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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 여신금융협회 회장] 빅데이터 시대의 금융혁신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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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4-22 00:00

이종데이터 융합 가능 환경 조성 필요

정보 인정 데이터 기반 금융환경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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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 여신금융협회 회장] 빅데이터 시대의 금융혁신
[김덕수닫기김덕수기사 모아보기 여신금융협회 회장]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데이터 중심 사회로의 진화가 미래에 ‘데이터교(敎)’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썼다.

미래에는 인간의 직관과 판단력보다 데이터 결과와 알고리즘이 더욱 신뢰받을 것이라는 우려의 표현이나, 그 전제에는 데이터의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내재해 있다.

‘빅데이터 시대’는 이제 현실의 수식어가 됐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까지의 모든 일상이 데이터로 기록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가 삶을 통해 만들어낸 엄청난 양의 데이터는 ABCD(인공지능·블록체인·클라우드·빅데이터) 기술 환경의 기반이 되어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일상의 경험을 바꾸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디지털 시대를 작동시키는 기본 단위가 데이터인 만큼, 앞으로 비즈니스의 성패는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라고 불리는데, 이 표현에 빗대자면 신용카드사가 보유한 결제 데이터는 원유 중에서도 고급 양질 원유에 속한다. 불순물의 함유량이 적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 기록과 달리, 소비 기록에는 거짓이나 과장이 들어설 여지가 적다.

게다가 하루 카드 결제 건수가 오천만 건에 달하니, 정확하고 검증된 고품질의 데이터가 매일 오천만 개씩 쏟아지는 셈이다. 활용 범위도 유통, 부동산, 제조, 건설 등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아무리 순도 높은 원유가 묻혀 있더라도 꺼내어 활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현재 카드사들은 자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컨설팅 및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각종 법·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데이터 활용 수준이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는 카드사뿐 아니라 모든 국내 금융회사가 직면한 현실이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발표한 ‘빅데이터 사용 및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빅데이터 활용 수준은 63개국 중 31위로 중국(12위), 인도네시아(29위)보다 뒤처진다.

해외 선진국들은 빅데이터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개인정보 규제를 적극적으로 정비하면서, 금융 데이터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을 표방하고 ‘금융권 빅데이터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며 금융 데이터 활용의 길을 틔우고 있다.

가명정보 개념을 정립한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정부의 데이터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국내 금융회사들도 더욱 다양한 데이터 기반 사업들을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데이터 기반의 금융 환경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정보가 개인이 지닌 중요 자산이라는 인식부터 정립돼야 한다.

이에 따라 정보의 소유, 개발, 관리, 분석에 대한 권리와 비용의 개념이 명확히 확립되어야 시스템의 존속이 가능하다.

데이터 기반 환경은 ‘데이터가 원활히 유통하는 환경’을 전제로 하는데, 자산으로서의 정보 개념이 부재하면 정보권을 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할 동기가 없어져, 데이터 유통 환경 자체가 형성되기 어렵다.

게다가 보안 측면에서도 정보의 자산성 확립은 중요한 문제다.

정보의 가치를 인정하는 토대가 밑받침되어야 데이터 관리와 보안 유지, 전문인력 투입과 시스템 마련 등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이 소모적인 비용이 아닌 필수적인 투자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데이터 활용의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종 데이터 융합이 가능한 환경 조성 또한 필요하다. 최소한 계열사 및 동종 업계 내 데이터의 이용은 보다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는 전혀 다른 데이터와 연결될 때 의미가 더욱 깊어진다. 더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 더 세밀한 신용 평가, 더 진화된 연체 관리, 이를 통한 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려면, 정보의 가치가 증폭될 수 있는 데이터 환경 조성이 필수다.

데이터가 몰고 오는 디지털 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다. 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되거나 사라질 것이다.

전 세계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화두에 집중하는 건 차별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다.

온라인 시장 조사기관인 포레스트 리서치는 2020년까지 모든 기업이 ‘디지털 포식자’나‘디지털 희생양’중 하나의 운명을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의 경우 카드수수료 인하와 대출규제 심화 등의 업황 악화가 맞물리면서, ‘디지털 전환’은 현 위기 극복을 위한 더욱 절실하고도 불가피한 과제가 됐다.

거의 모든 카드사들이 올해 경영 키워드를 ‘디지털 금융’으로 내걸고, 빅데이터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데이터 기반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다. 이로써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의 생존 전략이라지만, 사실 디지털 금융환경에서 가장 혜택을 보는 건 금융소비자다.

금융서비스의 중심축이 금융회사에서 금융소비자 개개인으로 이동하는, 금융서비스의 탈중심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소비자 편의가 증대하고, 이전에는 금융시장에서 소외되었던 사람들까지도 금융의 혜택을 받게 되면 이는 금융회사에도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 명약관화하다.

관건은 데이터 기반의 금융 환경을 얼마나 제대로 구축하느냐다. 정보의 가치를 인정하는 분위기와 금융데이터 특성에 맞는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적절한 제도 개선이 함께해야 디지털 금융이 신뢰를 얻는다.

빅데이터 시대의 금융혁신이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모두가 윈-윈하는 선순환의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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