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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준, 추가적인 모르핀 준비 안했다...비둘기 면모 강조했지만 급락한 주가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1-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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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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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국 FOMC가 완화적 기조를 강조하면서 테이퍼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뉴욕 다우지수가 3개월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FOMC가 최근 부각된 물가 상승 우려 등을 잠재우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완화 시그널'이 없자 급락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경기회복이나 정책 정상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으나 시장엔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뉴욕 다우지수는 5일 연속 떨어지면서 3만선 근처로 내려갔다. 다우지수는 633.87포인트(2.05%) 낮아진 3만303.17, S&P500지수는 98.85포인트(2.57%) 내린 3,750.77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355.47포인트(2.61%) 급락한 1만3,270.60을 나타냈다.

간밤 미국시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국내 주식시장도 급락세를 이어갔다. 오늘을 포함해 개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3일 연속 1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으나 코스피지수는 3일간 150p 가까이 급락했다.

■ 연준의 완화기조 지속 의지...'이미 예상됐던 것들'

미국 FOMC는 현지시간 27일 기준금리를 0~0.25%로 동결하고 매달 최소 800억달러 규모의 국채와 400억달러 규모의 MBS 매입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만장일치로 이같은 결정을 한 뒤 완전한 경기 회복 시까지 이런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에 대한 우려스런 시각도 나타냈다.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활동 약화를 거론하면서 코로나 확산세와 백신 효과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파월은 시장이 우려해 온 정책 변화에 대해 너무 빠르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파월은 테이퍼링이나 금리인상을 논의하는 일은 시기상조(premature)라면서 정책 정상화가 필요한 때가 오면 시장과 충분히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 일각의 정책 변화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확실히 선을 그으면서 시장을 달랬다. 최근 물가 압력 강화 등에 대해 '일시적'이라는 평가도 내렸다.

파월은 "백신 접종이나 경제활동 정상화로 물가가 상승하더라도 이연수요에 기반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고 그 상승폭도 제한될 것"이라고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유화적인 입장은 예상됐던 것이었다. 오히려 시장 일각에선 구체적인 완화 수단 등에 대한 거론이 없자 실망했다.

■ 연준, 명목금리 보다 실질금리 관리하면서 시장 흐름 관리하려는 의지

연준의 입장 등을 감안할 때 테이퍼링은 2022년 이후 시작될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연준은 최근 물가 우려가 꽤 높았던 점을 감안해 조만간 기저효과로 인한 물가 반등에 대해 미리 '일시적'이라고 지적했다. 상당기간 이런 입장을 바꿀 용의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려는 모습이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수개월 래 물가 반등이 예상되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transient)’이라고 언급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면서 "이는 3~4월 기저효과로 인한 기술적 물가 상승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지표 반등이 조기 긴축 우려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5일 대담에서 '일시적 물가 상승이 지속적 인플레이션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최근 물가 상승세 강화에 따른 정책 정상화 우려가 기우(杞憂)라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이 신경쓰는 것은 명목금리가 아닌 실질금리라는 평가다.

강 연구원은 "IT 버블과 금융위기의 교훈은 침체 이후 경기회복 초입 국면에서 경기 과열을 유도할 필요가 있으며 실질금리의 안정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라며 "경기회복 초입 국면에서 실질금리가 상승했던 IT 버블의 경우 공식적인 경기 침체 종료 이후 1년 동안 S&P 지수가 32%가까이 폭락했던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 등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명목금리가 오르더라도 실질금리가 낮게 유지되면 연준이 이를 용인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FOMC가 조기 통화정책 정상화 우려를 일축하는데 집중한 이유는 백신 보급과 재정 부양책이 경기 회복 기대감을 자극해 시장금리 상승을 촉발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연준은 통화완화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을 재강조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경계로 야기될 펀더멘탈을 상회하는 금리 상승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연준이 서서히 테이퍼링에 시동을 거는 시기는 빠르면 연말, 아니면 2022년 중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은 편이다.

지난해 연준은 평균물가제(AIT)를 도입하면서 상당기간의 물가 오름세를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연준이 연내에 테이퍼링을 시작하면서 적극적인 변화를 꾀하긴 어렵다는 관점은 여전히 강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올해 일시적으로 기저효과를 감안한 물가가 오르겠으나 근본적인 ‘disinflationary pressure’는 존재한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통화정책 기조에 아직 변화를 줄 시점이 아닌 핵심 배경"이라고 풀이했다.

■ 주식시장엔 추가적인 모르핀이 필요한가...'새로운' 초식 없었던 연준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가 예상 수준에서 별로 벗어난 것은 없는 가운데 연준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새로운 게 없다는 점이 부담이라는 평가들이 엿보였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 주가, 뒤이어 국내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1월 FOMC에서 통화 완화 기조는 재확인했으나 추가적으로 뭔가를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말로는 자신들이 비둘기임을 강조했으나 시장에선 추가적인 완화책이 구체적으로 뭐가 있는지 알고 싶어했다"면서 "최근 악재 민감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연준이 특별한 뭔가를 보여주지 않자 시장에 매도 압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1월 FOMC가 경제 둔화와 기대인플레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함을 강조했지만, 시장 일부가 기대했던 구체적인 추가 완화 시그널은 없었기 때문이 주식시장 부담을 느낀 것이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은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았다"면서 "특히 (경기를 우려했지만) FOMC는 사실상 하반기 이후 경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판단으로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지난 12월 의사록 공개로 부각된 테이퍼링 관련 언급이 중장기 스탠스에 변화를 시사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아무튼 국내외 주식시장 모두 '버블 논란'에 휩싸여 있는 만큼 더 강한 '모르핀' 없이 시장이 계속 강해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해석하는 모습도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미국과 한국 모두 주식시장 거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선 금리가 오르거나 연준의 완화정책, 혹은 완화정책 강도에 대한 의심이 생기면 주가는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겉으로는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했지만, 적극적 완화와 관련한 뭔가를 더 하려고는 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주가가 이미 너무 올라 시장이 계속 긴장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풀이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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