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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여전사 해외진출전략 재정립 필요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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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1-12 00:00 최종수정 : 2019-01-07 09:11

다양한 형태 현지 진출방식 고민할 때
묻지마식 신흥국 진출은 가급적 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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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사진: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여신전문금융회사(이하 여전사 지칭)의 해외진출 현황과 경영성과가 발표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해외진출현황을 살펴보면, 총 15개 국가에 37개 해외점포가 현지영업을 영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영업성과는 부진한 편이다. 2015년 이후 진출한 신규 해외점포의 경우 총 6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손실폭도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일부 여전사를 제외하고 아시아 신흥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영업실적이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사실 여전사들이 해외로 진출한 배경에는 국내 경영여건이 녹녹치 않은데 기인한다.

우선, 금리상승기로 접어든 국내 금융시장은 예금기능이 없는 여전사의 자금조달비용 상승을 가져오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가 금리상승기에 상당한 이자수익을 창출하는 데 반해,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카드채 또는 캐피탈채의 기대수익률 상승으로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리상승에 따른 취약차주의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자산건전성 악화로 인한 대손충당금 비용의 증가도 이익창출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또한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여전사의 대출사업 확장이 쉽지 않아 이익창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경영여건의 악화로 새로운 이익창출을 위해 해외로 나갔던 여전사들의 영업성과가 부진하다는 점에서 여전사의 향후 해외진출전략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로써 해외진출전략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차원에서 필자가 판단하는 몇가지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해외진출지역의 다원화가 필요하다. 현재 여전사들이 진출한 점포들의 약 78%가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권에 집중되고 있다. 물론 지리적, 문화적 근접성을 토대로 인근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려는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자칫 동일지역으로의 쏠림현상이 국내 여전사들간의 제살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이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시장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동남아 시장에 집중적으로 진출할 경우 국내 여전사들간의 경쟁심화로 인해 확보할 수 있는 수익의 몫이 제한될 수 있다.

또한 특정지역에 집중된 투자는 급속하게 주변국으로 전염되는 이른바 시스템 위기(system crisis)성격의 국제금융위기에 취약하다는 점도 제기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크고, 성장잠재력이 있는 새로운 글로벌 시장의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여전사 자체적으로 충분한 해외시장조사를 통한 시장발굴 노력과 함께 금융감독당국의 정보제공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금융감독당국 내부에서 해외진출조사를 위한 리서치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현지 인허가 획득을 위한 해외금융감독당국 초청 설명회 개최를 연례화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둘째, 차별화된 영업모델을 기반으로 해외진출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자동차 금융 등 소위 전속시장(captive market)을 가지고 있는 일부 캐피탈사를 제외하고, 대체로 해외에 진출한 여전사들의 경우 현지의 높은 예대금리차를 활용한 소액대출업에 주력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써 현지 금융기업들과 유사한 사업영역에 주력함으로써, 불가피하게 가격경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현지의 로컬 금융기업에 비해 시장정보력이 낮은 국내 여전사들의 경우 낮은 대출금리 제공을 통해 금융고객을 유치하려는 가격파괴식 영업전략은 자칫 기대이하의 이익창출에 머무를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여전사들이 최근 3년이내에 설립한 아시아 신흥국 해외현지법인들의 전년말 순손실 규모는 3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에도 현지 로컬금융기업과 동일한 영업모델을 가지고 경쟁할 경우, 이익실현 가능성은 상당부분 제한될 전망이다.

이러한 점에서 국내 여전사들의 영업모델 차별화가 필요하다. 국내 여전사들이 가지고 있는 핀테크 기반의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활용한 영업모델을 토대로 현지 시장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일례로 최근 폴란드 정부는 지하경제 타파차원에서 다양한 디지털 금융거래방식을 강조하고 있으며, 해당 지급결제시장 규모도 점차 증가하는 상황이다.

디지털 금융인프라 구축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국내 여전사들이 역량을 발휘하여 해당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셋째, 다양한 형태의 현지진출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전사들의 해외시장 진출방식을 살펴보면, 현지법인 또는 지점·사무소 설립을 통한 진출이 대부분이다. 성숙화된 국내 시장에서의 이익창출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한 해외진출을 고려한다면, 재무적 투자형태의 현지진출 방법도 신중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국내 여전사중 일부 캐피탈사는 세계 유수 금융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양호한 수준의 이익을 창출한 경험이 있다. 좀 더 많은 성공적 합작(joint venture)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으며, 해외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그린필드 투자(greenfield investment)위주의 진출방식에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현지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금융기업이 존재하거나, 선진화된 금융시장으로의 진출시 현지법인 설립보다는 합작투자방식의 진출전략이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그린필드 방식으로는 현지시장에서의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데 어려움과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현지고객 확보와 영업인허가 취득에 상당시간의 소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지법인 또는 지점형태로 진출한 국내 여전사는 소액여신금융업에 국한된 사업에 머물러 있으며, 주요 고객도 재외교민 또는 현지진출 국내 업체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자산증가와 다양한 현지고객확보에 제한을 보일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국내 여전사들의 금년 하반기 경영여건이 쉽사리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금리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상승 가능성이 높아 수익성과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익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해외진출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묻지마식 아시아 신흥국 중심의 해외진출은 가급적 지양할 필요가 있다. 해외진출은 국내보다 훨씬 더 큰 리스크가 존재하는 사업인만큼 진출지역 선정, 차별화된 영업방식의 개발, 진출방식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해외사업에서의 경영성과가 국내 수익성 감소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해외진출전략 재정립에 있어 금융감독당국과 여전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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