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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코로나19 위기시대의 외환보유액 운용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3-3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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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은행이 유동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외환자산을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가 고조된 때인 만큼 채권을 팔아 외화자금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유동성이 좋은 국채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한은은 지난해 여름 이후 위기가 진정되고 주가가 급등하자 당초 운용계획으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 한은 외환보유액의 보수적 운용...현금성자산 활용 높여

3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연차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기준 외환보유액 현금성자산 비중은 5.1%로 0.5%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은 외화자산을 운용할 때 목적에 따라 현금성자산과 투자자산으로 구분한다. 지난해 위기가 고조됐을 때 이 현금성 자산 비중을 늘렸으며, 연말 기준으로도 그 비중이 늘어나 있다.

현금성자산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외화자금의 빈번한 유출입, 그리고 일시적인 외화자금 수요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보유한다. 매각 시 거래비용이 적고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국채, 예치금 등의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다.

한은은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됐던 3월 중 보유채권 매각 등을 통해 국내 외화자금수요에 적극 대응했다"면서 "시장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고유동성 자산인 국채 비중을 확대하는 등 유동성 확충에 중점을 두고 외화자산을 운용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상반기 중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 우려로 글로벌 주가 및 금리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미국 S&P500지수의 경우 2~3월 중 34% 급락한 이후 연말까지 68% 상승해 연중 15% 상승을 기록했다.

3월 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등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했다.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주가도 빠르게 반등했다.

다만 위기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을 때 외환보유액 운용도 기존의 운용 플랜으로 복귀했다.

한은은 "하반기 이후에는 코로나 이후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세가 지속됨에 따라 당초 운용계획에 맞춰 외화자산 운용을 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 외환보유액 구성 채권도 더 안전한 채권 위주로...최근 보수성 강화된 운용 패턴

작년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431억 달러다. 연중 343억 달러 가량 늘어났다. 지난 2019년엔 512억 달러가 증가했으나 지난해엔 그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외환보유액은 외환, SDR, IMF, 금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외환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외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94% 정도된다.

이 외환(유가증권, 예치금 등)은 정부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채 등 채권 위주로 주로 운용한다. 외화자산 가운데 이 4가지 카테고리의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84% 정도를 차지한다.

외화자산 중 미국 국채 등 정부채가 44.5%로 앞도적이다. 이 비중은 전년(44.6%)과 별반 차이가 없다.

대신 한은은 정부기관채나 자산유동화채의 투자 비중을 각각 1.4%p, 1.0%p 줄였다. 이 자산들의 비중은 14.4%, 11.5%로 축소됐다. 대신 회사채는 비중은 0.2%p 높인 13.6%로 가져갔다. 크레딧 바벨 성격의 포트폴리오를 가져갔다.

한은은 미국 국채보다 조금 더 위험이 높은 정부기관채, 회사채 비중을 줄이면서 현금성자산을 확보하는 식으로 움직였다. 이에따라 외화자산 중 예치금 비중은 5.0%에서 7.1%로 2.1%p 높아졌다.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등했지만, 외화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8.9%로 0.2%p 가량 높아졌다. 지난해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식 비중 증가가 주춤했다는 느낌도 든다.

최근 전반적으로 외환보유액 포트폴리오는 보수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지난 2017년만 하더라도 정부채 비중은 37.5% 정도였으나 작년말엔 45%에 근접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한은이 미국채 같은 선진국 국채에 비중을 두면서 2017년에 각각 19%, 13%를 넘었던 정부기관채, 자산유동화채 등의 비중도 내려간 것이다. 회사채는 최근 수년간 13~14%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안전성이 뛰어난 미국채 등 선진국 국채, 그리고 캐리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회사채 비중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모습이다.

■ 달러화 비중 축소

외환보유액에선 미달러화가 67.7%, 기타통화가 32.3%의 비중을 차지했다. 달러화 비중은 전년에 비해 1.4%p 하락했다.

달러화 비중은 지난 2017년 68.1%에서 2018년 69.8%로 높아진 뒤 다시 낮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미국이 대대적인 양적완화를 통해 달러 가치를 낮추면서 한은도 달러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아울러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 대응 이후 안전자산선호가 퇴조한 분위기도 달러자산 비중을 줄이는 요인이 됐다.

한은은 "미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하반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 약화 등으로 미달러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미달러화의 비중을 전년에 비해 축소했다"고 밝혔다.

■ 늘어나는 위탁자산 비중

외환보유액 운용자산은 운용 주체에 따라 직접 투자자산과 위탁자산으로 나눌 수 있다. 한은 외자운용원에서 운용하는 물량과 한국투자공사(KIC) 등 외부에 맡긴 자산으로 나눌 수 있다.

외환보유액의 외화자산 중 현금성 자산이 5.1%, 직접투자자산이 73.9%, 위탁자산이 21.0%를 차지했다.

위탁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처음으로 20%를 넘었으며, 작년엔 비중이 조금 더 높아졌다.

위탁자산은 외부 운용사의 전문성 활용, 투자방식의 다변화 등을 통한 수익성 제고가 목적이다. 외환보유액은 현재 국내외 자산운용사와 한국투자공사(KIC) 등에 위탁운용하고 있다. 투자대상에는 채권과 함께 주식도 포함돼 있다.

특히 한국은행은 2018년 1월부터 국내 증권사를 통한 외화채권 거래를 시작한 바 있다.

당시 한은은 정부의 투자은행 육성 정책 등으로 국내 금융기관이 대형화되면서 리스크 흡수능력이 제고되고,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투자 경험이 축적되면서 해외증권 거래 중개 및 운용역량이 크게 개선된 점을 반영해 거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간 국내 업계에선 외환보유액 운용에 국내 금융사들을 참여시켜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현 시점 기준으로 대략 3년 남짓 전부터 한은의 국내 금융사에 대한 이용도가 높아진 셈이다.

한은은 외화자산 운용 거래기관 및 위탁운용사로 국내 금융기관을 선정해 적극 활용함으로써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한은은 "2020년 중 외화자산의 직접운용 과정에서 5개 국내 증권사와 외화채권을 거래했다"면서 "또 3개 국내 자산운용사에 중국(4.4억 달러) 및 선진국 주식(6.0억 달러) 일부를 위탁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 중앙은행도 ESG

요즘 워낙 ESG 투자가 핫하다 보니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운용에서도 ESG는 중요한 테마가 됐다.

한국은행도 투자대상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초점을 두는 ESG 투자의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ESG 투자는 투자의사결정 시 사회책임투자 및 지속가능투자의 관점에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의 요인을 주요 요소로 고려하는 투자를 말한다.

한은은 2020년 말 현재 위탁운용을 통해 ESG 관련 주식에 10.8억 달러 투자하고 있으며, 그린본드 등 ESG 관련 채권에도 43.8억 달러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향후에도 글로벌 ESG 투자 확대 추세, 외환보유액의 공적 책임성 강화, 투자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여 ESG 투자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코로나19 위기시대의 외환보유액 운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코로나19 위기시대의 외환보유액 운용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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