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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흔들’ 롯데케미칼, 이사회 힘실어 위기관리 [2024 이사회 톺아보기]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6-10 00:00

석화 업황 부진에 2년 적자 ‘재무 리스크’↑
롯데지주 등 그룹 전체로 위험 번질 가능성
재무전문가 적극 영입…선임사외이사 도입

신용등급 ‘흔들’ 롯데케미칼, 이사회 힘실어 위기관리 [2024 이사회 톺아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롯데케미칼(대표 이훈기)이 이사회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오너의 결단’과 같은 전근대적 경영으론 지속가능한 성장이 힘들어진 환경 변화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지난달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은 투자자와 직원들에게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범용 석유화학 중심 대규모 증설을 통한 양적 성장에 집중했던 회사 기조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수요가 줄어들고 현지 업체들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진 탓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부터 2년간 1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올해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지만 석유화학 업황을 고려하면 이익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허리띠 졸라매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등 현재 진행중인 대형 투자는 중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시설투자비로 3조원을 집행할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자회사 롯데건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불거지며 롯데케미칼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롯데건설이 올초 시중은행들과 펀드 조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며 숨통이 틔었지만 상황이 근본적으로 해결된 건 아니다.

이 같은 재무부담에 롯데케미칼은 다시 한번 신용등급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캐시카우로서 그룹을 지탱하는 롯데케미칼 재무 리스크는 롯데그룹 전체로 번질 위험도 존재한다.

실제 작년 6월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낮추면서 롯데지주,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등 신용등급도 줄줄이 낮췄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롯데그룹 분석 웹캐스팅에서 “롯데케미칼은 추가 신용등급 하향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하향시 롯데케미칼 등 핵심 자회사 통합기준신용도를 반영하고 있는 롯데지주 신용등급도 하향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급박한 만큼 경영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 인수합병(M&A)과 대량 증설 등 최고경영자(CEO)의 과감한 결단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면, 최근에는 이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이사회에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의 변화다.

롯데케미칼은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 등 총 11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특히 경영진을 감시하는 사외이사진은 재무 전문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6명 가운데 3명을 금융·회계·세무 전문가로 꾸렸다. 나머지는 기업법과 관련한 법률 전문가 2명 그리고 수소 신사업과 관련한 직접적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기술 전문가로 구성했다.

롯데그룹 방침에 따라 올해부터 선임사외이사제도도 도입했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회를 단독으로 소집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 견제·감시 기능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금융회사는 이 제도가 의무 사항이나 일반 기업은 그렇지는 않다.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이 지배구조에 이상적이나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이를 꺼리는 기업들이 대안으로 채택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초대 선임사외이사로는 남혜정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남 교수는 이사회 유일한 여성 이사이자, 감사위원회·투명경영위원회 등 내부 감사 조직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회계학 이론을 물론 각종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평가위원으로 활동하며 실무 경험도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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