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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기정사실처럼 된 10월 금리인하와 국감장의 한은 총재

장태민

기사입력 : 2019-10-10 10:28 최종수정 : 2019-10-1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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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이주열 한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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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금융시장에선 16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0.04%, 9월 0.4% 하락하는 등 물가가 두 달 연속 떨어지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 올라갔다.
또 금융시장의 많은 사람들은 10월 금리 인하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면서 이후 한국은행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라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 다음주 금리인하 기정사실 분위기...10월 인하 이후가 관건

8일 열린 한국은행 국정 감사에서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제법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이주열 총재는 '다음주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춰 완화적 운용 스탠스(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은 총재가 국감장에서 직접적으로 금리를 인하한다, 혹은 동결한다고 답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같은 답변은 금리 인하 기대감을 정당화시켜 준 발언이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8일 오후에도 이 총재는 금리결정과 관련, "시장의 기대를 알고 있다. 지금은 경기회복세에 초점을 맞춘다는 시그널을 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금통위원들이 협의해야 하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다만 채권시장에선 10월 인하 가능성을 가정하고 움직여왔기 때문에 이번 인하 이후가 중요하다는 입장이 많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다음주 기준금리 인하는 다들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인 1.25%에서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더 내려갈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밝혔다.

금통위가 다음주 금리를 내린 뒤 추가적으로 어떤 시그널을 줄지가 관건이다.

이 총재도 "시장도 10월 이후 (금리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 주도면밀하게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기 상황이 안 좋은데다 물가상승률이 낮게 나오다 보니 이틀전 국감장에선 한은에게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금융안정 문제도 부차적이며, 한은이 물가안정목표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이주열 총재는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저물가가 중앙은행으로서는 불편하다. 통화정책을 크게 사용할 때 부작용도 거론된다"고 했다.

다음주 금리 인하 시 기준금리는 1.25%로 2016년 6월에 기록한 사상 최저치가 된다.

이후 금리인하 여력이나 유효하한과 관련한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대부분 다음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25bp 인하를 예상한다"면서 "하지만 이후 추가 인하와 관련해선 논란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해서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 향후 금리인하 속도 관련해선 디플레이션 우려 확산 여부 중요

이주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이 7월 전망인 2.2%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대 성장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적극 답하지 않으면서 7월 전망치는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 2.5% 달성 가능성에 대해선 "더 짚어본 후 말씀 드리겠다. 하방리스크는 있다"는 정도의 답을 했다.

더 큰 관심은 디플레이션 우려였다. 국회의원들은 질문 준비 부족 탓인지 앞 사람이 물었던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질문을 뒷 사람이 계속 반복했다.

이 총재는 우선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에 따른 디플레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올해 물가상승률을 0%대 중반으로 예상하면서 내년엔 기저효과가 없어지면서 물가상승률이 1%대로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총재는 또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 농산물 기저효과와 복지정책 영향만 제거해도 물가는 1%대"라고 밝혔다.

최근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은 공급 쪽 요인이 컸던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물가가 한, 두 달 더 마이너스를 보이더라도 이후 상황 반전이 예비돼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정부의 복지정책 영향이 컸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정부 정책을 통해 관리물가가 낮게 나올 경우 통화정책 운영에 애로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디플레 징후가 강해지면 한은 통화정책 역시 더 적극적인 형태로 달라질 수 있음을 시시했다.

총재는 우선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디플레를 가정해서 답을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런 뒤 "디플레 우려가 있으면 재정, 통화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시금 '현재로선' 디플레이션 우려가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자 했다.

총재는 "디플레이션 초기단계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향후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반등이 한계를 보일 경우 정책금리 유효하한에 대한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국내 정책금리의 유효하한과 관련해 선진국이 0%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고 우리가 그보다 좀 높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 경기사이클만 보면 납득 쉽지 않았던 금리정책...그에 대한 해명과 비판

이주열 총재는 최근 수년간 금리정책이 경기순환과 어긋났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사후적으로 판단되는 '경기 사이클'을 가지고 기존 금리정책이 틀렸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실물경제 뿐만 아니라 금융안정, 그리고 정책의 효과와 비용을 다 감안해서 한다"고 말했다.

총재는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사후적으로 판단하는 경기순환의 정점과 저점을 기준으로 정책이 적절했느냐를 판단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면서 "경기순환기일은 2~3년 후 사후적으로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2013년 이후 경기가 확장기에 접어 들었을 때 한은이 금리를 계속 내렸고, 최근(2017년, 2018년) 경기가 하강기에 접어들었을 때 금리를 올렸다는 식의 비판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또 경기 사이클 자체의 한계나 주관성을 지적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총재는 "실제 2016년 상반기까지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했다.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까지 내린 바 있다.

총재는 거듭된 경기 하강국면에서 돈줄을 죄고 상승 국면에선 돈줄을 풀었다는 비판에 대해 "GDP 순환변동치를 보면 2017년을 꼭 정점으로 보기는 (그렇다)"고 했다.

지난 달 통계청은 제11순환기의 경기 고점을 발표한 바 있다. 판정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에서 벗어났던 2013년 3월을 저점으로 역대 최장기간인 54개월 확장된 후 2017년 9월에 정점을 찍고 이후 하강기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경기 상승기에 기준금리를 내리고, 경기 하강기에 금리를 올린 것이다. 사이클만 보자면 한은은 경기 상승기 동안 금리를 계속 내리다가 경기가 하강기에 접어든 뒤인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 금리를 인상한 뒤 올해 7월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했다.

또 그간 금융시장에선 한은의 정책결정이 '후행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아울러 일각에선 2016년 6월까지 금리를 적극적으로 내린 게 최근까지 이어지는 서울 아파트 급등의 불쏘시개가 됐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아무튼 경기 사이클과 어긋난 한은의 금리결정에 대한 비판은 적지 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솔직히 한은의 금리정책은 뒷북으로 보는 게 맞다"면서 "한은이 입으로는 선제적으로 금리정책을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후행적이었다는 게 경기사이클에서도 증명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재가 나름대로 금리결정의 이유를 설명했지만 변명에 불과하다"면서 "또 정치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이라고 말했지만, 그간의 금리결정을 보면 그 역시 사실을 왜곡하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사실 금리정책은 할 만큼 했다고 본다. 여기서 금리 내린다고 그것 때문에 경기가 좋아질 리는 만무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경기는 안 좋은데, 서울 아파트만 폭등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5억원대였던 서울아파트가 8억원 이상으로 폭등한 상황에서 지속되는 금리인하는 부작용만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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