮기는 것이다.
에코머티리얼즈는 지금의 적자와 투자 부담을 덜지만, 케이엔더블유 지분을 통해 확보했던 향후 성장가치도 함께 넘기게 됐다.
BGF에코머티리얼즈, 매출 20% 사업 넘기고 적자·투자 부담 던다
에코머티리얼즈 입장에서는 연결 실적과 재무구조가 동시에 바뀌는 거래다. 케이엔더블유는 전자부품 소재와 자동차부품 소재, 반도체 소재 사업을 영위해 왔다. 올해 상반기 케이엔더블유 매출에서 반도체용 특수가스가 차지한 비중은 55.78%다.지난해 케이엔더블유 연결 매출은 811억 원으로 에코머티리얼즈 연결 매출 3979억 원의 20.4%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에코머티리얼즈 연결 매출 1955억 원 가운데 케이엔더블유 매출은 약 350억 원으로 비중이 20.2%다.
지분 매각 후에는 케이엔더블유 사업이 연결 실적에서 빠지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와 화학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재편된다.
다만 케이엔더블유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매출총이익률은 2023년 21.22%에서 올해 상반기 11.39%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29억6000만 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과 같은 규모다.
같은 기간 에코머티리얼즈 연결 영업이익은 44억3000만 원이다. 케이엔더블유의 영업손실을 단순 제외하면 나머지 사업의 영업이익은 73억9000만 원으로 계산된다. 연결 조정 등을 반영한 매각 이후 실적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케이엔더블유의 적자가 전체 영업이익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부채 부담도 커졌다. 케이엔더블유 부채총계는 2023년 267억 원에서 지난해 1451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만 656억 원 늘었는데, 같은 기간 에코머티리얼즈 연결 부채 증가액 608억 원을 웃돈다.
지난해 말 케이엔더블유 부채총계는 에코머티리얼즈 연결 부채총계 2821억 원의 51.4%에 해당한다. 다만 이를 매각 후 부채 감소 비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케이엔더블유 부채에는 에코머티리얼즈가 보유한 500억 원 규모 전환사채가 포함돼 있고, 이러한 내부 채권·채무는 연결 과정에서 제거되기 때문이다.
지분 매각으로 에코머티리얼즈는 케이엔더블유의 적자와 향후 설비투자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사업과 부채가 그룹 밖으로 나가는 것은 아니다. 그룹 차원에서는 반도체 소재 사업의 투자·관리 책임을 지주사 직속으로 옮기는 거래다.
BGF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배 구조 개편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책임 경영 체제를 확립해 모든 사업 부문의 역량을 극대화함으로써 그룹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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