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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준의 정책 스탠스 변화..한은의 변화를 이끌까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1-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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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연준 홈페이지

자료=연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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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국의 올해 첫 금리결정회의에선 기준금리는 예상대로 2.25~2.50%에서 만장일치 동결됐다. 연준은 좀 더 도비시해졌으며,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추가 인상에 '인내심'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경기 판단은 누그러졌다. FOMC는 성명서에서 '점진적 추가 인상' 문구를 삭제하고 경제에 대한 판단을 '강력한(strong)'에서 '견고한(solid)'으로 낮췄다. 그런 뒤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판단도 낮췄다.
연준은 "시장에서 측정한 인플레이션이 최근 수개월간 떨어졌다"면서 "글로벌 경제·금융 양상 및 억제된 인플레 압력을 감안해 향후 금리정책 결정에 인내심을 보이겠다"는 문구를 새롭게 삽입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겠지만 견조한 수준은 이어질 듯하다. 일부 모순되는 신호가 있는 만큼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인내심 있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인플레이션이 잠잠해지면서 금리인상 근거도 다소 약해졌다"며 "양적긴축 역시 더 일찍 종 료될 가능성이 있다. 연준 보유자산이 기존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 美증시, 주식·채권 모두 강세 구가

이번 FOMC에서 연준이 도비시하게 나올 것이란 예상은 일반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반응 정도는 컸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예상보다 더 도비시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우지수는 434.90포인트(1.77%) 오른 2만5014.86, S&P500지수는 41.05p(1.55%) 상승한 2681.05, 나스닥은 154.79p(2.20%) 급등한 7183.08을 기록했다.

주요 주가지수가 모두 1.5% 이상 급등한 가운데 채권은 단기물 위주로 강세를 이어갔다.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3.06bp 하락한 2.6806%를 기록해 2.6%대로 내려갔다. 최근 2.7%대 초중반에서 숨고르기를 한 뒤 이벤트를 계기로 2.6%대로 하락한 것이다.

미국채30년물 금리는 1.2bp 하락한 3.0313%, 국채5년물은 5.69bp 떨어진 2.4849%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6.04bp 빠진 2.5121%까지 내려갔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이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6% 정도로 낮춰진 데서 보듯이 단기선물은 상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으로 봤다.

주식, 채권 등 증시가 강세를 구가한 가운데 달러화 가치도 FOMC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장보다 0.44% 내린 95.39에 거래됐다.

■ 예상 많이 되긴 했지만...성명서 상에서 태도 크게 바꾼 연준

작년 11월 이후 연준이 빠르게 비둘기로 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금융시장의 요구에 백기를 든 상황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아무튼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 조짐 속에 연준이 '인내심'을 강조하면서 상당기간 미국 금리는 동결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연준이 이제는 포워드 가이던스 체제에서 벗어나 경제지표에 의존하는 쪽으로 발길을 돌린 모습이다.

지난 12월 FOMC 성명서 등과 비교할 때 한 달 사이에 연준은 상당히 큰 변화를 겪었다. 물론 이 변화는 최근까지 계속된 연준 인사들의 도비시한 발언에 담겨 있었다.

시장이 연준의 큰 변화를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 금리 낙폭이 컸던 데엔 통화정책 스탠스가 확실히 바뀌었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캐빈 기디스 레이몬드제임스파이낸셜 채권 총괄자는 "시장이 예상하고 기대하던 모든 내용을 이날 연준이 언급해줬다"면서 "적어도 주식시장 관점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 인내심을 강조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권시장은 여전히 동요하지 않은 채 연준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여기는 모습이었다"면서 "우리는 연준이 6월까지는 금리를 조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아마도 다음 인상 시기는 9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권왕 제프 건드락은 연준의 스탠스 전환에 대해 '금융시장 요구에 대한 굴복'이라고 평가했다.

전체적으로 연준이 올해 금리를 한 차례 정도 더 올릴 수 있지만, 지속적인 동결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연준이 이번 회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바뀌었다는 진단이 많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채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은 훨씬 완화적으로 이동했으며 시장의 우려로 남아있던 양적긴축 정책도 조기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문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 결정문의 중요한 변화로 △ 현재의 경기 여건 판단이 ‘강한(strong)’에서 ‘ 견조한(solid)’ 으로 후퇴한 점 △ ‘일부 추가적 점진적인 인상(some further gradual increases)’ 문구가 삭제되며 기준금리 결정에 상당한 유연성을 발휘한 점 △ 2016년 9월 성명서부터 매번 삽입되어 온 ‘경제전망 관련 단기적인 위험이 균형잡힘(roughly balanced)’ 문구가 2년 4개월만에 삭제된 점 등을 꼽았다.

특히 △ 향후 금리 조정 시 인내심을 보일 것(will be patient)’ 문구가 새로 등장한 점 등은 중요한 변화라고 밝혔다.

양적 긴축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점 등도 눈여겨 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그 기준은 △ FF금리 통제를 위해 충분한 준비금을 보유한다는 점 △ 향후 경제 상황이 요구할 경우 금리 조정은 물론 대차대조표의 규모와 구성을 변화시키는 정책을 가동할 수 있는 점 등이라고 짚었다.

■ 연준의 변화..한은의 변화 이끌 수 있을까

한국은행의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는 지난 주 금통위를 통해 '금리인하를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줬다.

한은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0.1%p, 0.3%p 낮춘 2.6%, 1.4%로 제시했지만, 이 총재는 지금의 통화정책 역시 충분히 완화적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금융안정을 균형있게 고려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한은이 정책방향과 관련해 '연준 통화정책 변화'를 주요한 변수로 보고 있는 만큼 변화 여부도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시사는 한은의 통화정책 부담 완화 등 국내 채권시장의 강세 모멘텀"이라고 진단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부담도 완화됐다는 것이다.

신 연구원은 "현재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75bp지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로 역전 폭이 추가로 확대될 여지가 줄었다"면서 "한때 100bp 내외까지 역전됐던 한·미 국채 10년과 2년 금리도 60bp대로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아직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확신하기 어렵고, 한은도 작년 11월말 금리를 올린지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아 한은이 당장 스탠스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인식도 강하다.

하지만 정책방향을 크게 바꾼 연준과 국내 경기 모멘텀 둔화가 맞물릴 경우 한은도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란 예상도 보인다.

은행의 한 딜러는 "우리는 금리를 인상한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다. 당장 한은에게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점으로 가게 되면 국내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피어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부동산 문제 등으로 금리를 올린 한은이 금융안정을 주시할 수밖에 없어 실제 한은의 인하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도 많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전일 수정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GDP 성장률을 2.4%로 예상한다. 이는 한국은행이 인식하고 있는 잠재성장률 수준(2.7% 내외)을 밑돈다. 또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실질 정책금리가 0.35%로 (+)의 영역에 진입한 것은 금리인하 기대를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경기와 물가 이외에 소득 증가율(4%대 후반)을 상회하는 가계신용 신장세(3분기 6.7%)와 대외여건 및 정책 불확실성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은행이 올해 금리인하를 선택할 개연성은 낮다"고 풀이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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