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1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60원 오른 1,230.9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은 미국의 경제 재개와 유가 급등, 미 주식시장 강세, 달러 약세 등 리스크온 재료 등이 몰리며 내림세로 출발했지만 하락폭은 매우 제한됐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미 상원이 중국 기업의 미 거래소 상장을 금지할 수 있는 법안을 가결했다는 소식으로 시작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은 조 바이든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어서 허위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밝히면서 고조됐다.
이에 달러/위안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달러/원도 개장 초 하락 움직임을 뒤로하고 오름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달러/원의 상승폭 역시 제한됐다.
중국 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와 코스피지수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날 0시보다 12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순매수를 동반하며 전일 대비 8.67포인트(0.44%) 오른 1,998.31에 마감했다.
■ 미중 갈등에 취약한 원화 '셀'
이날 서울환시 주변 대외 가격 변수들은 대체로 달러/원 하락을 지지했지만, 미중 갈등이 부각되면서 달러/원은 제한된 수준에서 상승 마감했다.
서울환시 역외 참가자들은 미중 갈등 재료에 기대 롱플레이에 나섰다. 역내 시장참가자들도 역외를 따라 숏물량을 거둬들였다.
미중 간 무역분쟁이나 정치적 갈등이 부각될 때마다 원화가 여타 통화대비 변동성을 확대하는 이유는 역외가 이들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서다.
■ 22일 전망…미중 갈등 격화 vs 경제 재개
오는 22일 달러/원 환율은 미 주식시장이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에 반응할지, 경제 재개에 따른 경기회복 가능성에 기대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에 따라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일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달러와 상승 흐름으로 회귀한 국제유가가 미중 갈등에 어떤식으로 움직일지도 달러/원 방향성과 변동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갈등 때 마다 안전자산인 달러가 주목받아 왔던 만큼 달러도 약세 흐름을 멈추고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달러 강세에 미 주식시장마저 하락세를 보인다면 시장 전반에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확산하며 내일 달러/원은 큰 폭의 상승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