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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은 총재 매파적 발언 후...큰 흐름의 한은·시장 스탠스는 바뀌지 않아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2-17 15:24

사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남기 경제부총리,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인터뷰하는 장면

사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남기 경제부총리,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인터뷰하는 장면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금요일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와 관련해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엔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이었지만, 지금은 바닥을 지나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금리인하 기대와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많은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1월 금통위의사록에서 확인한 통화당국의 '금융안정' 의지가 유지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조동철·신인석 위원과 같은 비둘기파들이 2월 금리결정회의에서도 인하를 주장할 수 있지만, 한은의 다수파는 여전히 금융안정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연초 청와대가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한 가운데 한은은 1월 금리결정회의에서 금융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주 총재의 발언을 통해 이 같은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들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동시에 이자율 시장 역시 당초처럼 2분기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이나 연내 1차례 정도의 인하 기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도 많았다.

■ 변함 없는 한은의 '금융안정' 의지..금리인하 위해선 부동산 안정이나 경기둔화 확인 필요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금요일 발언은 조속한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말라는 신호로 평가받았다. 특히 이 총재가 금리 인하의 부작용까지 거론하면서 투자자들도 조속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췄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신종 코로나가 진정될 경우 빠른 금리인하 대응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중앙은행들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역시 부작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인 만큼 한은 역시 상당기간 금리 동결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했다.

총재가 말한 '부작용'은 결국 부동산 문제라는 진단이 많다. 한은이 거론하는 가계부채 증가세는 결국 부동산 관련 대출과 연계됐기 때문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주열 총재가 언급한 금리인하 '부작용'은 결국 부동산관련 가계 부채 부담일 것"이라며 "한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융 불균형 수준이 장기 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으며 특히 가계 부문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주열 총재의 '부작용' 언급은 결국 같은 문제의식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청와대 관계자들이 '부동산과의 전쟁'을 거론하면서 전체적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퇴조한 면이 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들어 강력한 부동산 규제 발표 이후엔 어김없이 풍선효과가 일어나면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진단도 많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결국 올해 통화완화, 즉 추가적인 금리인하의 핵심변수를 부동산이라고 생각해 왔다"면서 "지금은 서울 아파트를 규제하니 수원, 용인 등 주변부의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경기가 폭삭 주저 앉거나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감소한 시점에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변함 없는 2분기 이후 금리인하 가능성..전염병 경기 영향은 불가피

이주열 한은 총재가 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했지만,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한 큰 흐름 차원에서 변한 게 없다는 진단들도 적지 않다.

코로나 사태 전 시장은 2분기 이후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었으며, 외국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증폭됐던 인하 기대감의 강도가 줄었을 뿐이란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애초에 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외국인 매매에 의해 과장돼 있었던 상황이란 평가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주열 총재의 금요일 발언은 시기적으로 적절한 멘트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 쏠림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솔직히 국내 기관 중 2월 금리인하를 강하게 보던 곳도 없었고, 이 총재의 멘트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것도 아니었다"면서 "큰 흐름 차원에서 시장의 결은 바뀐 게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히려 총재 발언은 금리 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중장기 채권을 다시 쳐다보게 만든 계기가 된 것같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발 전염병이 발발하면서 연초에 비해 경기 회복 기대감은 약화됐으며 2분기 이후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도 유지되고 있다.

외국인은 계속해서 선물을 매수하고 있으며, 이날 국고10년물 입찰도 일각의 우려를 감안할 때 양호한 편이었다.

국고10년물 입찰에선 7.65조원이 응찰해 2.7조원이 1.665%에 낙찰됐다. 외국인은 이날 3년 국채선물을 6천계약 이상 순매수하는 등 최근의 매수 흐름을 지속 중이다.

이러다 보니 이주열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의 흐름이 크게 되돌려지긴 어렵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이 있었지만 외국인은 계속해서 선물을 사고 있다"면서 "2월 금리 인하는 어렵지만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 또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총재 발언의 충격도 제한되는 듯하다. 우한 바이러스로 경기 회복보다는 경기 침체 우려가 더 커진 것은 사실이고 향후 전염병 여파로 소비, 수출이 위축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2분기 이후 기준금리도 인하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보여 금리인하의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를 확인하고 연준의 금리인하 요구가 높아지는 2분기 인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분기 GDP가 민간 토목 위주로 서프라이즈를 보여 1분기 성장률이 역기저 효과를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을 집중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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