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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이어 맥주도” 하이트진로 김인규, 간절한 ‘소맥왕’ 도전 [라스트 1년]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2-03 00:00

하이트맥주에서 하이트진로까지 CEO로 15년
참이슬로 처음처럼과 초격차 유지…국내 1위
맥주는 테라·켈리 내세웠지만, 카스는 철옹성
김인규 “소주 이어 맥주도 반드시 1위 진입”

▲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소주에 이어 맥주 1위를 꿈꾸는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가 어느덧 임기 마지막 1년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하이트맥주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진로와의 합병 이후 대표직에 올라 15년 넘게 회사를 이끈 인물이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진로로 소주 시장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맥주 시장에서는 오비맥주 카스를 따라잡기엔 여전히 뒷심이 부족하다. 김 대표가 테라와 켈리로 맥주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딛고 마침내 ‘소맥왕’ 자리를 꿰찰지 이목이 쏠린다.

3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1조8994억 원)보다 3.8% 오른 1조972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941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뛴 1868억 원을 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실적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2021년 2조2029억 원에서 2022년 2조4976억 원으로 13.4% 올랐으나, 2023년 2조5202억 원으로 횡보한 것이다. 국내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소비 침체 현상이 주류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의 경우 소주나 맥주 외에도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꾸리면서 호실적을 뽑아냈다. 국내에서는 주력 사업인 소주와 맥주가 성장세를 달렸고, 해외에서는 과일 소주가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끌었다. 제품별 연예인 모델을 기용해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강화한 점도 주효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에서 참이슬-아이유, 일품진로-이효리 그리고 맥주에서 테라-공유, 테라 라이트-이동욱, 켈리-손석구 등 스타 마케팅을 전개했다. 세부적으로는 소주 매출이 지난해 3분기까지 1조110억 원을 기록, 전년(9535억 원) 대비 6.0% 상승했다.

이 기간 맥주는 6404억 원으로, 2.3% 올랐다. 과일 소주인 기타제재주는 수출액이 606억 원으로 10.0% 뛰었다. 권역별 수출현황에서 주력 국가인 일본 수출액이 476억 원으로 전년보다 18.4% 줄었으나 기타 권역 수출액이 8.1% 오른 1422억 원을 써냈다.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 과일 소주 수요가 크게 늘어 다소 부진했던 일본 실적을 상쇄했다.

이처럼 하이트진로는 명실상부 국내 주류업계 최강자로서 소주, 맥주를 통해 탄탄한 사업 기반을 다져놓았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 국내 소매점 판매 통계를 보면, 2023년 기준 하이트진로는 국내 소주 가정시장 점유율이 59.8%로, 롯데칠성음료(18.0%)를 상대로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소매점 매출 현황에서도 하이트진로가 1조4050억 원, 롯데칠성음료가 4232억 원으로 차이가 두드러진다. 브랜드 점유율 역시 하이트진로 ‘참이슬’이 46.8%(1조1100억 원)로, 2위인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의 17.0%(4000억 원)를 약 3배 웃돌고 있다.

이와 달리 맥주에서는 오비맥주가 점유율 46.8%를 기록, 2위인 하이트진로(28.5%)를 앞서고 있다. 매출 현황에서도 오비맥주가 1조8369억 원으로, 하이트진로(1조1188억 원)보다 약 40% 많다. 브랜드 점유율 또한 38.6%(1조5172억 원)의 오비맥주 ‘카스’가 12.0%(4697억 원)인 2위 하이트진로 ‘테라’의 3배 규모다. 소주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하이트맥주에 이어 테라를 출시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당시 배우 공유를 모델로 내세워 마케팅을 펼쳤고, 2020년 브랜드 점유율 14.4%(6311억 원)로 시장에 안착했다.

하지만, 2021년 14.9%(6339억 원)에 이어 2022년에도 14.9%(6151억 원)에 그치며 좀처럼 14%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 대표가 맥주 시장에 공들이게 된 이유다.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내놓은 지 4년 만인 2023년 켈리를 선보였다. 배우 손석구를 모델로, 이번에도 스타 마케팅에 집중했다. 쌍끌이 전략으로 철옹성 같은 카스의 벽을 깨뜨리겠다는 목표였다. 김 대표는 켈리 출시 당시 “맥주 왕좌를 차지하려는 전쟁이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며 “켈리로 강력한 돌풍을 일으켜 소주에 이은 맥주 부문에서도 1위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켈리는 2023년 첫 출시와 함께 브랜드 점유율 4.48%(1760억 원)로 5위에 머물렀다. 테라는 점유율 11.95%(4697억 원)로 오히려 소폭 떨어졌다.

이 기간 오비맥주 카스는 2020년 36.35%(1조5912억 원)에서 2021년 35.0%(1조4863억 원), 2022년 38.14%(1조5773억 원), 2023년 38.61%(1조5172억 원)로 격차를 벌렸다. 기대와 달리 테라와 켈리가 좀처럼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것이다.

1962년생 김인규 대표는 연세대 수학과를 나온 후 1989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했다. 그는 영업과 마케팅, 인사, 경영 등 업무 경력을 쌓았다. 2011년 하이트맥주가 경영난에 빠진 진로를 전격 인수했고, 김 대표는 합병법인 하이트진로 출범과 함께 대표직에 선임됐다.

그는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의 배재고등학교 후배로, 박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김 대표 취임 전 2011년 연 매출 1조3737억 원에서 10여 년이 흐른 현재 2배 가까이 몸집을 키웠다. 김 대표는 지난 15년간 4회 연임에 성공했고, 오는 2026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임기 1년이 남은 김 대표는 K소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베트남 타이빈성에 해외 첫 수출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이 공장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약 2만5000여 평 규모로 조성된다. 타이빈성은 베트남 북부에 위치, 수도 하노이와 인접해 있다.

국제공항과 항구, 해안도로 등의 수출 인프라도 갖췄다. 초기 목표 생산량은 연간 100만 상자로, 오는 2030년 소주 매출 5000억 원이 목표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도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꾸렸다. 먼저 소주에 이어 고급 증류주인 ‘일품진로’를 출시,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중장년층까지 소비 연령층을 폭넓게 아울렀다. 맥주는 ‘헬시 플레저’ 열풍에 맞춰 저칼로리 맥주인 ‘테라 라이트’를 선보였다. 당류나 감미료를 첨가하지 않아 열량이 100ml 기준 25kcal에 불과하다. 배우 이동욱을 모델로 마케팅을 전개하며, 기존 테라와 켈리에 힘을 보태 카스의 아성을 깨뜨린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판매관리비를 점차 줄이면서 내실 경영에 힘쓰고 있다. 하이트진로 판관비는 2021년 7523억 원에서 2022년 8727억 원, 2023년 9901억 원으로 매해 두 자릿수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에는 누적 판관비가 7235억 원으로, 전년(7424억 원) 대비 2.4% 줄었다. 제품 경쟁력과 마케팅에 집중했던 만큼 앞으로는 무리한 지출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 이를 토대로 마침내 ‘소맥왕’에 오르겠다는 의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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