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연구원은 "ECB가 우려하는 것은 조기 긴축 우려가 시장금리 상승을 통해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ECB는 현재 경기를 우려해 최대한 긴축 논의를 미루고 있으나 EU 경제회복기금 집행이 더욱 가시화되고, 백신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테이퍼링을 논의조차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시장의 긴축 우려는 일소되기 어렵다는 봤다. 경기와 물가의 회복 기대와 긴축에 대한 우려에 하반기로 갈수록 독일 금리는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수 있는 환경이라고 풀이했다.
ECB는 기준금리 및 PEPP 규모(1.85조유로)를 동결하고 2분기 중 PEPP 매입 규모를 상당히(significantly) 늘리기로 한 3월 회의 결정을 유지했다.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이후 PEPP 축소, 즉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에 집중됐다. 라가르드 총재는 테이퍼링은 시기상조이며,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장중 독일 금리는 단기물 위주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베어 플래트닝을 시현해 긴축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ECB가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유지해도 경기와 물가 모멘텀이 회복되는 구간에서 긴축에 대한 우려는 필연적이라고 진단했다.
3분기 이후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는 필연적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전일 캐나다 중앙은행이 테이퍼링을 시작하며 주요 선진국 내에서도 통화정책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면서 "특히 캐나다 중앙은행은 국채 발행잔액 중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 조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 관점에서 ECB 역시 통화정책 상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ECB는 유로존 전체국채 발행잔액 중 35%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가별로 보면 독일 국채는 이미 발행잔액의 45% 이상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ECB의 내부 규정인 발행자 한도 33%를 이미 초과하는 수준이다. 최근 유로존의 백신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EU 경제회복기금 집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EMU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박 연구원은 따라서 "3분기 이후 EU 경제회복기금이 순조롭게 집행되며 주변국 경기 모멘텀을 지지한다면 주변국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ECB가 PEPP 매입을 지속할 필요성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더해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미국과 달리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ECB는 QE 과정에서 독일 채권 매입을 가장 많이 매입해야 하는데, 독일의 물가상승 압력이 높다는 점은 통화정책 상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