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저축은행들은 그 지역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등이 주된 거래처다. 지역 주력 산업이 침체된다면 그 지역을 영업 기반으로 삼는 저축은행도 동반하락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최근 특히 경제가 위축된 경남, 김해, 창원 등의 지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부영주택의 창원 ‘월영부영아파트’는 4298가구가 모두 미분양이었다. 미분양 매물의 증가는 중소건설업체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방 저축은행의 근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역 주력 산업 불황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한꺼번에 닥친 것도 무시할 수 없어 불안하다"며 "주변 저축은행들도 그렇고 올해는 리스크 관리에 이전보다 신경을 많이 쓰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지방 저축은행이 이런 상황이다 보니 수익성은 곤두박질이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대구, 경북, 강원 지역 저축은행들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지난해 9월 0.9%를 기록하며 1%대 밑으로 떨어졌다. 광주, 전남, 전북과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저축은행들은 1.5%로 대구, 경북, 강원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가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도 상위 대형 저축은행이 견인한 것이다. SBI·OK·웰컴·한국투자·유진 등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3846억원으로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순이익 1조1185억원 중 34.3%를 차지한다. 지방 저축은행이 당면한 영업 환경이 당장 개선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축은행 업계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 지방 중소 저축은행은 수년 간 좋지 않았던 지역 경기 탓에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현상이 유지된다면 지방 저축은행의 위기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