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단기간에 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이란 점이나 단순매입 등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 등을 감안해 반발매수가 나올지도 봐야 한다.
한은이 연내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8월 정도에 금리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로 채권 매수심리에 큰 생채기가 났다.
지난 금요일 한은은 장중 1.5조원의 단순매입을 발표하면서 안정의지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이를 이용해 매도하려는 사람들도 나타났고 손절도 이어졌다.
미국에선 물가지수가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다. 미국채 금리는 최근 급락에 따른 반발으로 3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5월 근원 PCE 가격지수(식품과 에너지 제외)는 예상대로 전년 대비 3.4% 올라 2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월 대비로는 0.5% 상승해 예상치(+0.6%)를 밑돌았다.
같은 달 전체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올라 예상치(+0.5%)에 미달했다. 전년 대비로는 3.9% 올라 예상에 부합했다.
■ 美금리 3일 연속 오르면서 1.5% 상회...S&P500 사상 최고치
미국채 금리는 3일 연속으로 오르면서 1.5%를 넘어섰다. 최근 급락한 뒤 반등하면서 커브가 스팁됐다. 물가지표가 발표된 뒤 하락 압력을 받기도 했으나 대규모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을 앞둔 헤지 매도가 나오면서 금리가 올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47bp 상승한 1.525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10bp 오른 2.1491%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23bp 상승한 0.2735%, 국채5년물은 1.44bp 상승한 0.9246%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물가 물가지표가 나온 뒤 인플레 압력은 일시적이란 인식에 상승룸을 테스트했다. S&P지수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나스닥은 약보합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37.02포인트(0.69%) 높아진 3만4,433.84, S&P500지수는 14.21포인트(0.33%) 오른 4,280.70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9.32포인트(0.06%) 낮아진 1만 4,360.39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10개가 강해졌다. 금융주가 1.3%, 유틸리티주는 1.1% 올랐으나 정보기술주는 0.2% 내렸다. 개별종목 가운데 전 거래일 장 마감 후 실적 호조를 발표한 나이키가 16% 폭등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는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물가지가 나온 뒤 하락압력을 받기도 했으나 금리가 오르자 낙폭을 만회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1% 높아진 91.8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7% 오른 1.1940달러, 파운드/달러는 0.3% 낮아진 1.3881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 영란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기존 판단을 유지한 바 있다.
국제 유가는 2년 반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유수요 개선 기대가 지속되며 OPEC+의 증산 우려가 상쇄된 덕분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75센트(1.02%) 높아진 배럴당 74.0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62센트(0.82%) 오른 배럴당 76.18달러에 거래됐다.
■ 큰 타격 입은 채권 매수 심리
지난 금요일 한은이 장중 1.5조원의 단순매입을 발표하면서 안정 의지를 나타냈다.
한은은 오늘 1.5조원 규모의 입찰을 실시한다. 단순매입 대상은 국고20-4호, 18-4호, 17-3호, 20-6호, 20-1호다.
다만 매수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는 데다 손절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가격 반등엔 한계가 있었다. 금요일엔 장중 커브 플랫이 스팁으로 전환되는 등 시장은 전방위적으로 흔들리는 양상을 나타냈다.
손절이 거칠게 출회하면서 저가매수 대응 자신감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금리 인상이 다가와 있다는 인식에 단기가 맥을 못추고 불안은 장기로 전이됐다. 이날의 30년물 입찰에 대한 경계감은 장기구간 불안마저 자극했다. 또 단순매입 종목이 발표된 뒤엔 단기구간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 등으로 3년 선물 등에서 재차 손절성 매도가 나오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한은 총재의 강력한 금리인상 경고 이후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내심 지금 같은 혼란스런 상황이 금리 급등 흐름의 고점 근처일 것이라면서 지켜보고 있다.
이날 단순매입과 국고30년 입찰을 거치면서 시장이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년 입찰이 끝나면 다시 커브 평탄화가 힘을 받을 수 있으며, 단기구간 역시 여러차례의 금리인상을 모두 반영해 놓은 상황이란 평가도 보인다.
■ 여전한 금리인상 두려움과 악재 기반영 정도
시장엔 오는 7월 소수의견 출현과 함께 8월 금리인상을 시작하면 연내 2차례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시장금리도 이런 우려를 빠르게 반영했으며, 이주열닫기

채권 구간에 따라 연내 3차례 인상, 그 이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진단들도 나온다.
하지만 이같은 가격 메리트를 거론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심리는 불안하다. 앞으로 금리결정회의 때마다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에서 선뜻 자신있게 저가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장 7월 금리결정회의에서 2명이나 3명의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면서 연내 2차례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하반기 국채발행 규모가 크게 축소되는 데다 한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낼수록 경기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어서 머지 않은 시간에 커브 플래트닝에 기반한 저가매수의 기회가 올 것이란 관측들도 엿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