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6일 'BOK 이슈노트 2021-8호 코로나19와 여성고용'에서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반면 자동화로 인해 팬데믹 이전의 고용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삼일 연구원은 "감염병 확산이 초래하고 있는 사회적 통념(social norms) 및 근로조건(work arrangements and hours)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및 고용률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부 맞돌봄 문화 확산,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 확대 등의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육시설 확충과 유연근무제 확산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팬데믹 이후 사라진 여성 일자리가 향후 경제회복 과정에서 일정 부분 자동화로 대체되면서 팬데믹 이전의 고용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제기됐다.
오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기에 남성고용이 더 큰 충격을 받는 경향이 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여성고용이 오히려 더 크게 악화됐다"고 밝혔다.
성별 고용충격 패턴의 변화는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팬데믹에 의한 경기침체(pandemic recession)‘와 ’일반적인 경기침체(regular recession)‘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로 평가된다.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과거 경기침체기와 달리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크게 감소했다.
오 연구원은 이에 대해 "여성 일자리중에서 감염병에 취약한 비필수직, 고대면접촉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에 비해 높은 데 주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또 방역대책으로 인해 학교 및 어린이집이 폐쇄됨에 따라 육아부담이 큰 기혼여성의 노동공급이 상당 폭 제약됐다.
일반적으로 육아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분담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육아부담이 상당 부분 여성에게 전가됐다는 것이다.
팬데믹 이후 1년간(’20.2월~’21.3월) 여성 취업자수(30~45세) 감소중 기혼여성의 기여율이 95.4%이며 미혼여성 기여율은 4.6%에 불과했다. 기혼여성의 고용악화는 미혼여성 취업자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했던 과거 경기침체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또한 자녀수가 많은 경우, 초등학생 자녀(육아+교육부담)를 둔 경우에 고용률이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강규석 기자 nomadk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