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BOC의 테이퍼링 결정이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면서도 연준의 스탠스가 빠르게 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 회복 강도가 캐나다보다 앞서 있으며 캐나다중앙은행과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대체로 유사한 흐름을 보였기 일부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거론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BOC의 테이퍼링은 중앙은행의 국채 시장 영향력 측면에서 불가피했다는 점에서 연준의 상황과는 다르다"면서 "또한 노동시장 관점에서도 캐나다의 유휴 생산자원 정상화가 미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Fed보다 BOC의 이른 정책금리 인상이 정당화될 수 있는 상황이며, BOC의 테이퍼 결정이 Fed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아직 미국에서 광범위한 고용 회복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만큼 금주 FOMC에서 연준은 비둘기적 입장을 반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캐나다, 국채 보유 과다가 조기 테이퍼의 중요한 요인
지난주 캐나다중앙은행(BOC)은 통화정책회의에서 주간 자산매입 규모를 40억 캐나다달러에서 30억 캐나다달러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BOC는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에 돌입하게 됐다.
기존에는 유휴 생산자원 정상화와 인플레이션 전망 측면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시기로 2023년 말을 제시했었지만, 이번 통화정책 보고서에서는 예상 시점이 2022년 하반기로 앞당겨졌다.
박 연구원은 "캐나다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그만큼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BOC는 4월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2021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6.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민간소비와 주택건설 투자 분야에서 성장 기여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4월 초 발표된 IMF의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도 캐나다는 주요 선진국 중 2021년 성장률 상향 조정 폭이 가장 큰 국가였다. 빠른 백신 보급 진행도 캐나다의 긍정적 경제 전망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에 따라 캐나다달러는 주요 선진권역 통화들 중 높은 절상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주택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도 금융안정 측면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압력을 높일 수 있다.
박 연구원은 특히 "BOC의 국채 보유 과다에 따른 시장 왜곡 우려도 조기 테이퍼 요인"이라고 짚었다.
펀더멘털 측면 이외 캐나다 국채시장 수급 여건이 기술적 측면에서 BOC의 테이퍼링 시점을 앞당긴 주된 요인이라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펜데믹 위기 대처 과정에서 캐나다의 양적완화 강도는 매우 강했다. 해당 기간 중 중앙은행이 매입한 자산은 GDP의 15.4% 규모로 이는 미 연준의 16.2%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라며 "이처럼 고강도의 양적완화를 실시한 결과 중앙은행의 국채시장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고 밝혔다.
2020년 3월 10%가 채 되지 않았던 전체 발행잔액 대비 BOC의 국채 보유 비중은 현재 40%를 훌쩍 넘는다.
박 연구원은 이에대해 "주요국 중앙은행과 비교해도 매우 가파른 속도"라며 "특히 3~5년 구간 국채의 BOC 보유 비중은 46%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캐나다 정부가 국채 발행 물량을 작년보다 줄이기로 했기 때문에 QE 테이퍼를 실시하지 않을 경우 BOC의 국채 보유 비중은 50%를 넘어갈 수 있다"면서 "이처럼 국채시장 수급 왜곡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고 그에 따라 정책 위원들도 조기 테이퍼에 대해 시장과 소통을 해왔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