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이날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주요내용'은 국내금융기관 전반으로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도 복원력이 양호했지만, 개별 금융기관 차원에서는 일부 업권에서 자본비율이 규제기준보다 낮아지는 금융기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보험회사, 증권회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이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비은행금융기관에서 은행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와 국내 주택가격 하락은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고, 이에 지난해 구축한 전체 금융업권 대상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을 활용하여 동 충격에 대한 금융기관의 복원력을 점검했다고 소개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금융업권에서 자본비율이 큰 폭 하락하지만 규제기준은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회사 및 증권회사는 회사채수익률, 주가 등 자산가격의 변동에 따른 시장손실 증가가 나타났고, 은행, 상호금융조합 및 저축은행은 대출 부도율 상승에 의한 신용손실 증가 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회사는 경기 둔화에 따른 카드수수료 이익 감소 등이 자본비율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권내 그룹별로 세분화하여 살펴보면, 은행의 경우 지방은행의 자본비율이 시중은행보다 크게 낮아지며 증권회사의 경우 대형 증권회사의 자본비율이 중소형 증권회사보다 더 큰 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 금융기관, 기업들 신용위험 선제적 관리하고 손실흡수능력 제고해야
금융기관들이 기업 신용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특히 수출업종 기업의 경우 향후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경영상황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의 채무상환능력 추이를 살펴보고 미‧중 무역분쟁 심화, 글로벌 성장세 둔화 등 향후 경영여건 변화에 따른 영향을 분석했다고 소개했다.
최근 기업 경영상황 변화를 보게되면 지난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7%로 조선, 가계장비, 철강 등 주요 제조업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전년(7.4%) 대비 큰 폭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 매출액 증가세 둔화가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2018년중 7.0%로 전년(7.4%)에 비해 낮아졌으며, 특히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할 경우 5.2%로 2015년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지난해 5.9로 전년(6.3)에 비해 낮아졌으며, 특히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할 경우 3.9로 2015년(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7.5(전기전자 업종 제외 시 4.6), 중소기업은 2.5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익성 저하, 차입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수익성은 2015~17년중 이자보상배율의 큰 폭 상승에 기여하였으나 2018년 들어 동 배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레버리지는 그간 기업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동 배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2018년 들어서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됐으나 동 요인의 기여도는 하락했다.
평균차입비용은 그간 시장금리 하락 등에 따라 동 배율 상승에 기여하였으나 지난해에는 동 배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영여건 악화에 따른 매출 충격이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이 2018년 대비 평균 3% 감소하는 것으로 가정해 주력 수출업종 기업은 6%, 여타 기업은 1% 감소하는 것으로 충격이 차별화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2015년을 소폭 하회하는 수준을 나타냈다.
채무상환능력을 보면 이자보상배율은 2018년 5.9(대기업 7.5, 중소기업 2.5)에서 매출 충격 시 5.1(6.6, 2.2)로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업황이 부진했던 2013~15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은 2018년 32.1%에서 매출 충격 시 37.5%로 높아졌으며, 이들 기업에 대한 여신 비중은 32.1%에서 38.6%로 상승했다.
■ 보증부 가계대출시장, 금융안정 측면 리스크 제한적..가계부채 누증요인 작용은 유의해야
보증부 가계대출의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며, 보증기관들의 경영건전성도 과거에 비해 개선되는 등 보증부 가계대출시장의 금융안정 측면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한은이 밝혔다.
한은은 "보증부 가계대출이 대출 및 보증 요건의 완화적인 적용 등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가계부채 누증요인으로 작용*하였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은행 가계대출 증가액 중 보증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45.7%, 2018년 52.8%로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보증부 가계대출에 대한 편중이 여타 생산적인 부문으로의 자금 공급을 제약해 신용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보증부 대출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해 옴에 따라 주택시장 급변 등의 상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공적기관을 통한 과도한 보증부 대출의 취급이 은행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저하시키고 개인들의 신용관리 유인도 떨어뜨려 금융시스템 안정성 및 금융소비자 보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