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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부회장, 애플페이로 결제시장 새바람 일으킬까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0-04 00:00 최종수정 : 2023-01-13 09:02

NFC 단말기 도입 최대 6000억원 써야
결제 인프라 확대, 실행 가능성 미지수

정태영 부회장, 애플페이로 결제시장 새바람 일으킬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애플페이를 차지하는 자가 결제시장을 지배한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이는 애플페이가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최근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1년 독점 계약권을 따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연내 국내 연착륙을 위해 부가통신업자(VAN)와 전자결제대행(PG)사에 애플페이를 통한 결제 단말기 및 온라인 결제 구축망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카드는 이를 전면 부인했지만 이미 업계에선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그간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시도는 많았다. 카드사는 2015년부터 애플과 협상을 실시해 왔지만 번번이 불발됐다. 이유는 애플이 제시하는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현대카드는 막대한 금전적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도입과 서비스 구축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애플페이 도입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애플페이 도입만 되면...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선보인 후 얻게 될 파급력에 집중했다.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인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폰은 약 2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애플페이가 한국에 도입될 경우 국내 휴대폰 사용자의 약 4분의 1에 달하는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애플 사용자의 경우 충성도가 높기로 정평이 난 만큼, 이들을 현대카드의 충성고객으로 락인(Lock-in)함과 동시에 아이폰과 애플워치 의존도가 높은 MZ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흡수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까지 현대카드가 감수해야 할 비용은 만만치 않다.

첫 번째가 NFC 단말기 도입이다. 스마트폰 유심에 부착된 IC 칩에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는 것을 ‘NFC 방식’이라고 부르는데, 이 방식의 대표적인 결제 서비스가 바로 애플페이다.

NFC 방식을 사용하려면 가맹점에 전용 단말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NFC 단말기 활용도는 매우 낮다. 국내에 NFC 단말기를 보유한 가맹점은 10만개가 되지 않는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수가 약 300만개인 것을 감안하면 보급률은 3%에 그친다.

NFC 방식은 수년 전부터 통신사의 주도로 모바일 결제 시장 진출 시도가 있었지만, 관련업계의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용화되지 못했다. 결국 현대카드는 전국 299만개 가맹점에 NFC 단말기를 도입해야 하는 셈이다.

NFC 단말기 한 대당 비용이 15만~2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현대카드는 약 4500억~6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써야한다.

두 번째는 결제 수수료다. 애플은 애플페이로 이뤄진 결제 건에 대해 최대 0.1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여기에 NFC 결제 규격의 국제기준인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가 공동으로 제정한 IC 카드 관련 기기 규격) 기술을 사용하려면 약 1%의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결국 현대카드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는 최대 1.15%가 된다.

현대카드의 전략은


현대카드는 NFC 결제 인프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제 인프라를 전국적으로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코스트코를 활용해 애플페이 국내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현대카드는 앞서 2019년 코스트코와 10년간의 장기 독점계약을 맺었다. 이 외에도 이마트 등 대형 가맹점과 커피전문점, 편의점 위주로 오프라인 NFC 결제 인프라를 확보하고, 온라인 결제 방식도 동시에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가맹점이 비용 부담 없이 NFC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NFC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로 교체하거나, NFC 단말기가 있더라도 사용규격을 국제표준으로 바꿔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경우 단말기 비용을 지원해 준다는 것이다.

관건은 이것


관건은 현대카드 전략의 실행 가능성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6에 의하면 “대형신용카드가맹점 및 그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는 신용카드부가통신서비스 이용을 이유로 부가통신업자에게 부당하게 보상금 등을 요구하거나 받아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단말기 비용 지원은 법에 위반되는 행위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 불법지원금(리베이트)이 오고 가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수수료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오프라인 결제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결제에 따른 수수료를 부과해 해외 사업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NFC 도입도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페이는 국내 결제 단말기 상당수가 채택하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TS)과 NFC 기능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 이에 현대카드가 깔아 놓은 NFC 단말기를 애플페이 사용자만 이용할 것이라는 가정도 보장받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NFC 단말기를 독점권이 있는 코스트코에만 설치하는 것은 결국 한계가 있다”며 “코스트코를 가기 위해 애플페이를 써야 하든지, 전국적으로 NFC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든지 어느 쪽이든 딜레마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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