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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오 금감원 부원장보 “AI가 바꾼 금융 지형, 감독 역할 새로 짠다” [2025 한국금융미래포럼]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5-26 00:00

금융 당국, AI 기술 발전 맞춰 기반 마련 중
“기술보다 중요한 건 감독 의미”…책임 구조 강조

이종오 금감원 부원장보 “AI가 바꾼 금융 지형, 감독 역할 새로 짠다” [2025 한국금융미래포럼]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AI 기술이 아무리 빠르게 발전해도, 감독당국의 본질적 고민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이 금융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소비자를 어떻게 보호하고 시장의 건전성을 어떻게 유지할 지가 핵심이다.”

이종오 금융감독원 디지털·IT 부원장보가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25 한국금융미래포럼: 비욘드 AI, K금융의 미래’에 참석해 AI 시대를 맞아 감독당국이 준비하는 정책 방향과 과제를 설명하며 던진 화두다.

이종오 부원장보는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금융감독의 새로운 좌표 설정이 필요하다” 며 “기술의 속도만 집중해선 안 되고 그 기술이 금융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작동할 지 감독적 사고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 했다.

그는 “저는 IT나 AI 전공자는 아니지만 지난 6개월간 디지털 분야를 담당하면서 기술의 구조보다, 그것이 금융과 감독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고민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전문가 중심이 아닌, ‘문과생의 시선’으로도 충분히 문제의 핵심을 꿰뚫을 수 있다는 이종오 부원장보는 AI 기술의 발전에 대한 흐름부터 짚어 줬다. 이 부원장보는 “2016년 인간과 바둑 대결을 벌인 ‘알파고’로 대변되는 판단형 AI, 2022년 ‘챗GPT’의 출현으로 급성장한 생성형 AI, 그리고 2024년부터는 스스로 학습하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에 소개된 ‘코파일럿에서 오토파일럿으로’라는 표현까지 인용하며, “이제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닌 주체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융 산업과 감독 체계는 이같은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부원장보는 “여전히 국내 금융권의 AI 활용이 분석형, 판단형 중심에 머물러 있으며, 생성형 AI 도입은 망분리 규제 등의 제도적 제약에 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금융권에서 생성형 AI 도입은 초기 단계다. AI 활용은 프론트 오피스(고객 응대)에서 약 51%, 백오피스(업무 효율화)에서 35%가량 활용되고 있으며, 리스크 관리나 컴플라이언스 등 미드 오피스 영역에선 활용도가 현저히 낮다. 업권별로는 은행과 카드사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AI를 도입하고 있으나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AI 거버넌스 체계도 미흡하다. 은행의 65%, 카드사의 75%는 AI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나, AI 윤리위원회 등 독립적인 의사결정기구를 둔 곳은 은행 중 25%, 보험사 중 7.5%에 불과하다. AI 관련 내부 기준을 마련한 금융사는 전체의 15% 수준으로 지난해 통과된 AI 기본법에 대해서도 “법이 제정된 것은 알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를 토대로 이종오 부원장보는 감독당국의 대응 방향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상용 AI 활성화를 위한 망분리 규제 개선 ▲AI 인프라 및 데이터 생태계 확충 ▲AI 고유 위험에 맞춘 규율 체계 마련이다.

우선, 망분리 규제와 관련해 이 부원장보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하는 챗GPT, 클로드(Claude) 같은 상용 AI는 현재 내부망과 외부망 간 직접 연결이 불가한 규제 때문에 금융권에서의 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감독당국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제도를 활용해 상용 AI에 대한 규제 특례를 부여했으며, 올해 3월에는 150건에 이르는 신청이 접수돼 현재 심사 중이다. 감독당국은 AI 구조가 유사한 서비스에 대해선 패스트트랙 심사 절차를 통한 신속한 승인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종오 부원장보는 “AI 인프라 및 데이터 확충 노력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용정보원을 중심으로 금융권 공동 AI 플랫폼이 구축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오픈소스 기반 AI 모델 추천, 개념검증(PoC) 테스트 등이 제공된다. 더불어 한국어 기반 AI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금융 특화 한글 말뭉치 제공을 시작했으며 향후에는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공데이터와 가명정보 결합도 가능토록 기준 마련에 나선다.

이종오 부원장보는 AI 기술의 ‘환각(Hallucination)’과 ‘편향(Bias)’ 문제도 지적했다. 이부원장보는 “금감원이 AI를 활용해 금융분쟁 관련 판례를 찾으려 했을 때,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판례가 제시된 사례가 대표적인 환각 현상이다”고 말했다.

특히, 동일한 질문에도 국가별로 다른 답변이 제공되는 사례는 훈련 데이터의 편향성 때문으로, 감독당국은 이를 규제하고 예방하기 위한 체계 마련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당장, 운영(2021), 활용(2022), 보안(2023)으로 흩어진 기존 가이드라인을 통합해 ‘금융권 AI 통합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다. 새 가이드라인에는 AI 리스크 관리, 감독방식 고도화, 교육체계 등도 포함시켰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종오 부원장보는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감독당국은 디지털 금융사기 대응을 위해 ‘금융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범위를 여신거래에서 비대면 수신 계좌까지 확대하고 있으며, 금융사별로 AI 기반 사기탐지 시스템 도입도 독려하고 있다. 해외 사례로는 비자의 실시간 AI 사기 탐지 시스템(VAA), 미국 레모네이드의 보이스·이미지 기반 보험 사기 탐지 모델 등이 있다고 언급했다.

디지털 취약계층 보호와 관련해서 이종오 부원장보는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만큼, 오프라인 창구를 유지하고, 금융교육원을 통해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령층도 디지털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이종오 부원장보는 AI 업무 수행 시 책임소재 문제에 대해 결과가 문제가 된 이후 책임을 따지는 것보다 개발 기획 단계부터 각 파트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안내는 실무자급에서도 가능하나, 신용평가·대출심사 등 고위험 의사결정은 임원급 회의체에서 담당하는 식의 체계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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