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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재용 회장 책임경영 절실하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3-12-26 00:00

▲ 곽호룡 기자

▲ 곽호룡 기자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삼성그룹이 올해도 보수적 인사 기조를 이어갔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지 거의 10년이 됐는데 경영 색깔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말도 들린다.

삼성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이번 연말 인사에서 대부분 유임됐다.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기존 부회장단과 사업부장 체제로 내년을 맞는다.

삼성전자를 떠났던 전영현닫기전영현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을 다시 불러와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는 '미래사업기획단'이 신설됐다는 점이 그나마 다른 점이지만, 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 등이 존속하는 등 교통정리에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과 비슷한 시기 등장한 3·4세 오너가 총수들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수시인사 체계 도입 이후 말 그대로 수시로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LG그룹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취임 5년차를 맞은 올해를 끝으로 선대회장이 기용한 부회장단이 모두 물러나고 기술 중심 인사를 중용하는 등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들과 시대는 조금 다르지만 SK그룹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회장도 거의 7년간 선호하던 안정적 인사 기조를 버렸다.

삼성도 변화의 필요성과 명분은 충분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가전 사업은 라이벌 LG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수십년간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메모리 반도체도 불안하다. SK하이닉스가 D램 점유율에서 가장 가까운 격차로 추격하고 있다. AI 시장에서 각광받는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선 추월당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아무래도 이재용 회장 사법리스크가 삼성이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기 힘든 이유로 짐작된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시작됐으니 내년이면 9년째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관련 재판은 끝났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건으로 다시 재판을 받고 있다. 다음달 1심 판결도 지켜봐야 하고 2~3심까지 간다면 다시 몇년이 더 걸릴 수 있다.

그 사이 삼성 M&A(인수합병) 시계는 멈췄다. 한국 기업 단점은 오너 경영이고, 장점도 오너 경영이라고 한다. 전문경영인 CEO는 정해진 임기내 성과에 얽매일 수밖에 없기에 장기적 시야를 가지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건희 회장의 TV, 반도체 신화는 오너 경영 체제였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현재 삼성 경영체제 장점은 잘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지난 2021년 1월 "3년내 의미있는 M&A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재용 회장 책임경영이 절실하다. 현재 삼성 주요 의사결정은 형식적으로 이 회장이 없는 곳에서 이뤄진다. 이 회장이 구속된 2019년 이후 삼성전자 사내이사 자리에서도 내려왔기 때문이다. 과거엔 총수 말 한마디로 그룹 경영을 좌지우지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배구조나 이사회경영이 중요해진 요즘에 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삼성 앞에 놓인 경영환경은 엄중하기만 하다. 이재용 회장의 책임경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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