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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어디까지 왔나 (4) 국책은행 ] AI로 기업 대출 심사부터 범죄 예방까지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1-09-27 00:00

기업 대출 심사에 AI 시스템 도입 가속화
기업은행, AI 기반 모니터링 체계 구축

▲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지난 6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혁신창업기업 대표 및 IBK창공 담당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 = IBK기업은행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최근 많은 기업이 인공지능(AI)을 금융 분야에 응용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AI로 데이터를 분석·관리하고 고객을 응대하며,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까지 실시한다. AI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금융업의 인공지능 활용, 어디까지 왔을까? 은행권의 현재 인공지능 활용 모습을 비추며 미래 전망을 알아본다. 〈 편집자주 〉

보조 역할에 그치던 인공지능(AI)이 점점 금융권 핵심 업무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AI 시스템을 통해 부동산이나 대출을 자동 심사하고, AI 기반 모니터링으로 금융 소비자 보호에 앞장선다. 금융상품 추천이나 자산관리 영역까지도 AI가 쓰인다.

국책은행도 ‘디지털 뉴딜’ 정책에 의해 AI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AI를 이용하면 업무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업무 처리 정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 심사와 같은 정교한 작업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금융권 내에서 AI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의하면 전 세계의 은행 및 금융·보험 서비스(BFSI·Banking, Financial Services and Insurance) 분야 AI 시장은 향후 6년간 38% 연평균 성장률(CAGR)를 기록할 전망이다. 오는 2026년에는 2473억달러(약 292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은 AI 은행원이나 AI 기반의 디지털 점포를 구축하는 등 앞다퉈 디지털 전환 속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국책은행도 미래 금융 산업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AI를 더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AI 기업 대출 자동심사 시스템 구축

국책은행이 최근 인공지능(AI)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영역은 ‘기업 대출(여신) 심사’다. 뉴스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 비정형 데이터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주 정보를 사전에 발견하는 방식이다. 한계 상태에 놓인 부도 기업의 비재무적 특징 역시 추출하는 등 채권단 지원에 있어서도 효과를 높일 수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오는 2023년 1월 개시를 목표로 기업금융 자동심사 시스템 컨설팅 용역을 발주했다. 정책금융기관 최초로 빅데이터와 통계 모형에 기반한 기업 대출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에 나선 것이다.

현재 나이스평가정보와 한국기업데이터가 입찰에 참여해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은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있다. 내년 1월쯤 컨설팅과 정보통신기술(IT) 시스템 구축 용역을 병행해 그해 10월 모든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기본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디지털 자산 ▲핀테크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주요 IT 기본 지식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 금융 전문가를 양성하고 전 직원이 코딩과 같은 전문 기술을 다룰 수 있도록 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손잡고 ‘KAIST 디지털금융전문가과정’ 참석 인원도 확대 운영해 지금까지 8명 직원이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이러한 수출입은행의 디지털 전환 행보는 방문규닫기방문규기사 모아보기 행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방 행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가 수출입은행 디지털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수출 6000억달러’ 탈환의 선봉장이 되자는 목표를 임직원과 공유했다. 그 뒤 수출입은행은 방 행장의 주문에 따라 데이터센터 구축 등 디지털 금융 경쟁력 제고에 열 올리고 있다.

기업은행도 내년 상반기 개시를 목표로 수출입은행과 비슷한 시기에 기업 대출 자동 심사 시스템 컨설팅 용역을 발주했으나 최근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다만 두 차례 낙찰되지 못하고 무효가 선언되며 다음 경매에 넘어갔기 때문에 다음 입찰 때는 20~30%의 저감과 함께 수의계약으로 진행한다. 이에 따라 더 신중히 업체를 선별할 수 있게 됐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법원, 국토정보공사 등에서 수집한 공공데이터로 부동산을 자동심사하는 AI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 시중은행보다는 느려

사실 국책은행의 디지털 전환 속도는 시중은행보다 뒤떨어진 편이다. 특히 AI 활용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하나은행이 국내 은행권 최초로 2017년 기업 대출 심사에 AI를 도입한 것에 비하면 3년 정도 늦었다. 현재 시중은행이 빅데이터·AI 담당 부서를 따로 두고 역량을 쏟는 것에 비하면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디지털 전환 속도는 갈수록 차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AI 활용에 있어서 다양성은 점차 확대하고 있다. 전문 인력 확보에도 힘쓰는 중이다.

최근 IBK기업은행은 ‘전기통신금융사기AI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AI가 보이스피싱 사례 학습으로 이상 거래에 나타나는 반복적인 거래 등을 분석해 빠르고 정확하게 보이스피싱이나 대포통장 등 금융 사기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기업은행은 이미 지난 2019년 AI를 활용해 보이스피싱을 실시간 차단할 수 있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 바 있다.

당시 금융감독원,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AI기술을 개발해 ‘IBK피싱스톱’이란 앱을 선보였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면 통화 내용을 분석해 보이스피싱 확률이 높을 경우 사용자에게만 경고 음성이나 진동 알림 등 앱이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을 책임지는 국책은행으로서 AI 도입에 앞으로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윤 행장은 지난달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금융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생존이 좌우될 것”이라며 “산업과 기술의 미래를 잘 읽고 아이디어에 기반한 사람과 기술 중심의 혁신 금융이 확산되도록 하는 데 IBK가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AI 기반 기업 대출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은 물론, 기업이 은행 앱을 통해 상속, 매각, 인수·합병(M&A) 등 기업의 탄생부터 소멸까지 전 과정을 관리 및 지원받을 수 있도록 AI 시스템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조직 개편을 통해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거버넌스 전략을 세울 ‘디지털 혁신실’을 신설했다. 디지털 혁신실은 기획 담당 부총재보 직속으로, ▲디지털 신 기술의 정책 수행 및 내부 경영 적용 방안 연구 ▲데이터 거버넌스 정책·전략 수립 ▲조사 연구 플랫폼·데이터 레이크 등 최신 디지털 인프라 확충 등의 업무를 주도한다.

디지털 혁신실은 혁신기획팀과 데이터서비스팀으로 구성돼 있다. 혁신기획팀은 디지털 혁신을 기획하고 총괄하며 데이터 거버넌스 규정과 데이터 표준화 및 정합성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혁신기획팀 내에 있는 디지털신기술반은 AI·빅데이터 등을 적용한 데이터 분석 기법을 연구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데이터서비스팀은 기존 조사 연구 플랫폼을 관리하고, 데이터 공유와 협업을 위한 대내외 데이터서비스를 지원한다.

한국은행은 디지털 혁신실 신설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등의 디지털 기술을 업무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계 번역·회의록 작성·금융시장과 경제지표 동향 작성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후 정책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예정이다.

산업은행 또한 산재된 기업금융 정보를 모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AI 기반 기업금융 플랫폼 구축에 돌입했다. 이미 지난 2019년 하반기 컨설팅을 거쳐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한 뒤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구축 및 데이터 거버넌스 확립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또한 기업 신용평가 인공지능(AI) 재무모형을 개발하고,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현재 산업은행은 직원들의 연수 프로그램 중 데이터 사이언스 석사 학위 과정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23명이 참여했다.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공부하기 위해 직원들을 해외로 보내고 있다”며 “향후 다가올 디지털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내부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수익성보다 기간산업 육성과 기업 구조조정 등 공적 기능을 우선시하는 특수성과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조직 내부 문화 때문에 디지털 전환 속도도 느리지만, 최근 코로나19 이후 대부분 직원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정부 주도 하에 추진되고 있는 ‘디지털 뉴딜’에 발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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