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된 반면 사우디 당국의 석유시설 조기 복구 예고로 단기 공급 차질 우려는 완화됐다”며 “중동 긴장 고조 속 유가 변동성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지난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3달러까지 급등한 이후 다시 60달러를 밑돌아 58.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 가격도 63.04~71.95달러에서 거래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황 연구원은 “중동지역 군사적 충돌 우려가 다소 낮아진 가운데 사우디 당국과 아람코도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9월 말까지로 예고된 사우디 주요 석유시설 완전가동 여부을 주목, 유가도 안정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황 연구원은 “중동 긴장의 근본 원인인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 상존해 하반기 이후 강한 유가 하방 경직성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WTI 가격은 배럴당 50~65달러 구간을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미국은 전년 말부터 최대 산유국으로 등극, 비로소 석유시장 헤게모니(최대 소비국이자 산유국)까지 보유하게 됐다”며 “결국 유가도 미국 에너지 정책이 추구하는 수준(WTI 50~65달러) 내에서 통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감산, 이란 제재 강화 속 호르무즈 해협 봉쇄, 중동 긴장 고조 등 유가 상승 재료들이 다수 부각된 바 있다”면서 “유가 변동성이 높아질 때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생산과 소비 매커니즘이 작동해 중기 유가 안정화를 도모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