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타거나 물에 젖는 등의 손상으로 폐기된 화폐 규모가 지난해 약 4조2613억원에 달했다. 이를 새 화폐로 대체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639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8년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손상화폐 폐기액은 4조2613억원으로 전년(3억7693억원) 대비 13.05% 증가했다. 이는 폐기액 기준 역대 최대치다.
손상화폐 폐기액은 지난 2013년 2조2139억원, 2014년 2조9847억원, 2015년 3조395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후 2016년 3조1142억원으로 줄었다가 2017년 3억7693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폐기량 기준으로도 6억2700만장으로 전년(6억200만장)보다 2500만장(4.1%) 증가했다.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높게 쌓으면 총 62.5㎞에 달한다. 이는 롯데월드타워의 113배, 백두산 높이의 23배, 에베레스트산의 7배 수준이다.
지폐는 5억9000만장(4조2590억원)이 폐기됐다. 가장 많이 폐기된 지폐는 1만원권(3억3000만장)으로 전체의 55.4%를 차지했다. 이어 1000원권(2억2000만장), 5000원권(3000만장), 5만원권(1000만장) 순이었다.
주화는 3700만개(23억원)이 폐기됐다. 폐기 주화 중에는 10원화(2300만개)가 전체 61.6% 차지했다. 이어 100원화(900만개), 50원화(300만개), 500원화(200만개)가 뒤를 이었다.
일반 국민이 한은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한 손상화폐는 56억4000만원으로 전년(46억1000만원) 대비 22.4% 늘었다. 지폐는 5만원권(18억6000만원)이, 주화는 500원화(20억4000만원)가 가장 많았다.
보관을 잘못해서 손상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으로 인해 손상된 화폐는 교환액의 55%인 12억7000만원(2377건)이었다. 이어 불에 탄 경우가 7억8000만원(1103건), 세탁 또는 세단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에 의한 경우가 2억5000만원(1732건)이었다.
화재 등으로 지폐 일부 또는 전부가 훼손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새 돈으로 교환할 수 있다. 남은 면적이 4분의 3 미만에서 5분의 2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절반만 받을 수 있다.
불에 탄 지폐는 붙어 있는 재 부분까지 남아있는 면적으로 인정되므로 교환할 때는 불에 탄 상태의 모습이 최대한 유지될 수 있도록 재를 털어 내거나 쓸어내지 말고 상자나 용기에 담아 운반하는 것이 좋다. 금고, 지갑 등에 보관된 지폐가 불에 탄 경우에는 보관용기 상태로 운반하면 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