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연구원은 "금번 위기가 전례없는 보건위기라는 점에서 pent-up 소비의 전개양상에는 감염병 확산과 백신 보급이 주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주요국에서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면서 향후 pent-up 소비가 어떠한 양상을 나타낼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됐다.
여기서 pent-up 소비란 경기침체기중 소득 불확실성 증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미뤄졌던 소비가 경기회복기에 되살아나는 현상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소비 위축 등으로 늘어난 가계저축이 향후 pent-up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국내 가계저축률은 2019년 6.0%에서 상당폭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경우 가계저축이 2019년 7.5%에서 2020년 16.3%로 뛰었다.
금번 코로나19 사태는 보건위기임에 따라 과거 위기와 달리 경기 부진 정도에 비해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국내 실질GDP 성장률이 -1.0%, 실질 민간소비 증가율은 -4.9%를 기록했다.
감염병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조치 등이 대면서비스 및 준내구재 소비를 제약하고 해외여행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계가 대면활동을 줄이는 대신 재화소비를 늘림에 따라 내구재 소비는 크게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민간소비는 코로나19 확산 진정, 재정지원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더해 금번 위기에 따른 pent-up 소비도 소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해 경제활동 제약으로 인한 소비 감소분은 연간 민간소비의 약 4%p 정도로 추정했는데, 향후 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되면서 pent-up 소비로 되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미국에서도 저축대부조합 위기(1980년대 후반) 등 경제위기를 전후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가 빠르게 되살아나는 pent-up 소비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향후 경기회복에 따른 소득 불확실성 감소, 소비의 감염병 확산에 대한 민감도 약화 등이 pent-up 소비의 재개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내구재 소비의 추가 확대 모멘텀 약화 가능성, 고소득층의 저축 증가, 가계저축률 level-up 가능성 등은 pent-up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용대 연구원은 "금번 위기시 이례적으로 증가한 내구재 소비가 최근 장기추세를 상당폭 상회하고 있어 향후 추가로 빠르게 늘어나는 모멘텀은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지난해 가계저축이 소비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면서 "금번 위기를 계기로 가계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려는 경향이 강화될 수 있는 점은 pent-up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강규석 기자 nomadk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