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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제안서 제출 D-DAY… ‘韓vs中’ 인천공항 면세점은 누구 품에?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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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2-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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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인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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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입찰에 국내 면세업계 빅4(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와 세계 최대 면세기업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이 참여했다. 오늘 구체적인 입찰 가격과 점포 운영 전략을 담은 사업제안서 접수를 마감할 예정인 가운데 최종 사업자로 누가 선정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1일부터 진행한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 입찰 참가 신청을 어제 마감했다. 입찰 신청을 한 면세기업은 오늘 오후 4시까지 사업제안서와 가격입찰서를 내야 한다.

이번 입찰 사업권은 일반 사업권 5개(63개 매장, 2만842㎡), 중소·중견 사업권 2개(총 14개 매장, 3280㎡) 등 총 7개다. 대기업 면세업체들이 참여하는 일반사업권 5개는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2개(DF1·2) △패션·액세서리·부티크 2개(DF3·4) △부티크 1개(DF5)로 나뉜다.

이전과는 다르게 향수·화장품 품목과 주류·담배 품목을 결합했다. 향수·화장품 품목은 매출 비중은 높지만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데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주류 품목을 묶어 상호 보완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것이다.

임대료 산정방식도 변경했다. 인천공항 개항 이후 유지해온 ‘고정 최소보장액(고정임대료)’ 방식에서 ‘여객당 임대료’ 형태로 산정 방식을 변경했다. 공항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고정임대료 제도는 폐지됐지만 이번 입찰에서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는 여전히 '돈'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입찰에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세계 1위 면세점 CDFG’가 참여해 그 어느때 보다 입찰 금액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누르고 글로벌 1위 도약한 CDFG… 다음 목표는 한국 본토?
인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인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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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FG는 중국 국영 면세업체로 자국 면세 특구인 하이난 면세점의 최대 운영사다. 2019년까지 글로벌 매출 규모 10위권 밖이었지만 코로나19 기간 내국인 면세 구매 한도 상향 등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토대로 2020년 세계 1위 면세기업으로 도약했다.

글로벌 면세 전문지 무디 리포트에 따르면 CDFG의 매출은 2021년 기준 93억6900만 유로(약 12조9967억원)로 세계 1위다. 2위 롯데면세점(40억4600만유로)과 3위 신라면세점(39억6600만유로) 매출을 더한 것보다 많다.

이에 국내 면세업계는 자본력을 앞세운 CDFG가 입찰에 성공해 한국 면세시장에 진출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핵심 고객층인 중국 관광객 수요를 흡수해 국내 면세업체들의 경쟁력과 실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직매입 상품이 많은 면세업 특성상 규모의 경제가 적용돼 구매력이 높아지면 명품 브랜드 등과의 가격 협상력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CDFG가 국내 진출에 성공한다면 늘어난 매출을 바탕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CDFG가 인천공항에 입성하게 될 경우 한국 시내면세점 진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로나19 이전 국내 면세점 사업은 인천공항 면세점보다 시내 면세점에서 더 많은 이익이 발생했다.

업계는 CDFG가 시내면세점에 진출할 경우 자국 관광객을 버스로 데리고 다니면서 중국 면세 수요 대부분을 흡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한국 면세업계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만약 CDFG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성공하게 되면 2001년 이후 처음이 된다. 과거 인천공항에 해외사업자가 들어와 면세점을 운영한 건 2001부터 2007년까지 홍콩 DFS가 유일하다. 2008년부터는 국내 면세점이 독점했다.

'승자의 저주' 걱정에 과감한 베팅 쉽지 않아
인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인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촬영 =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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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면세점 입찰 핵심 관건은 결국 얼마나 큰 금액의 임대료를 제시하느냐에 있다. 입찰 심사는 5개 사업권(대기업 기준)으로 나눠 1·2차에 걸쳐 진행된다.

1차 심사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40%, 사업계획 60% 점수를 반영해 복수 업체를 선정한다. 2차에선 인천공항공사와 관세청이 임대료 40%, 사업계획 10%씩 반영해 점수를 각각 낸 뒤 이를 합산해서 고득점 업체를 최종 선정한다.

임대료 제시 점수가 크기 때문에 CDFG가 자금력을 무기로 높은 가격을 입찰하게 될 경우 사업권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CDFG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높은 금액을 부르면 한국 업체가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국내 업체가 입찰 금액을 과감하게 써내는 것도 쉽지 않다. 면세점 업계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고 있다. 특허권을 따낸다고 하더라도 높은 임대료로 인해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면세점도 과거 2015년 9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지만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해 특허권을 중도 반납한 바 있다.

훌륭한 사업 포트폴리오 되는 인천공항 면세점
신라면세점 '모바일 순번발권 서비스' 오픈./ 사진제공 = 호텔신라

신라면세점 '모바일 순번발권 서비스' 오픈./ 사진제공 = 호텔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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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등 국내 대기업 4사는 1~5구역에 모두 입찰 참가했다.

이유는 인천공항의 상징성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매출뿐만 아니라 구매력과 홍보 효과가 크다”며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것이 이력이 되기 때문에 해외 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사업권 유치나 유명 명품 브랜드와 계약할 때에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CDFG도 인천국제공항 면세접 입찰이 중요하다. CDFG는 아직까지 해외 공항 운영 경험이 없는데 인천공항 입점에 성공한다면 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DFG는 5구역을 제외한 1~4구역에 신청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CDFG가 5구역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은 건 명품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5구역은 ‘부티크’ 사업권인데 CDFG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핵심 명품 브랜드 유치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사상·세계 최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성공만 하면 ‘대박’
인천공항 전경. / 사진제공=인천공항

인천공항 전경. / 사진제공=인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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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4억3000만달러(약 3조1700억원) 매출을 기록한 사상 최대, 세계 최대 면세점이다. 세계 면세시장 25.6% 수준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 중국 베이징·상하이공항보다 규모가 컸다.

엔데믹 전환으로 향후 전망도 밝다. 국제공항협의회(ACI)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의 2019년 여객처리 실적은 7057만명으로 세계에서 5번째로 많다. 항공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다면 한해 7000만명 이상이 인천공항을 이용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인천공항공사는 2030년 약 1억2000만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에 특허권을 따내면 10년간 운영이 가능하므로 인천공항 면세점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면세업계 순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 1차 심사를 거쳐 이르면 내달 사업권별 후보 사업자가 복수로 선정될 전망이다. 이후 관세청이 2차 심사를 통해 4~5월 중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신규 사업자는 오는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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