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 속 '폭풍 전야' 韓증시…수혜 업종과 종목에 쏠린 눈 [尹 파면]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결정되면서, 국내 증시가 격동의 정국 한가운데로 진입하고 있다. 대선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는 정치 테마주보다는 유력 후보들의 정책 공약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1대 대통령 선거일이 오는 6월 3일로 확정됐다. 각 정당의 대권 주자들이 속속 출마 의지를 밝히는 가운데, 시장은 정책 공약에 따른 산업별 수혜 가능성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업종은 특정 후보의 지지율 상승과 함께 상승세를 나타내며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기본소득과 재생에너지 확대, 가계부채 경감 등 진보적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증권가는 이 후보의 정책 기조에 따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고 분석한다.
안철수닫기안철수기사 모아보기 국민의힘 의원은 바이오, AI, 보안 등 첨단 기술 기반의 미래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IT보안,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산업 등이 부각되고 있으며, 안랩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통 제조업과 내수 경기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에 중소형 건설주, 소비재 업종 등이 수혜 대상으로 거론된다.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서울시장은 대규모 도시개발 및 주택공급 확대 공약을 통해 건설, 부동산 개발 관련 업종에 수혜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SOC 인프라 확대 등이 테마로 부상하면서 대형 건설주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인용 직후부터 정치 테마주가 강하게 반응하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연관된 것으로 분류되는 종목들 가운데 상지건설과 형지글로벌은 각각 상한가에 근접하며 강세를 기록했고, 오리엔트정공과 오리엔트바이오 역시 장중 한때 급등했다. 하지만 장 후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일부 종목은 하락 반전했다.

여야 유력 후보군의 테마주도 장중 급등세를 보였다. 고용노동부 장관 김문수 관련 종목으로 분류되는 평화홀딩스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주인 진양산업과 진양화학, 한동훈 전 대표 관련주인 대상홀딩스와 태양금속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안철수 의원과 관련된 안랩과 써니전자는 각각 20% 이상 오르며 강세 마감했으며,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동연닫기김동연기사 모아보기 경기지사 관련 종목들도 동반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새로운 주도주가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정치 테마주는 본질적으로 실적과 무관한 흐름을 따르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필수라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정치인과의 직접 연관을 부인하거나 해명 공시를 내는 사례도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증권업계는 정치 이벤트에 따른 단기적인 급등락보다는, 정책 실행 가능성과 그에 따른 업종 수혜 여부를 중심으로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정책 수혜주는 대선 이후 중장기적으로 정책 집행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다"며 "단순한 테마주보다 실적 기반의 정책 연관 업종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후보별 공약과 정책 기조에 기반한 전략적 접근이 가능하다면, 이번 대선은 새로운 투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