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L D&I는 오는 9일 6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1년물(400억원)과 1년6개월물(200억원)로 구성됐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9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희망금리밴드는 1년물이 6.00~7.00%, 1년6개월물은 6.20~7.20%로 제시했다. 대표주관 업무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인수단으로는 산업은행이 참여한다. 산은이 1년물 200억원, 1년6개월물 100억원을 각각 담당하면서 여타 인수주체들이 소화해야 하는 물량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HL D&I는 지난 1월에도 공모채를 발행했다. 710억원 모집에 1560억원이 몰리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에도 산은이 인수단으로 참여했으며 고금리 고정금리(1년물 6.8~7.8%, 1년6개월물 7.1~8.1%)를 제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발 건설업 우려를 잠재웠다.
연초 효과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매년 초 채권시장은 투자자들의 수요가 차고 넘친다. BBB급에 대한 기피현상도 있었지만 HL D&I는 투자자들의 ‘선별’ 대상에 속한 셈이다.
낮아진 절대금리…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일부 충족
지난 1월 공모채 발행과 비교하면 HL D&I 희망금리밴드는 0.8~0.9%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BBB+등급 평균 금리가 0.5%포인트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큰 폭의 내림세다.
HL D&I의 신용등급은 ‘BBB+, 안정적’이다. 하지만 일부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BBB0 민평금리 평균은 5.12%다. 등급 하락을 고려해도 이번에 제시한 희망금리밴드가 높다.
높은 금리 메리트는 HL D&I가 이번 수요예측에서도 수급적으로 여타 불리한 조건을 상쇄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BBB급 전반 스프레드는 연초 대비 확대된 상황이다.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비우량채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탓이다. 같은 기간 HL D&I 개별 민평스프레드(개별 민평금리-국고채 금리)도 확대됐다. 수급적으로나 시장 선호도 측면 연초 대비 HL D&I에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부동산 PF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HL D&I는 우호적인 금리를 제시해 시장 수요를 이끌어냈다”며 “금리 하락 기조 속에서 고금리 메리트는 충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연초와 비교할 때 채권시장 전반 수요는 약해지고 투자자들이 BBB급 이하에 대해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