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과 물가 전망은 소폭 상향 조정됐음에도, 수도권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 위험은 여전히 정책 판단의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기대가 확산되며 글로벌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고, 국내 시장도 이에 연동된 투자 심리가 반영됐다.
한국금융신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8월 일반 회사채 및 자본성 증권(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공모 발행 규모는 총 2조 3820억 원으로 7월(4조 7380억 원) 대비 49.7% 감소했다. 이번 분석에는 은행채 · 여전채 · 자산유동화증권(ABS) 및 수요예측 미실시 건은 제외했다.
8월 회사채 발행액 중 차환 목적은 1조 7280억 원으로 전월 대비 60.4% 감소하며, 전체 비중도 92.2%에서 72.5%로 줄었다. 반면 운영자금 발행은 5770억 원으로 7월 대비 56.4% 늘며 비중도 24.2%로 확대됐다. 기타 목적(운영 예비자금 - 메리츠금융지주) 발행도 770억 원(3.2%)이 집계되며 자금 조달 수요가 다소 다변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발행액 구간별로는 3천억 이상 5천억 원 미만 구간이 1조 8000억 원(75.6%)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수요예측 평균경쟁률도 7.10대 1로 가장 높았다. 1천억 이상 3천억 원 구간은 2700억 원(11.3%)에 그쳤고, 이전과 달리 5천억 원 이상의 대형 발행은 전무했다.
신용등급별로는 AA-가 8400억 원(35.3%)으로 가장 많았으며, AA+와 AA 등급도 각각 4300억 원(18.1%), 3100억 원(13.0%)를 차지했다. 반면 A등급대는 ▲A+ 2100억 원(8.8%), ▲A 3000억 원(12.6%), ▲A- 1500억 원(6.3%)에 그쳤고, ▲BBB급도 1420억 원(6.0%) 수준에 머물렀다. 투자자들의 우량 신용 선호 기조가 지속됨을 보여줬다.
만기별로는 여전히 2년물과 3년물의 비중이 높았다. 3년물이 8620억 원(36.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2년물(26.9%)과 5년물(15.5%)이 뒤를 이었다. 수요예측에서도 2년물(7.74대 1)과 3년물(7.41대 1)가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등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 중기물 중심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하나금융지주(4000억 원)가 유일하게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경우 예전에 비해 높은 경쟁률(2.67대 1)을 보이며 시장 수요를 견인했다.
이 같은 대내외 여건 속에서 9월 공모 회사채 시장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병행 효과, 그리고 글로벌 금리 환경의 변화를 동시에 반영할 전망이다.
다만 신한투자증권 김찬희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리스크와 가계부채 증가세를 고려할 때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11월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이 남아 있어 투자자들은 만기 구조와 신용도를 세심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