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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정재헌, 임원 30% 줄이고 ‘통신+AI’ 투트랙 승부수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01 11:30

판사 출신 거버넌스 전문가…고객 신뢰·실적 회복 과제
MNO·AI 양대 CIC로 재편…신뢰 회복·AI 성과 창출 목표
정 CEO “SKT, 국대 AI 기업 만들 것...흑자전환도 자신”

정재헌 SKT CEO. / 사진=SKT

정재헌 SKT CEO. / 사진=SKT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법조인 출신 정재헌 SK텔레콤 CEO가 유심 해킹 후 추락한 신뢰를 되살리기 위해 통신 본업을 다지고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해킹 여파를 딛고 실적 회복은 물론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68년생인 정 CEO는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경남 마산고,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전지법, 수원지법, 서울중앙지법, 창원지법 등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을 거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조계 활동을 마쳤다.

이후 SKT 법무그룹장으로 합류 후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 SKT 대외협력 사장,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10월 30일 SKT 신임 CEO로 선임됐다. 법률·대외전략·지배구조 등 역량을 기반으로 조직 정비와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병행하는 리더십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는 해킹 사고 여파를 수습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SKT는 지난 4월 2300만명에 달하는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해킹 사고를 겪었다. 국민 절반 가까이 피해를 입은 만큼 현재 시장에서의 SKT 신뢰도는 크게 하락한 상태다.

SKT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 / 자료=SKT

SKT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 / 자료=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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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여파로 실적도 하락했다. SKT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0% 급감했다. 유심 해킹 사태 이후 시행된 대규모 고객 보상 프로그램이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9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했다.

실적 급감으로 SKT는 3분기 배당도 실시하지 않는다. 김양섭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례 없는 재무실적 악화로 3분기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며 “재무적 영향이 연간 지속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배당을 재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CEO는 법조인·공직·그룹 거버넌스 경험을 바탕으로, SKT가 당면한 ‘해킹 후 신뢰 회복’과 ‘AI·데이터센터 중심 사업 재편’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AI 인프라·서비스·데이터 거버넌스를 한데 묶어 SKT를 글로벌 AI 컴퍼니로 끌어올리는 데 있어서도 안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재헌 SKT CEO가 지난달 3일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 사진=SKT

정재헌 SKT CEO가 지난달 3일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 사진=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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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정 CEO는 거버넌스 차원에서 가장 먼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사업부 중심 구조를 벗어나 통신과 AI 투트랙으로 명확히 구분한 양대 CIC 체제로 조직을 개편한 것이다.

이는 취임 이후 한 달여 만에 진행한 역대급 조직 쇄신이다. 정 CEO는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 성과 가속화를 위한 책임 경영 기조 아래 임원 규모도 강소화했다.

정 CEO는 임원 수를 30%가량 줄이고, C레벨 임원・사업부장급 주요 요직 전면 교체해 책임 경영 체제 구축 의지도 밝혔다. 이는 책임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전략 방향도 보다 신속하게 실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 CEO는 지난달 초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SKT를 국대 AI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정 CEO는 해킹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로 이동통신(MNO) 본원 경쟁력 회복과 AI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성과 도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정 CEO는 SK AI 서밋 백브리핑을 통해 “통신의 두 축인 이동통신(MNO), AI 분야에서 여러 가지 성과가 있었다.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국가대표 AI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비전이다. 그렇게 되면 세계 AI 3강을 목표로 하는 대한민국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정재헌 SKT CEO가 지난달 3일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 사진=SKT

정재헌 SKT CEO가 지난달 3일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 사진=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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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행사에서 울산 AI DC(데이터센터)를 1GW 이상 규모로 확장하고, 글로벌 AI 기업과 협력해 국내 연산 거점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SK그룹이 오픈AI와 맺은 협력에 기반해 서남권 AI DC 구축에도 나서며 수도권·경남·서남권을 잇는 ‘3축 데이터센터 벨트’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진출도 가속화한다. SKT는 SK이노베이션과 손잡고 베트남에 LNG 전력 기반 냉열 기술을 써서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 특화 AI DC를 구축한다. 나아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확장도 검토 중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파트너십도 논의 중이다. SKT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엣지 AI’ 상용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엔비디아·정부·학계와 ‘지능형 기지국(AI-RAN)’ 공동 연구에도 착수했다.

제조 영역에서는 엔비디아 ‘RTX PRO 6000’ 그래픽처리장치(GPU) 2000여장을 도입해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한다. 정 CEO에 따르면 해당 인프라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한 SK그룹 제조사의 AX에는 물론, 외부 산업 고객으로도 확장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SKT는 정 CEO 체제 아래에서 고객 신뢰 회복, 정보보호 시스템 강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가장 최우선 과제”라며 “최근 통신과 AI로 사업을 구분 지은 것은 단순 비용 감축보다는 미래 사업에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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