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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DB손보, RPA로 임직원 업무효율 고공비행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6-10 00:00

주 52시간제 대비 업계 속속 도입
AI설계사 예고…시공간 제약 탈피

삼성생명·DB손보, RPA로 임직원 업무효율 고공비행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다음 달인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보험업계 전반에 본격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보험업계가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한 로봇·인공지능 기술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화재가 보험업계 최초로 로봇이 단순업무를 대신하는 업무자동화 시스템(RPA. Robot Process Automation)을 도입한 뒤로, 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을 비롯한 손보사들부터 삼성생명·미래에셋생명·오렌지라이프 등 주요 보험사들이 앞다투어 RPA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보험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생명은 지난해 10월 RPA를 도입한 이후 50여개에 육박하는 업무에 이를 적용, 연간 2만4,000시간을 절약한 바 있다.

현성철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경영 각 분야와 현장영업에 디지털 기술을 과감하게 적용해 고객과 직원들 모두 디지털혁신을 체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올해를 ‘디지털 혁신의 원년’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RPA 프로젝트 초기에는 직원들 대다수가 RPA라는 용어조차 낯설었으나 이같은 디지털혁신의 기치 아래 갈수록 관심 및 협조가 확산됐다.

각 부서들이 개발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워크숍을 실시했고,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출해 300여개의 RPA 후보 과제가 선정됐다. 이에 1차적으로 50개의 과제를 선정해 우선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RPA가 정착되자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단순·반복업무가 줄어들자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결과 사내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도 96점, 향후 RPA 적용 의향 조사에서 94점을 점수를 받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RPA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현재 사내공모를 통해 추가 운영인력을 선발하고 2개월간의 역량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에도 기존 50개 업무에 더해 추가로 50개 업무를 자동화해 직원들의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이상호 삼성생명 디지털추진팀장은 “2021년까지 600개 과제 수행으로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자체 개발한 딥OCR·챗봇 기술과 연계해서 지능형 RPA로 고도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보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 역시 최영무닫기최영무기사 모아보기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RPA와 AI를 비롯한 ‘업무 자동화’에 한창이다.

최 사장은 RPA와 AI 기술 등을 보험금 지급 심사 업무에 적용, 전사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단순업무 시간을 크게 절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조직 내부적으로 불필요한 야근이나 잔업이 줄면서 임직원 만족도도 크게 신장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DB손해보험 역시 RPA 전문기업 아주큐엠에스와 함께 지난 2018년 말부터 올해 4월초까지 1차 RPA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현재 DB손해보험에서는 △보고서작성 △계약관리 △전자문서관리 △자료수집 △모니터링 △지수업데이트 등의 업무를 RPA를 통한 자동화 업무로 전환했다.

DB손보는 이를 통해 전사적으로 연간 약 2만9,000시간이 절감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2월 RPA를 업무에 본격적으로 도입했던 오렌지라이프는 전체 업무처리 속도가 평균 51% 향상되는 효과를 얻었으며, 미래에셋생명 역시 지난달 7일 전사 35개 업무 43개 프로세스에 RPA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을 끌었다.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역시 RPA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주식회사 ‘에임스’는 RPA(로봇 자동화 시스템)과 텍스트 마이닝 등의 기술을 접목시킨 솔루션인 ‘오토딧(Autodit)’을 선보였다.

오토딧 솔루션은 pdf 파일로 된 보험사의 약관을 시스템에 업로드 하면 텍스트 마이닝 등으로 보험금 계산, 착오지금 알고리즘을 생성하는 시스템이다.

점검 담당자가 오토딧 솔루션을 통해 1차적인 지급 심사를 마친 뒤, 세부적인 내역을 재검토함으로써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이고 보험금 착오 지급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식이다.

에임스 임종윤 대표는 “금융 관련 민원 중 60%가 보험 관련 민원이고 이 중 80%가 보험금 청구와 지급, 시점에 발생되는 민원”이라며 “보험 지급 상품 다변화와 지금 절차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오류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오토딧을 통해 보험금 지급 심사 담당자들의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소비자들 역시 보험에 대한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RPA 시스템 도입은 단순히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만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단순 업무를 줄임으로써 임직원들이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보조 바퀴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평했다.

삼성생명·DB손보, RPA로 임직원 업무효율 고공비행
◇ 보험사 업무 영역 넘어 ‘인공지능 설계사’까지 출현 예고

그런가하면 올해는 보험사 직원의 업무 영역만이 아니라, 보험업의 꽃으로 통하는 보험설계 현장에 대한 AI 도입도 추진될 예정으로 시선이 모인다.

DB손해보험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AI설계사를 통해 보험가입 서비스에 나설 전망이다.

DB손해보험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가 보험가입 상담부터 계약체결까지 전 과정을 인공지능(AI)이 진행하는 페르소나시스템의 ‘AI인슈어런스 로보텔러’를 ‘혁신금융서비스’에 포함시킴에 따라 DB손해보험은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해 내년 1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DB손해보험의 암·운전자 보험에 결합, 이를 통해 로봇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인공지능 설계사의 등장은 소비자들이 주말을 포함해 24시간 언제라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단, DB손보는 이 서비스의 최대 모집 건수는 연간 1만 건으로 제한되고, 체결된 계약 모두에 대해 통화 품질 모니터링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모든 민원이나 분쟁, 소송 등은 DB손해보험이 1차로 책임진다.

이 같은 ‘인공지능 보험 설계사’는 이미 지난 2016년 9월 미국에서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미국 보험 스타트업인 레모네이드사는 AI와 챗봇을 도입해 앱으로만 보험 가입과 보험금 수령까지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고 피해를 앱으로 신고하면 3초 내 지급될 보험금이 계산되고 3분 안에 지급이 끝나는 식이다. 이를 통해 레모네이드사는 창립한지 5년도 채 지나지 않아 약 5억 달러가 넘는 기업 가치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 보험설계 및 가입유도는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비용을 절감해야 할 보험업계가 일찍부터 주목하던 이슈였다.

이미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을 포함한 대다수의 보험사들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등을 활용한 챗봇(인공지능 상담사) 시스템을 널리 이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카카오톡이나 ARS,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굳이 인간 상담사와 통하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보험 상담이나 설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삼성생명·DB손보, RPA로 임직원 업무효율 고공비행
◇ IFRS17 대비 허리띠 졸라매는 보험업계, “RPA가 ‘고용불안’ 초래할 것” 우려도

이처럼 보험업계 전반에 자동화 바람에 거세게 불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RPA 및 AI설계사의 등장이 역으로 업계의 고용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보험업계는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 (K-ICS)에 대비해 비용 절감 등 몸집 줄이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재무건전성 상황이 좋지 않은 일부 회사는 지점 통폐합이나 임직원 희망퇴직 등을 받아가며 고육지책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개발과정을 제외하고 본격적으로 정착될 경우 별도의 인건비가 들지 않는 업무 자동화와 인공지능 설계사 등이 도입되면 인간 직원이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심심찮게 나온다.

실제로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는 설계사가 필요없는 다이렉트 채널의 비중이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다이렉트시장이 전체 자동차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1%로 전년 동기 37.2%에 견줘 2.9%p 늘었다.

물론 아직까지 이 같은 지적을 ‘기우’라고 평가하는 목소리도 많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업은 다른 업권에 비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이 많을 수밖에 없어 로봇이 할 수 있는 분야와 인간이 할 수 있는 분야가 확실하게 나눠져 있다”고 평가하는 한편, “물론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추후에는 전문성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자동화 기술의 안정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뜩이나 불완전판매가 많아 금융 신뢰도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보험업에서 인공지능 설계사가 등장한다면 이러한 민원이 더욱 늘어날 소지가 있고, 반대로 인공지능 설계사를 악용해 보험사기를 벌이려는 집단도 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DB손해보험의 혁신금융서비스 사례에서는 민원이나 분쟁에 대해 DB손보 측이 1차적인 책임을 질 것이라고 공표했지만, 서비스가 상용화돼 모든 보험사나 보험대리점(GA)에 인공지능 설계사가 출현한다면 보험사기 등의 문제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상용화된 단계도 아니고, AI 설계사가 등장하더라도 기존 대면채널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므로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보안 문제를 비롯해 소비자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수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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