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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이랜드 회장 “깜짝 놀랄 정도로 체질 확 바꿨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8-29 00:00 최종수정 : 2022-08-29 11:40

이랜드레테일 물적분할로 경쟁력 높여
패션·유통 자신감…IPO 재도전 의지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나선혜 기자] 국내 중저가 패션 브랜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뉴발란스, 스파오, 미쏘, 슈펜 등으로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유통 부문에서도 킴스클럽, NC식품관 등으로 차별화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에 대한 시장 평가는 그렇게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재무건전성에 대한 염려가 큰 탓이다. 이 때문에 80여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갖고 있는 이랜드그룹이지만 상장사는 부동산 관련 리츠 회사인 이리츠코크렙과 대구 이월드를 운영하는 테마파크 회사 이월드 단 두 곳 뿐이다.

그런데 얼마 전 이랜드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 물적분할 계획을 발표하며 IPO(기업 공개) 재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숙원 중 하나인 IPO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 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1980년 박 회장이 이화여대 앞에서 문을 연 2평짜리 옷가게 ‘잉글랜드’로 시작했다. 보세 의류를 팔던 박 회장은 ‘헌트’ ‘브렌따노’ 등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를 잇달아 히트시키며 패션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10년만에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 박 회장은 이후 유통 시장으로 진출했다. 2000년대 본격적으로 M&A(기업 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들며 몸집을 더욱 키웠다. 2003년 이랜드그룹은 당시 법정관리 중이던 뉴코아(현 이랜드리테일)를 6300억원에 인수했다. 해태유통·태창, 한국 까르푸·삼립개발 등 패션 브랜드와 레저 사업부를 잇달아 사들였다.

하지만 이런 공격적 M&A가 이랜드그룹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13년 이랜드그룹 부채비율은 399%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경영 불안이 큰 상태고 300%면 버는 돈보다 금융비용이 더 많은 상황이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작업을 진행했으나 2016년까지 그룹 부채비율은 여전히 300% 대였다. 갚아야 할 유동 부채도 4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신용평가는 그룹 지주회사격인 이랜드월드 신용등급을 BBB-로 하향 조정했다.

이랜드그룹의 이 같은 재무구조는 박 회장 숙원인 ‘이랜드리테일’ IPO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6년 이랜드리테일은 IPO를 추진했지만 결국 재무적 문제로 이듬해 그 계획을 철회하고 말았다.

▲ 이랜드리테일 물적분할. 사진제공 = 이랜드그룹

▲ 이랜드리테일 물적분할. 사진제공 = 이랜드그룹

이랜드는 다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먼저 2017년 1월 중국 핵심 패션 브랜드인 ‘티니위니’를 현지 기업 ‘브이그라스’에 8770억원에 매각했다. 4월에는 이랜드리테일 지분 50%를 팔며 6000억원 자금을 확보했다. 같은 해 5월 홈·리빙 브랜드 ‘모던하우스’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7000억원에 팔았다. 2500억원 규모 부동산도 매각했다.

연이은 매각으로 이랜드그룹은 부채비율을 감소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랜드그룹 지주회사 격인 이랜드월드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2016년 약 400% 가까이 치솟았다가 지난해 112%까지 떨어졌다. 차입금의존도도 2018년 50.9%에서 지난해 44.6%로 약 5%포인트 감소했다.

꾸준히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이 회사는 지난달 6일 이랜드리테일을 3개 법인으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하이퍼마켓 사업 부문과 패션브랜드 사업 부문을 각각 물적 분할해 신설회사 ‘(가칭)이랜드홀푸드’와 ‘(가칭)이랜드글로벌패션’을 설립하는 방안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이랜드 관계자는 “혼재돼 있던 사업 부문을 재편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신설회사는 경영 투명성과 독립 경영 토대를 갖춰 재무건전성 확보와 투자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 같은 사업구조 재편을 보고 ‘이랜드리테일 IPO’에 더 주목하고 있다.

‘뉴발란스’를 필두로 한 패션 사업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6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 패션 부문 매출이 7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스파오’ ‘로엠’ 등 브랜드가 무신사와 같은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흥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패션 브랜드 ‘미쏘’는 지난해 매출 1200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올해 최대 매출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킴스클럽, NC식품관 등을 필두로 새벽배송 시장에도 도전한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새벽배송 유일한 흑자 기업인 ‘오아시스마켓’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지분 3%(84만2062주)를 사들였다. 이랜드 관계자는 “새벽배송 시장이 이제 옥석이 가려지고 미래에 더 클 시장이기 때문에 이랜드리테일 신사업으로 낙점했다”며 “기업 규모보다는 오아시스마켓도 내실 경영을 하는 기업이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IPO를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이랜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당장 IPO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을 때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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