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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로 쏟아지는 이커머스 규제

편집국

기사입력 : 2024-08-28 11:00 최종수정 : 2024-08-30 08:47

‘핀테크와 플랫폼’ 성장할 건강한 규제 필요
PG사 부도나면 카드사도 일정 손실 불가피

▲ 최미수 서울디지털대학교 세무회계학과 전임교수

▲ 최미수 서울디지털대학교 세무회계학과 전임교수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정산금 지연 사태가 정부 규제의 사각지대에 기인했다는 지적에 따라 국회에서는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규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입점 업체에 대한 정산 주기를 단축하고 에스크로 방식의 정산을 의무화하며 다수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을 제한하는 등 규제 내용도 다양하다. 하지만 규제만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티몬과 위메프 사태는 모회사인 큐텐이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큐텐이 두 회사의 정산금을 유용한 것이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이는 운영상의 실수가 아닌 고의적인 경영실패라고 할 수 있다.

대다수 이커머스 업체는 효율성 개선 등의 이유로 PG를 겸하고 있다. PG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통합 결제창을 띄워 소비자가 신용카드나 간편결제 등 여러 지불수단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돕는 만큼 이커머스의 핵심 업종으로 꼽힌다.

PG는 카드사 등에서 판매대금을 받아 이를 실제 물건을 판 판매자에게 넘겨준다. 티몬과 위메프는 자금의 보관·전달을 전담하는 권한을 악용하여 판매자 정산 기한을 길게는 70일까지 늘려 그사이 결제대금을 모회사인 큐텐의 여러 사업에 유용한 것이다.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조직을 떼어내 큐텐에 통합하고 위메프의 상품권 사업은 티몬으로 이관해 큐텐의 재무부서 관리하에 뒀다. 두 회사에 영업조직만 남겨놓고 큐텐이 판매대금을 전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큐텐에 대한 감독실패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영실패의 주체도, 미정산 주체도 티메프지만 사태의 책임에 티메프는 빠져있다. 당사자인 티메프는 회생절차로 피해 복구의무를 회피 중이고, 카드사와 이커머스 간 결제 대행 역할을 수행하는 PG사들이 모든 피해 복구 책임과 손해를 감당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PG업계가 책임을 떠맡게 된 것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의무조항에 기인한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에 의하면, PG사는 신용카드 회원 등이 거래 취소 또는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 이에 따라야 한다. 이에 PG사들은 티몬과 위메프의 결제 취소, 환불 요청을 접수받고 있다.

반면, 카드업계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떠안을 이유가 없다는 태도다. 손실을 분담하기 위해서 PG사에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는 것은 배임의 소지가 있어 불가능한 조치라는 이유다. 또한, 카드사는 티메프와 직접 계약관계가 없어 개별 계약에 따라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할 시 환불에 대한 책임은 PG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가 이번 사태에 대해 PG사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카드사가 PG사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카드 매출을 취소할 수 없다며 피해자 보상에 대해선 카드사와 PG사간 계약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환불·취소 요청을 접수받아 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PG사가 향후 피해를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명확한 귀책 사유를 가진 당사자 대신 PG사가 모든 손실과 리스크를 떠안게 된 셈이다.

이에 일부 빅테크를 제외하고 카드사보다 영세한 PG사가 모든 위험을 떠안는 구조의 문제, 카드사-PG 개별 계약의 불공정성,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에 대한 해석 차이 등 손실 부담 주체를 두고 여러 견해가 나오고 있다.

카드사와 PG사가 맺은 특약에는 고객의 결제 취소 및 환불로 인해 발생한 손실은 PG사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소비자가 결제 취소를 요청하면 취소 절차를 진행한 뒤 카드사가 얻은 손실을 PG사가 부담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PG사는 티메프 사태에서 손실을 부담하고 있지만, 모든 책임을 지는 것에 불만이 크다. 일각에선 PG사에 손실을 떠넘기는 특약은 불공정계약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최종 손실 책임을 PG사에 물리는 게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는 PG사가 '신용카드 회원이 거래 취소 또는 환불 등을 요구하는 경우 이에 따를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것이 최종 손실까지 부담하라는 조항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금융당국 또한 카드사도 일정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에 대해 PG사가 최종 손실까지 부담하라는 조항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데다, PG사가 손실을 모두 떠안다가 존폐 위기에까지 이를 수 있는 상황으로 사태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PG사가 문을 닫을 경우, 결국 그에 따른 피해 부담은 카드사의 몫이 될 것이기 때문에 카드사도 일정 손실을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피해 대응방안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논의(안)’을 발표했고, 그 내용에는 정산 주기 축소 및 판매대금 별도 관리, PG사 관리 감독 강화 등이 포함됐다. 그중 하나가 에스크로 의무화다. 큐텐이 자금을 유용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이유를 긴 정산 주기로 보고, 은행 등 신뢰성 있는 기관에 정산대금을 예치하는 에스크로를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정산대금의 100% 예치 의무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심지어는 PG업 겸영 금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결제 대행 업계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당국의 제도개선 의지에는 공감하지만 다소 성급하고 획일화된 규제는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에스크로 의무화의 경우, 업자들의 자금 유동성이나 건전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회사에 정산대금 100%를 예치하도록 일괄 규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업계 전체를 획일적으로 규제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특정 기준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등 유연한 규제 도입으로 업계에 미칠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규제의 효과를 높여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2의 티몬과 위메프 사태를 막기 위한 정책적 논의 및 행동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특정 기업의 경영실패를 이커머스 전체의 문제로 보고 업계 전반에 대한 일률적인 규제를 하는 것은 플랫폼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문제의 원인을 명확하게 진단하고,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과도한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

금융플랫폼과 핀테크 등 혁신 지향적인 산업은 역동성이 생명이다. 각종 플랫폼사와 금융업, 유통업, 판매자와 소비자가 서로 연결되어 정교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일괄적인 규제가 국내 핀테크와 플랫폼에 규제 부담을 가중시켜 이들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신중하게 결정한 규제만이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또 다른 티몬 위메프 사태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학교 세무회계학과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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