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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마이데이터시대, 성공 위한 접근 포인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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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3-29 00:00

정책당국 지속적 일관성 있는 대응 노력
비금융·금융 융합모델로 전진기지 확보

▲사진: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우리나라도 바야흐로 데이터경제시대가 개막됐다. 업계의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져서 요즘은 ‘빅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라는 말이 정말 피부에 와닿는다.

금융시장에선 특히 ‘마이데이터사업’이 화두. 지난 2월 말 마이데이터 1차 사업자가 지정되면서 경쟁과 협력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1차 사업자는 총 28개. 은행 5개, 카드 등 여전업체 6개 등 금융사가 14개, 핀테크업체 9개, 빅테크 5개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조만간 2차 지정도 예고되면서 업체간 동상이몽 속에 협력과 경쟁도 치열하다.

비은행계 카드사들이 빅테크와 제휴를 서두르는가 하면, 빅테크와 ‘적과의 동침’을 선언한 은행과 증권사, 빅테크 의존 없이 독자 수퍼앱을 통한 마이데이터사업에 승부를 거는 은행 등 다양한 사업모델들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기대감과 함께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대감은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거란 게 핵심. 지금까지 은행, 보험, 증권은 ‘분절된’ 시장이었다. 즉, 다들 고객에게 최고의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고 했지만, 각각 개별 은행, 보험, 증권사 상품에서의 최고 맞춤형 상품이었지, 시장 전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제 마이데이터로 시장 전체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개별 금융사가 아닌 시장 전체에서의 최고 맞춤형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예금 입출금, 대출, 보험, 증권 등 금융거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가계부를 제공하는 데다, 신용등급을 올리는 자문도 한다. 그만큼 소비자 편익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거란 얘기다.

반면, 새로운 시도에 따른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상당한 게 사실이다. 우려의 주요 포인트는 데이터 제공범위에 대한 ‘기울어진 운동장’ 이슈. 금융데이터는 비금융사에 오픈된 반면, 빅테크 등의 비금융데이터는 금융사에 오픈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디지털금융협의회를 통해 쇼핑주문정보 등 주요 비금융데이터를 금융사에 제공하기로 했지만, 상세주문 내역이 아닌 12개 항목의 범주정보여서 실용성이 부족할 수 있단 지적이다.

마이데이터사업은 고객데이터를 가능한 한 많이 모으는 것과 이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한 인공지능기술이 핵심이다. 가뜩이나 빅테크 대비 인공지능기술 면에서 후발주자인 금융사 입장에선 고객데이터까지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선 우려할 만도 하단 생각이다.

비금융데이터가 고객 신용의 대안평가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질 좋은 금융서비스 제공에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비금융데이터의 제공범위 이슈는 상황 전개에 따라 논쟁의 소지가 있다. 여전히 ‘규제의 역차별’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업무영역도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 대비 금융사의 비금융권 진출 제약이 심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의견도 생각해볼 만하다.

디지털금융혁신 단계상 금융, 비금융데이터를 포함한 빅데이터와 기술융합이 본격화되면, 금융과 비금융 비즈니스모델의 경쟁과 협력이 본격화되기 마련. 마이데이터사업이 금융, 비금융데이터와 기술융합이라고 보면, 조만간 금융, 비금융의 상호침투 단계가 예상된단 얘기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등의 플랫폼진출을 허용했지만, 향후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한 셈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해결방안 도출에 앞서 ‘빅테크의 마이데이터사업 참여’ 자체에 대해 잠깐 생각해보자. 시장 일각에선 빅테크의 마이데이터사업 참여로 금융사의 사업모델이 불안해졌고, ‘기울어진 운동장’에 노출됐다는 의견도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개인 의견을 전제로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초고속·초연결과 디지털 가속화의 영향으로 기술융합뿐 아니라 산업간 융합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이에 역행할 경우 소비자 만족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금융경쟁력 면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 금융의 디지털혁신 관점에서 봐도, 우리나라는 1단계 언번들링(Unbundling)과 2단계 디지털플랫폼 단계를 거쳐, 3단계인 ‘데이터를 활용한 기술융합’ 단계에 진입해 있다.

작년 초 데이터 3법 국회 통과로 개인의 데이터 이동과 활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3단계에 진입한 지금이야말로, 데이터와 기술에 강점이 있는 빅테크를 금융시장에 풀어놓는 것은 과감하지만, 올바른 정책 결정이란 의견이다. ‘기울어진 운동장’과 규제 역차별은 형평성 차원에서 접근할 별개의 문제지만 말이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우리나라의 데이터경제시대 개막 이후 최초의 융합 신산업이다. 보통 혁신이 ‘파괴적인(destructive)’ 것과 달리 이제껏 쓰지 않던 데이터를 사용함으로써, 다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창출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고용증가 효과도 상당할 거라는 게 필자 생각이다.

또한 데이터경제시대의 최초 융합 신산업이 금융에서 나온다는 것은 과거 ‘규제산업의 대명사’로 불렸던 금융업으로선 가히 ‘역사적 사건’. 그만큼, 마이데이터사업의 성패가 미래 금융의 자리매김에 주요 역할을 할 거란 얘기다.

첫째,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만큼, 정책당국의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대응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기대’ 측면은 경쟁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우려’ 측면은 자칫 비시장적 접근 및 수단으로 난맥상에 빠질 수 있는 만큼, 형평성에 입각한 치밀하고도 균형감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그중 아무래도 금융사들이 주장하는 데이터 ‘제공범위’의 형평성은 사업 전개상황에 따라 지속적인 추가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고 본다.

이유는 예컨대 쇼핑주문 정보 외의 다른 데이터 정보가 새로운 금융서비스 제공에 활용될 수 있기도 하고, 또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비금융서비스가 금융서비스와 단순 번들링(bundling)으로 제공되기만 해도 경우에 따라선 금융서비스만 제공하는 금융사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영역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금융결제데이터를 생각해보자. 금융결제데이터는 모든 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행동을 분석할 수 있는 기초데이터다.

따라서 금융사들은 금융결제데이터 활용을 통해 비금융 회사들에 대한 마케팅 포인트 제공은 물론 다양한 비즈니스모델 구축 및 제휴도 가능하다. ‘금산분리, 은산분리’의 좋은 취지를 살리면서도 예컨대 금융사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 보다 세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금융사들은 ‘기울어진 운동장’과 규제 역차별 문제를 형평성 차원에서 제기하되, ‘데이터를 활용한 기술융합’은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피할 수 없는 추세임을 고려하여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전략마련에 노력해야 한다.

특히 데이터도 데이터지만 기술융합을 위한 인공지능기술 등 기술인력 확충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또 인력확충 외에 고객과의 채널 접점만이 아닌 금융서비스 생산-판매-소비에 이르는 全 주기에서의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단 생각이다. 조직의 진정한 디지털전환 없이는 좋은 인력도 활용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동시에 최근 일부 은행 등 금융사에서 나타나듯이 고객 충성도(Loyalty)와 고객기반 확장성을 갖춘 비금융 플랫폼업체와의 제휴·협력도 대단히 중요하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일종의 플랫폼 비즈니스다.

따라서 누가 더 좋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느냐도 중요하단 얘기. 그런 점에서 KB증권이 엔씨소프트, 또 신한은행이 넥슨 등 게임업체와 제휴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한 빅테크와의 경쟁에 있어 기술과 아이디어는 좋으나, 규모와 자본력이 부족한 핀테크, 테크핀과의 업무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셋째, 빅테크에 있어 마이데이터사업을 통한 금융업 진출은 금융의 ‘실물과 동전의 양면관계’라는 인프라 성격을 감안할 때, 다양한 비금융·금융 융합모델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 확보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그동안 익숙하지 않던 금융규제에 대한 이해 노력과 함께 금융사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보다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단 생각이다.

또한 금융당국이 빅테크의 금융권 진입을 허용한 취지라 할 금융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메기효과’ 역할과 함께 금융 디지털화를 위한 인프라구축으로서의 핀테크 생태계조성 및 해외진출을 위한 스케일링 업(Scaling-up) 전략에도 일익을 담당해 주길 기대한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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