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레버리지론 신규 발행 금액은 약 3,01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5배 수준이며, 2020년 연간 발행 금액의 71%에 달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역대 최대 분기 발행 금액을 기록했던 2017년 1분기(3,310억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레버리지론과 함께 CLO도 크게 늘었다. 1분기 CLO 신규 발행 금액은 약 458억달러로 2020년 연간 발행 금액의 50%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하이일드 회사채 신규 발행 금액이 2020년 연간 발행 금액의 약 37%인 점과 비교했을 때, 레버리지 론과 CLO 발행 속도와 규모가 상당하다.
김 연구원은 "상반기 미국 레버리지론은 하이일드 회사채 대비 우수한 투자 성과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5월 말까지 Bloomberg Barclays Index 기준 YTD 총 수익률은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 2.25%, 미국 레버리지 론은 2.88%이다. 같은 기간 달러표시 채권 자산 중 하이일드 회사채의 투자 성과가 가장 좋았다는 점에 비춰 봤을 때, 레버리지론이 채권 자산 전체를 아웃퍼폼했다는 의미다.
레버리지 론은 복수의 금융기관이 기업에게 공통의 조건으로 자금을 대여하는 신디케이트 론(Syndicated loan)의 한 종류다.
S&P LCD에 따르면 레버리지 론에서 ‘레버리지’는 ① 신용등급이 BB+급 이하 혹은 ② 신용등급이 BBB-급 이상인 경우에는 금리가 LIBOR+125bp를 상회하고, 1순위 혹은 2순위 담보권이 설정된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변동 금리, 선순위 담보 대출의 특징을 지닌다.
CLO는 다양한 기업들의 레버리지 론 집합(pool)을 보유 및 운용하기 위한 SPV다. 일반적으로 CLO는 Senior(AAA급), Junior(AA급, A급, BBB급, BB급), Equity 등 여러 트랜치로 구분하며, 트랜치의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레버리지 론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에 대한 우선순위가 부여된다.
■ 레버리지론 투자 메리트와 한계
김 연구원은 "미국 레버리지 론 시장 규모는 하이일드 회사채 시장의 70% 수준"이라며 "2020년말 미국 레버리지 론 발행 잔액은 약 1조 2,000억달러이며, 현재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 발행 잔액은 약 1조 5,600억달러"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 하이일드 기업 부채(약 2조 7,600억달러) 중 하이일드 회사채는 57%, 레버리지 론은 43%라는 것이다.
2020년 말 미국 CLO 발행 잔액은 약 6,620억달러다. 미국 레버리지 론의 약 60% 이상이 CLO로 편입됐고, 그 외 레버리지 론은 투자자에게 직접 판매됐다.
미국 CLO는 하이일드 기업 부채의 약 24%를 차지한다. 2020년 10월 SEC 보고서에 따르면 CLO 발행 잔액은 트랜치별로 AAA급 60%, AA급 10%, A급 8.5%, BBB급 7%, BB급 4.5%, Equity 10%로 구성됐다.
CLO 발행기관은 GSO Capital Partners(Blackstone), CIFC Asset Management, PGIM Inc., Credit Suisse Asset Managemnet 등이 대표적이며, 투자자는 보험사, 은행,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연기금 등으로 다양하다. SEC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보험사는 상위 트랜치만 매수 및 보유하며, 사모 펀드, 연기금, CLO 스폰서 기관들이 하위 트랜치와 Equity를 보유한다.
김 연구원은 2021년 레버리지 론과 CLO 발행시장 호황 배경은 하이일드 회사채 발행시장 호황과 맥락이 같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하이일드 업체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근접한 영향으로 차환 및 금리 재산정을 위한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대비 독보적인 미국 경기 및 기업 실적 개선세에 M&A와 LBO를 위한 발행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목할 점은 2021년 상반기 레버리지 론이 하이일드 회사채를 소폭 아웃퍼폼했다는 사실"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레버리지 론은 2015년, 2018년 단 두 개 연도를 빼고 하이일드 회사채 대비 부진한 투자 성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2015년에는 국제유가가 급락한 영향으로 하이일드 회사채 시장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업종이 부진했다. 2018년에는 연준의 정책금리를 다섯 차례에 걸쳐 125bp 인상한 영향으로 하이일드 회사채 총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레버리지 론은 기본적으로 ① 선순위 담보 대출로 하이일드 회사채보다 부도율이 낮고, 회수율이 높은 자산이다. 또 ② 대체로 Call protection(Non-call 기간 설정), Call premium(Non-call 기간 이후 만기 이전 상환 시 지불해야하는 프리미엄)이 붙는 하이일드 회사채와 달리 레버리지 론은 차입자가 언제든지 원금을 액면가에 조기상환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하이일드 회사채 발행사가 만기에 앞서 차환하고자 하는 경우 기존 투자자에게 프리미엄을 지불해야하는 반면, 레버리지 론 차입자는 프리미엄을 전혀 지불하지 않고 차환할 수 있다"면서 "하이일드 기업 부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에도 레버리지 론은 대체로 액면가에 가깝게 거래되기 때문에 하이일드 회사채 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잠재력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특징에도 불구하고 2021년 상반기 레버리지 론이 우수한 상대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레버리지 론은 하이일드 회사채 보다 가격 회복이 훨씬 더뎠고, 따라서
2021년 들어서도 강세 여력이 많이 남아있었다고 판단했다.
2020년 초 이후 하이일드 회사채와 레버리지 론 지수의 총 수익률을 살펴보면, 두 지수의 총 수익률은 공통적으로 3월 말 -19%대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하이일드 회사채 지수 총 수익률은 2020년 7월 말 (+) 수익률로 전환한 뒤 2021년 6월 초 +9.6%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레버리지 론 지수 총 수익률은 2020년 7월 말까지도 -2.7%를 기록했다. 11월 초에 들어서야 (+) 수익률로 전환했으며, 2021년 6월 초 +6.1%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보면 레버리지 론이 하이일드 회사채를 소폭 아웃퍼폼하고 있으나, 2020년 초를 기준점으로 삼을 경우 투자 수익률은 하이일드 회사채가 레버리지 론을 크게 앞서고 있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레버리지 론은 하이일드 회사채 대비 상대적으로 펀드로 자금 유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연도에 신규 발행 금액도 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나 뮤추얼 펀드 자금 유입, 발행 금액 증가가 반드시 우수한 상대 성과로 연결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레버리지 론과 CLO가 역대 최대 발행 금액을 기록했던 2017년 레버리지 론 총수익률은 하이일드 회사채 대비 300bp 이상 하회했고 테이퍼링 논의가 부각됐던 2013년에도 레버리지 론은 하이일드 회사채 대비 260bp 이상 부진했다"고 상기했다.
하반기엔 하이일드 기업 중심의 신용등급 상향 사이클, 부도율 하향 추이가 하이일드 회사채, 레버리지 론에 대한 투자 수요를 지지할 것으로 봤다.
그는 "레버리지 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격 회복세가 하이일드 회사채 대비 여전히 뒤쳐졌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존재하나, 자산 특성상 하이일드 회사채를 지속해서 아웃퍼폼하기 어렵다"면서 "2021년 하반기 레버리지 론은 하이일드 회사채 보다 낮은 변동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투자등급 대비 아웃퍼폼, 하이일드 회사채 대비 소폭 언더퍼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