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95%(39.44포인트) 오른 2064.71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19일의 2078.84포인트 이후 20여일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지수는 0.44% 오른 2034.19포인트에 장을 출발해 점점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장중 한때 2.12%까지 상승률을 키우면서 2068.23포인트로 2070선을 넘보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850억원, 1420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이 5159억원을 순매도했다. 전기전자(4.25%), 철강금속(3.28%), 기계(3.14%), 운수장비(2.62%), 건설업(2.19%), 증권(1.94%) 등 업종지수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전기가스업(-3.89%), 통신업(-2.00%)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올랐다.
시가총액 1~2위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제히 3.94%(1500원), 7.43%(4400원) 뛰어올랐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0.23%), 현대차(2.93%), 삼성바이오로직스(0.26%), LG화학(0.72%), 포스코(POSCO, 4.07%), 네이버(NAVER, 2.31%) 등 시총 상위주 대부분이 올랐다. SK텔레콤(-2.36%)과 한국전력(-5.36%)만 하락했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과 기업실적 반등 낙관론 등에 힘입어 긍정적인 투자심리가 형성되고 있다.
세계 증시에선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7일부터 베이징에서 차관급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예정보다 기간을 하루 연장하면서 양국 입장차가 좁혀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미중 모두 무역 마찰에 따른 경제 부담을 체감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시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어닝 쇼크’를 시작으로 기업 실적에 대한 비관이 정점에 달한 가운데 반등을 기대하는 심리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날을 기점으로 코스피가 상승추세로 전환할지 여부에 쏠려 있다. 시장에선 대체로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온갖 악재가 반영 완료됐고 기업 실적 실망감도 극에 달한 만큼 우려가 완화되기 시작할 경우 빠르면 내달부터 국내 증시 기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를 시작으로 코스피 기업 이익이 감소 구간에 진입한다”며 “현재 전망치 상으로는 올해 하반기에 턴어라운드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안현국 한화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증시가 고점을 형성하기 전 어김없이 10주 연속 올랐고 금융위기 이후 증시 저점은 EPS가 처음 10주 연속 하락한 시기와 비슷하다”며 “현재 EPS 전망치가 10주 연속 하락한 가운데 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끝나고 1분기 말로 접어들면서 변곡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코스피가 2050포인트를 돌파한 건 기술적으로 볼 때 상승전환을 향한 중요한 변곡점을 넘은 것으로 분석 가능하다.
2050포인트는 작년 11~12월 코스피가 횡보하면서 박스권을 형성하던 당시의 수준이다. 2050포인트를 이탈한 이후에는 반등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저항선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12월 고점에서 그은 하락 추세선과 맞물리면서 코스피 반등을 제한해왔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미중 무역협상개시,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발언 등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와 함께 반등 시도에 나섰다”며 “중요한 분기점인 2050포인트 수준의 저항대를 넘으면 의미 있는 반등 국면이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