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사이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약세를 보였지만,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이 이에 순응하는 움직임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달러 약세로 최근 단기 급등한 달러/원은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
여하튼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4% 내린 90.20에 거래됐다.
리처드 클라리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부의장이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일시적이라고 발언한 데다 독일 분트채 수익률 상승도 달러의 매력을 감소시켰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같은 날 인터뷰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기 전까지는 매우 강한 완화적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달러는 0.06% 높아진 1.2154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31% 오른 1.414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9% 낮아진 109.25엔에,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6% 높아진 6.4417위안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 환율은 6.4412위안 수준이었다.
미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주목받으며 사흘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연준 인사들이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을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34포인트(0.16%) 낮아진 3만4,327.79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56포인트(0.25%) 내린 4,163.29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50.93포인트(0.38%) 하락한 1만3,379.05를 나타냈다.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장 대비 1bp(1bp=0.01%p) 높아진 1.638%를 기록했다.
이처럼 달러는 약세를 보였지만,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이나 국채 수익률 흐름은 달러/원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일과 엇비슷하게 국내 수급과 코스피, 아시아 주식시장 전개 방향에 따라 방향성을 잡아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또 국내는 물론 일본과 인도,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확산하고 있는 점도 달러/원 상승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시장참가자들은 외국인 주식 매매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 스탠스를 유지하는 이상 서울환시 수급은 수요 우위를 나타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환시에는 삼성전자의 배당금 지급 이벤트도 대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분기 외국인 배당금은 약 1조4천억으로 추정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서울환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수요 우위 장세가 펼쳐지고 있고, 이 때문에 달러 약세 재료가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 또한 훼손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삼성전자 배당 수요까지 환시에 몰리면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32~1,137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코스피를 포함해 아시아 주식시장 흐름이 가격메리트 부각에 상승할지, 아니면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에 하락할지가 시장참가자들의 심리와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상승 흐름을 보이더라도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는 한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