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5원 내린 1119.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2.3원 하락한 1118.0원에 출발해 오후 들어서는 1100원 중반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장 후반 낙폭이 제한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달러화 약세에 연동됐다. 장기 국채금리가 하락과 고용 등 미국 경제지표 부진 등이 달러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2.828%까지 떨어지면서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의 발언도 달러화 하락에 기여했다.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현재 중립금리 수준에 매우 가까이 와있다”며 “중립은 우리가 원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 흐름이 성장률 둔화 전망을 반영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여파로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불안감이 재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방 경직성을 나타냈다.
화웨이를 설립한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이자 화웨이의 CFO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은 지난 1일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간 미국 수사당국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해 이란 등 다른 국가에 제품을 판매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벌여왔다.
멍 부회장 체포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0일간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미·중 협상이 불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 세계 협력사들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관련 법률을 준수해 왔다"면서 "세계적인 비즈니스 협력관계가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멍 부회장의 체포 직후 성명을 통해 "캐나다와 미국의 사법 체계가 최종적으로 공정한 결론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관련법 등 소재국의 모든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