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수익률격차(스프레드) 역전이 경기침체 불안감을 자극한 가운데 미중 무역합의 여부를 두고도 의구심이 확산된 탓이다. 미국채 수익률의 두드러진 하락세에 금융업종이 5%나 굴러 떨어지며 폭락장세를 주도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9.36포인트(3.10%) 급락한 2만5027.07에 거래를 끝냈다. 지난 3월22일 이후 가장 크게 내렸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90.30p(3.24%) 낮아진 2700.07에 거래됐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83.09p(3.80%) 내린 7158.43을 기록했다. S&P500과 나스닥지수는 지난 10월10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주식시장 변동성지수(VIX)는 사흘 만에 반등했다. 전장보다 25% 급등한 20.55를 기록했다.
S&P500 11개 섹터 가운데 유틸리티를 제외하고 일제히 약해졌다. 미국채 스프레드 역전 우려로 금융주가 4.4% 급락했다. 교역에 민감한 산업과 기술주도 각각 4.3% 및 3.8% 떨어졌다. 재량소비재업종은 3.8%, 커뮤니케이션서비스업종은 3.1% 내렸다. 유가가 초반 오름폭을 반납한 가운데 에너지업종 역시 2.9% 낮아졌다. 유틸리티업종만 0.1% 올랐다.
개별종목 중 산업주인 보잉과 캐터필러가 각각 4.8% 및 6.7% 내렸다. 금융주인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티그룹은 각각 5.7% 및 4.7% 하락했다. KBW나스닥은행지수는 5% 낮아졌다. 아이폰 수요 둔화 우려로 애플도 4.5% 떨어졌다. 4년여 만에 분기 수주가 감소한 주택건설업체 톨브라더스 역시 1.6% 낮아졌다. 페덱스(-6.2%)와 UPS(-7.3%) 부진 속에 다우존스운수업종지수는 4.5% 떨어졌다. 모간스탠리가 아마존에어와의 경쟁 부담 증가를 경고한 여파다.
■뉴욕주식시장 주요 재료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엿새 연속 하락했다. 장중 한때 2.8%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5~2년물 스프레드 역전이 심화한 가운데 3~2년물 스프레드도 장중 역전이 발생했다. 미중 무역합의 낙관론이 줄어든 가운데 금리인상 종료가 임박했을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계속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경기낙관론과 점진적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시장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오후 3시40분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2.912%로 전장보다 5.8bp(1bp=0.01%p) 떨어졌다. 오후 들어 주가를 따라 2.879%로까지 낮아졌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1.6bp 내린 2.803%로 장을 끝냈다. 주가를 따라 2.782%에서 저점을 친 후 소폭 되올랐다. 물가전망 및 유가변동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3.163%로 9.1bp 급락했다. 5년물 수익률은 3bp 하락한 2.791%를 나타냈다. 3년물 수익률은 2.808%로 1.9bp 낮아졌다. 시장에서 경기침체 신호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10~2년물 수익률격차는 장중 한때 12bp로 좁혀졌다. 10년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3~2년물 스프레드도 한때 역전돼 마이너스(-) 0.1bp로 축소됐다. 지난 2008년 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일 역전이 발생한 5~2년물 수익률격차 역시 장중 -1.2bp로 좀 더 축소됐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미 경제가 계속 강할 듯하다”며 점진적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속적 경기확장 지원과 연방준비제도 이중책무 달성에 최선의 선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미 경제가 올해 3% 가량 성장한 후 내년에도 2.5%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다. 특히 고용시장이 더 강해지며 3.5%를 밑돌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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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휴전 호재가 나왔으나 세부사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미국산 자동차 관세에 대한 양국 이견도 큰 상황이다. 최근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 관세인하를 검토 중이라고만 전한 관영 차이나데일리 보도가 나왔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 ·제거하기로 이미 합의했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난 주말 트윗글과 맞지 않는 내용이다.
미중 무역전쟁 휴전 개시 시점을 두고 혼선이 빚어진 점도 투자자 신뢰를 떨어뜨렸다. 전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휴전이 내년 1월1일부터라고 밝힌 직후 이를 정정하는 미 관료 발언이 전해졌다. 그는 휴전이 이달 1일 이미 시작했다고 말했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