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K플라자 수원점 전경
최근 AK플라자가 수원점의 매출 실적을 밝히면서 한 말이다. 수원점은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액 332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성장했다.
수원점은 AK플라자의 핵심 점포다. 지난해 수원점을 제외한 전 점포의 매출이 역성장한 상황에서 AK플라자가 바라볼 곳은 수원점 밖에 없다. 롯데가 리브랜딩한 타임빌라스와 신세계 스타필드가 이 지역 터줏대감인 AK플라자를 뛰어넘는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지원에 나섰다. 지난 7월 애경케미칼 자회사 애경특수도료가 AK플라자에 50억 원 자금 대여를 했다. 대여기간은 2023년 7월 30일부터 2025년 7월 30일까지로, 이자율은 6.1%다. 거래목적은 사업 운영 자금이다.
이를 통해 AK플라자는 MD를 개편하고 수원 지역 최대 규모의 돌비사운드 메가박스, 올드페리 도넛 등 인기 테넌트를 입점시켰다. 또 도토리 숲 입점으로 건담베이스, 팝마트 등 경기 남부 최대 키덜트 조닝을 강화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핫’한 테넌트로 수원 시민과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흡수하자 이에 질세라 투자에 나선 것이다.
다만 악화된 수익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AK플라자의 영업손실은 ▲2020년 221억 ▲2021년 247억 ▲2022년 191억원 ▲2023년 270억 원으로 이어졌다. 누적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는 각각 925억 원, 1346억 원이다.
지난해 AK플라자의 부채비율은 703%, 차입금 의존도는 44.4%를 기록했다. 2022년 말 AK플라자의 부채비율이 4094.9%, 차입금 의존도 49.3% 달하던 것과 비교하면 꽤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재무부담을 안고 있다. 자체적인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하기에 그룹사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3월 AK플라자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등급전망 조정 이유로 ▲저조한 영업실적 ▲중단기간 내 실적 개선 여력 제한 ▲과중한 재무부담 지속 등을 꼽았다.
AK플라자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됨에 따라 추가적인 신용등급 강등은 시간문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BB+로 하락하면 하이일드(high yield) 채권으로 전락한다. 이 등급은 ‘투기 등급’으로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은 채권으로 분류돼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받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AK플라자의 어려움은 핵심 점포인 수원점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수원 스타필드와 롯데 타임빌라스는 신세계와 롯데가 특히 신경쓰는 주력 점포다. 적당히 투자해서 승부를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수원은 120만 명 인구에 큰 규모의 대학교, 다수의 대기업이 자리하고 있어 젊은 세대와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가 많은 곳이다. 수원이 유통 격전지로 꼽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올 초 오픈한 수원 스타필드는 1분기 매출액 239억 원, 영업이익 59억 원으로 오픈 첫 분기부터 흑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29억 원이다. 2분기 실적을 밝히진 않았지만 운영사 신세계프라퍼티 매출에 큰 기여를 하는 효자 점포로 급부상했다.
타임빌라스 수원점은 롯데가 중장기 미래 성장을 위해 추진 중인 ‘미래형 쇼핑몰 사업’의 첫 번째 점포다. 기존 면적의 약 70%를 바꾸는, 롯데백화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뉴얼 프로젝트 중 하나일 정도로 공을 들였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5월 타임빌라스로 전환 후 신규고객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었고, 수원 외 지역인 광역형 고객의 매출도 20% 이상 확대됐다. 우수 고객인 에비뉴엘 고객의 1인당 매출도 최대 9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오픈 이후 약 20여 년간 수원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AK플라자. 이제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승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기도 문화의 전당 제휴 프로모션, 경기도 사회적 기업 상생 협업 프로젝트 등 지역 상생을 위한 차별화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