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0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901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했다.
2월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한은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0~12월 3개월 연속 7조원대를 유지하다가 1월 3조7000억원으로 떨어지며 주춤했지만 다시 반등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6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은 7조8000억원으로 2015년 4월(+8000억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컸다.
주택 전세매매 및 입주 관련 자금 수요와 비은행 대출 대환수요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큰 폭 확대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아파트 전세거래 및 신규 입주 물량 증가로 관련 자금 수요가 확대된 데다가 12·16 대책 전 주택 매매거래 증가의 영향이 2월에도 계속 주택자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주택 전세·매매 거래는 약 2~3개월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수요로 이어진다”며 “대부분 12·16 대책 이전 주택거래에 따른 자금 수요가 2월 중 은행 가계대출에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은행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올 1월 2조3000억원에서 2월 3조7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늘었다. 전세거래량 증가와 규제 강화 전 대출을 받으려는 선수요 등이 전세자금대출 증가 규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은행 가계대출은 3월 이후 증가 규모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해 들어 주택시장을 보면 서울 지역과 여타 지역간의 차별화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주택시장 상황이 가계대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234조5000억원으로 설 관련 결제자금 수요, 주택거래 관련 자금 수요 영향으로 증가 규모가 1월 –6000억원에서 2월 1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2월 중 은행 기업대출(원화)은 5조1000억원 늘어나며 전월 8조6000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줄었다. 잔액은 82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