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균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6~3.7% 수준으로 전망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연구원은 다만 "과잉 유동성, 인플레이션으로 테이퍼링을 실시하고, 금리인상은 이후 고용 회복을 확인하며 진행하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은 현재 많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유가 등 물가 상승 압박 요인들
임 연구원은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물가 흐름을 점검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OPEC+의 정기회의가 증산 합의에 실패하며 WTI는 배럴당 76.3달러로 상승하며 2018년 10월 76.9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경기회복 속에 드라이빙 시즌이 겹치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으며, 일부 헤지펀드들은 옵션을 이용해 100달러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임 연구원은 "OPEC+의 정기회의에서 8월부터 연말까지 매월 40만배럴/일의 생산량 증가를 표결에 부쳤지만 UAE가 증산하기 위해서는 기존 산유량 쿼터를 재조정 해야 한다며 반대했다"면서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유가 상승에도 셰일 생산이 가파르게 증가하지 않는 가운데, 팬데믹 이후 국제유가 시장에서 미치는 OPEC+의 영향력은 이전보다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OPEC+의 감산기조는 국제유가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면서 물가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상 기후로 식료품 가격 추가 상승 우려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60% 내외는 비정상적인 가뭄을 겪고 있다. 미국의 가뭄 지수는 174pt로 지난 2013년 이후 최고치"라며 "미국 주요 지역에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주정부가 물 할당량을 축소하자 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뭄은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뭄으로 농작물이 피해를 받으면서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사료 가격 상승은 육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연구원은 또 주택 임대료 가격 상승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소비자물가에서 주택 임대료 비중은 32.9%로 매우 높다"면서 "팬데믹 이후 미국의 주택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임대료가 주택 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임대료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임 연구원은 그러나 "연초 이후 주택 임대료 가격은 빠르게 상승해 지난 5월 처음으로 팬데믹 이전 추세를 상회한 이후 그 격차를 확대 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비스업 가격 상승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지만, 미국의 경기 활동은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라며 "이로 인해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이전과 달리 서비스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팬데믹 이후 대규모 실업과 영구 폐업 등으로 서비스업의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6월 고용지표에서도 서비스업 물가가 상승할 수 있는 요인이 확인됐다"며 "대표적 저임금 일자리인 레저 및 접객의 고용자수는 팬데믹 이전대비 218.1만명 감소한 상황이지만, 6월 임금은 전년동월대비 7.1% 올랐고 소매업도 6.2%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