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넥슨(일본 법인) 대표가 3일 일본 도쿄에서 취임 후 첫 대규모 IR 행사를 통해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 사진=넥슨 일본법인 IR 라이브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이정헌 넥슨(일본 법인) 대표는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캐피털 마켓 브리핑(이하 CMB)’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이정헌 대표가 올해 3월 넥슨코리아 대표에서 본사(일본 법인) 대표로 취임 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한 대규모 IR 공식 석상으로 관심을 모았다.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이한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 등 핵심 IP의 성과에 지난 2분기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흥행 성적이 더해지며 역대 2분기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결코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게임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넥슨이 이번 행사를 통해 제시하는 미래 전략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배경이다.
이날 이정헌 대표는 글로벌 성장 전략과 이를 전개하기 위한 신작 3종을 소개하고, 중기 재무적 목표와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했다.
이정헌 대표는 글로벌 조사기관 뉴주의 보고서 내용을 들어 넥슨의 경쟁력을 30년 동안 쌓아온 라이브 역량임을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뉴주의 보고서 내용은 ‘2023년 게임업계 트렌드는 신규 IP 프렌차이즈와 라이브 서비스 등 2가지다. 게임 선택지가 많아지는 상황 가운데 이용자들은 익숙하거나 오랜 기간 라이브 서비스로 입증된 IP를 선호한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IP를 활용하는 것이 향후 성공 요인일 것’이다.
이정헌 대표는 “뉴주의 보고서처럼 넥슨은 30년 동안 많은 슈퍼 IP를 발굴하고 서비스를 유지하는 등 매우 익숙한 것들”이라며 “특히 넥슨이 일본 시장에 상장한 이후 시총 규모가 약 4배 이상 증가한 것은 넥슨의 라이브 IP 오퍼레이션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국에 집약된 영향력을 일본을 비롯해 서구권 시장으로 확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헌 대표는 넥슨의 미래를 열어갈 핵심 전략으로 ‘IP 성장 전략’을 내세웠다. 넥슨이 보유한 강력한 IP들을 활용해 신규 플랫폼과 시장에서 새로운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존 프랜차이즈의 성장과 신작 개발 전반에 스노우볼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심산이다.
이정헌 넥슨(일본법인) 대표가 미래 성장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넥슨 일본법인 IR 사이트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먼저 네오플이 개발 중인 신작 ‘퍼스트 버서커:카잔(이하 카잔)’은 던전앤파이터 IP가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제공할 타이틀로 꼽힌다. 넥슨은 카잔을 통해 동아시아에 집중돼 있는 DNF IP의 인지도를 글로벌 전역으로 확장하고, DNF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DNF의 새로운 세계관을 선사할 예정이다.
카잔은 ‘던전앤파이터’ IP 기반의 하드코어 액션 RPG로 지난 8월 독일 쾰른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4’에서 강렬한 액션성과 수려한 그래픽을 선보이며 글로벌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오는 10월 11일부터 테크니컬 클로즈 베타 테스트(TCBT)를 앞두고 있는 ‘카잔’은 내년 상반기 정식 출시 예정이다.
윤명진 네오플 던전앤파이터 IP 총괄 PD는 “게임스컴은 카잔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를 입증한 무대였다”며 “카잔 부스를 찾은 이용자들의 행렬을 행사가 끝날때까지 끊긴 적이 없었으며 시연대도 단 한자리도 비워진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윤명진 네오플 던전앤파이터 IP 총괄 PD가 신작 카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넥슨 일본법인 IR 사이트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넥슨은 이를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최근 넥슨은 서구권과 일본 등지에 메이플스토리 현지 전담 개발팀을 공격적으로 세팅하고 있으며, 지난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해당 지역에서 전년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며 그 성과를 증명했다.
또한 메이플스토리 IP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선보인 ‘메이플스토리 M’과, 유저가 직접 창작이 가능한 샌드박스형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 등을 선보이며 ‘메이플스토리’ IP의 종적 성장을 추진해왔다.
여기에 이날 행사에서 소개한 블록체인 기반의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유저들과의 접점을 더욱 확대하고 유저 참여도를 끌어올려 ‘메이플스토리’ IP 전반에 걸친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비스 20주년을 맞이해 올해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마비노기의 블록버스터급 IP로의 성장도 예로 들었다. 먼저 마비노기 PC 서비스 엔진을 최신 언리얼 엔진으로 교체하며 보다 방대한 콘텐츠와 자유도 높은 플레이를 제공하는 ‘마비노기 이터니티’를 국내에 소개해 마비노기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은 바 있다.
이정헌 대표는 “아시아와 서구권에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마비노기를 최신 엔진으로 교체해 라이브 서비스의 명맥을 유지하면서 ‘마비노기 영웅전’ IP와 언리얼엔지5를 적용한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까지 더해 유저들의 복귀와 신규 유저의 유입을 유도하는 전략을 진행 중”이라며 “여기에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는 ‘마비노기 모바일’도 합세 예정”이라고 바릭혔다.
카잔 키 비주얼. / 사진=넥슨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7월 출시한 퍼스트 디센던트는 스팀(PC) 최다 플레이 게임 5위,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넥슨은 내놓는 신작마다 연이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2025년 출시를 앞둔 엠바크 스튜디오의 몰입도 높은 PvPvE서바이벌 슈팅 게임 ‘아크 레이더스’ 등 대형 신작들이 가세할 경우 넥슨의 IP 포트폴리오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넥슨은 새로운 장르로도 횡적 성장에 도전하고 있다.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달 3.5주년 업데이트에 힘입어 일본 앱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출시 이후 꾸준한 성과를 기록 중이며 애니메이션 제작을 포함해 팬층을 열광시킬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서브컬처 장르로 차세대 프랜차이즈로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정헌 대표는 “양질의 콘텐츠 못지 않게 유저와의 교감이 중시되는 서브컬처 장르에서 아시아와 서구권 시장, 특히 서브컬처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블루 아카이브’의 서비스가 안착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해양 어드벤처 장르의 ‘데이브 더 다이버’는 국내 싱글 패키지 게임 최초로 누적 판매 400만 장을 돌파했다. 총 6개의 게임 분야 어워드 수상과 더불어 메타크리틱 평점 90점을 유지, Must Play 등급을 1년 이상 유지하는 등 확고한 신규 IP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메이플스토리 하이퍼로컬라이징 전략. / 사진=넥슨 일본법인 IR 사이트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이정헌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앞서 발표한 전략의 이행으로 기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재무적 목표 역시 공개했다. 그는 “2023년을 기점으로 약 15%의 CAGR(연평균 성장률)로 2027년까지 7500억엔(한화 약 7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영업이익 또한 약 17% 이상의 CAGR로 2027년까지 2500억엔(약 2조원) 이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IP 프랜차이즈 확장 전략의 핵심이 되는 넥슨의 3대 주요 프랜차이즈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 IP의 합산 매출 목표 연평균성장률은 약 15%로 이 3개 IP의 총 매출을 2027년까지 약 5300억엔(약 5조원)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아울러 재무적 유연성과 자본 효율성을 모두 높게 유지하며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 또한 발표에 포함됐다. 목표 자기 자본 이익률(ROE)을 최소 10% 이상, 최대 15%까지 설정하고, 전년도 영업이익의 33%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할 예정이며 배당금 역시 2배 인상해 2024년 하반기에 주당 15엔의 반기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정헌 대표는 “지난 30년간 넥슨은 고도화된 라이브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뤄올 수 있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IP 성장 전략을 통해 다시 한번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유저들에게 넥슨만의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