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는 역사적 최저치를 경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중, 한일 갈등이 주식시장에 균열을 일으키면서 채권시장은 지난 주 후반부터 랠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위안 환율이 역외에서 7.1위안을 넘어서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더욱 고조되자 안전자산선호가 급격히 달아 올랐다. 트럼프닫기

결국 미국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하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9225위안으로 고시한 뒤 파장이 커진 상태다. 고시환율이 6.9위안을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었다.
이후 달러/위안이 7위안은 넘자 인민은행은 "위안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선 것은 미 보호주의와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관세 조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강 인민은행 총재는 "현재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과 시장 수급을 감안했을 때 합리적 레벨에 해당한다"고 말해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관료들이 중국의 이런 조치에 반발한 뒤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자국 통화의 가치를 거의 역대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이것은 '환율조작'"이라며 "연준은 듣고 있나.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을 계속해서 약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강 인민은행 총재가 달러/위안이 7위안을 넘은 것을 '미국 보호주의와 관세 탓'이라고 말한 뒤 미국이 격하게 반응한 것이다.
글로벌 안전자산선호는 보다 힘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주가 폭락, 금리 급락이 계속 되고 있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13.34bp 하락한 1.7119%, 국채30년물은 12.71bp 떨어진 2.2554%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3.65bp 내린 1.5733%, 국채5년물은 13.2bp 내린 1.5245%를 나타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내 75bp 이상 추가 금리 인하 확률을 50% 이상으로 가격에 반영했다. 지난주 5%에 그쳤던 9월 인하 확률도 40% 가까이로 급격히 높아졌다. 3개월과 10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도 장중 한 때 28bp 넘게 벌어지면서 2007년 이후 최대로 역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금리 급락 여파로 사흘 연속 하락했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7.58로 전장보다 0.51% 낮아졌다. 스위스프랑, 엔화 같은 안전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1.74% 급등한 7.0974위안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7.1001위안으로까지 가기도 했다.
글로벌 안전선호무드가 달아오면서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드디어 -0.5% 아래로 내려갔다. 분트채 금리는 1.85bp 하락한 -0.5166%까지 내려갔다.
다우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767.27포인트(2.90%) 급락한 2만5717.74를 기록하했다. 장중 950포인트나 급락하기도 했다. S&P500지수는 87.31포인트(2.98%) 하락한 2844.74, 나스닥은 278.03포인트(3.47%) 내린 7726.04에
거래됐다. 다우는 5일째, S&P500과 나스닥은 6일째 하락한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이날도 변동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이 급기야 환율전쟁으로 비화되는 듯한 양상이어서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전일 역내 달러/위안이 10년 남짓 만에 처음 7위안을 넘어서고 달러/원이 1210원선까지 뛰어넘으면서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다. 코스닥은 신라젠 연속 하한가 등 바이오주 악재까지 겹쳐 7% 넘게 폭락하는 보기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국내 중기구간 이상의 채권, 스왑 금리들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달리는 말에서 먼저 내리기 곤란하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 레벨부담 속에서도 먼저 팔지 않겠다는 목소리들도 적지 않은 것이다.
미중 분쟁, 한일 분쟁 속에 채권시장에선 이제 기준금리 1% 정도는 확보한 것 아니냐는 인식도 강해졌다.
금리 스프레드가 크게 좁아져 있지만, 그래도 추가적인 하락룸과 한국경제 비관론 등을 고려해 장기채 금리가 추가 하락 여지를 좀더 적극적으로 찾을 것이란 관측도 많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