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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임직원 5년간 회삿돈 1000억 빼돌려…횡령액 최다 금융사는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5-30 15:48

은행 횡령액 808억원 ‘금융권 최다’…우리은행 1위
“금융당국, 제대로 된 금융감독 개선방안 마련해야”

금융권 임직원 5년간 회삿돈 1000억 빼돌려…횡령액 최다 금융사는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지난 5년여간 금융권 임직원의 횡령액이 1100억원에 달하지만 환수율은 1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금융권 가운데 횡령 규모가 가장 많은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 직원이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관련 계약보증금 600억여원을 빼돌린 게 크게 영향을 미쳤다. 반면 우리은행의 횡령액 회수율은 1%대로 가장 낮았다.

우리은행·KB손보·우리카드·NH증권 업권별 횡령액 '최다'

30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 금융업권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5월까지 금융권에서 횡령을 한 임직원은 174명으로 횡령 규모는 191억826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횡령액은 2017년 89억8870만원, 2018년 55억7290만원, 2019년 84억7370만원, 2020년 20억8280만원, 2021년 152억6580만원, 올해 들어서는 5월 중순까지 687억9760만원이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횡령한 임직원 수는 은행이 91명으로 가장 많았고 보험 58명, 증권 15명, 저축은행 7명, 카드 3명 순이었다.

횡령 금액 역시 은행이 808억3410만원으로 최다였고 저축은행(146억840만원), 증권(86억9600만원), 보험(47억1600만원), 카드(2억5600만원)가 뒤를 이었다.

은행 중에서 횡령 직원이 가장 많은 은행은 하나은행(17명)이었고 보험은 동양생명(8명), 저축은행은 참저축은행(2명), 증권사는 NH투자증권(4명)이 가장 많았다.

횡령 규모로는 우리은행이 633억7700만원으로 은행권 중 최다였다. 보험은 KB손해보험(12억300만원), 카드는 우리카드(2억5100만원), 저축은행은 KB저축은행(77억8320만원), 증권은 NH투자증권(40억1200만원)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횡령액에 대한 환수 실적은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 5년여간 금융권에서 환수된 횡령액은 127억1160만원으로 전체 횡령액의 11.6%에 그쳤다. 저축은행의 횡령액 환수율 5.7%로 금융권에 가장 낮았고 은행이 8.4%, 보험이 23.2%, 증권이 43.2%였다.

자료=강민국 의원실

자료=강민국 의원실



우리銀 5년간 직원 9명, 633억 빼돌려…환수율 1.3%

지난 5년여간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 금액은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우리은행에서 횡령을 저지른 임직원은 9명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730만원(1명) ▲2019년 5억7600만원(2명) ▲2020년 4억5180만원(2명) ▲2021년 3억9980만원(2명) 등이다.

여기에 올해 들어 5월 16일까지 619억4210만원(2명) 상당의 횡령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횡령 규모가 급증했다.

반면 지난 5년여간 우리은행의 횡령 피해 환수액은 8억850만원, 환수율은 1.3%에 불과해 전체 금융권 가운데 가장 낮았다.

우리은행에서 횡령액이 크게 늘어난 건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일하던 전모(43)씨가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은행 돈 약 614억원을 빼돌린 사건의 영향이 크다.

전씨가 횡령한 자금은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한 이란 다야니 가문 소유의 가전업체 엔텍합이 채권단에 지급했던 계약보증금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은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우선협상자로 엔텍합을 선정하고 계약금 578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최종 계약 무산으로 이 계약금이 채권단에 몰수된 이후 매각 주관사인 우리은행이 계약금에 이자 36억원을 더한 614억원가량을 별도 관리해왔다.

다야니 가문은 계약금을 돌려달라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고, 금융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외 로펌에 7차례에 걸쳐 약 100억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2019년 말 우리 정부가 최종 패소하면서 배상금 약 730억원을 지급해야 했지만 그간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로 국제 송금을 할 수 없어 지연됐다.

이후 지난 1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이란 다야니 일가에 대한 배상금 송금 특별 허가서를 발급하면서 배상금 지급이 가능해졌고, 우리은행은 배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계좌를 열어보면서 횡령 사실을 파악했다.

전씨의 횡령액 가운데 아직 회수된 돈은 없어 우리은행은 우선 614억원가량을 엔텍합에 먼저 지급하고 지난 1분기 말 재무제표를 수정해 손실로 반영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 수시검사에서 전씨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천 공장에 대한 매각 계약금 약 70억원 중 50억원가량을 추가로 횡령한 정황을 확인해 검찰에 통보한 상태다.

지난 2012년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인천 공장부지 매각에 나섰다. 그해 8월 부동산 시행사 와이엔앰(Y&M)이 해당 부지를 매입하겠다고 나섰지만, 계약이 무산되면서 우리은행이 이를 몰취해 관리해왔다.

금감원은 전씨가 이 자금을 부동산신탁회사에 맡긴 뒤 채권단의 요청으로 회수하는 것처럼 문서를 위조해 인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씨의 횡령 규모가 당초 알려진 614억원이 아닌 660억원대로 늘어날 경우 우리은행의 전체 횡령 규모 역시 50억원 가량 커진다.

자료=강민국 의원실

자료=강민국 의원실



금감원은 최근 금융권 직원의 횡령 사고가 대출서류 위조, 계약자 정보의 무단 도용 및 변경, 외부 수탁업체에 대한 관리 소홀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강 의원은 ”5년여간 확인된 금융권의 횡령액만 1000억원을 넘고 최근 횡령액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금융위와 금감원의 기능이 부재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 권역별로 1년에 1~2회 실시하고 있는 금융회사의 감사·준법감시 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통제워크샵을 분기별로 늘리고, 천문학적 수준의 우리은행 횡령 사건에 대한 현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금융감독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금융당국에 주문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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