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아시아 주가가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주가가 회복할지 여부 등을 지켜보면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 때 3% 넘게 폭락하면서 2100선 아래로 급락하기도 했다.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를 이끄는 요소들이 많아 국내 주식시장도 맥을 추지 못한 것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 미중 무역 갈등, 이탈리아 예산안 문제, 영국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 대외요인에 국내적으로는 경기 비관론이 상당해 주식시장이 힘을 쓰지 못했다.
전일 코스피지수가 2.57%(55.61포인트) 급락한 2106.10을 기록해 간신히 2100선 위로 올라오긴 했으나 대내적인 악재들도 적지 않았다.
셀트리온이 테마섹의 블록딜 소식으로 7% 폭락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6.6% 급락하는 등 제약주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는 15% 가량 하락한 상태다. 작년의 급상승분을 반납하고 이젠 2100선, 2000선을 우려하는 시각도 커졌다.
시장에선 여전히 낙폭과대에 따라 주가가 싸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한국경제 비관론(기업실적 우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싼지 알 수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코스닥지수는 25.15p(3.38%) 폭락한 719.00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4자리 지수(1000)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던 때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코스닥을 띄울 것처럼 분위기를 돋궜으나 코스피보다 상황이 더욱 나쁘다.
작년 연말, 올해 연초 암호화폐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던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쪽박을 찬 가운데 주식에서 입은 손실 역시 만만치 않아 보인다.
국내 주식투자자들에겐 간밤 미국 주가지수가 급락하다가 장중 낙폭을 상당부분 만회한 게 이날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안전자산선호가 우위다.
미국채 시장은 주가 하락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주가가 저점에서 낙폭을 줄이면서 금리 낙폭은 줄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2.74bp 하락한 3.1690%, 국채30년물은 1.97bp 떨어진 3.3691%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91bp 내린 2.8791%, 국채5년물은 3.96bp 빠진 3.0120%를 나타냈다.
안전자산선호 속에 380억달러 규모의 2년물 미국채 입찰 수요도 양호했다. 응찰률이 267%로 지난 번의 244%보다 높았다. 낙찰수익률은 2.88%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젠 5년과 7년 입찰이 390억달러, 310억달러 규모로 실시될 예정이다.
아시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뉴욕 주가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결과적으로 미국채 가격도 올린 것이다. 상해종합지수는 전날 2.26% 급락한 2594.826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주가 급락과 3M 등의 실적 부진으로 뉴욕 3대 지수는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25.98p(0.50%) 하락한 2만5191.43, S&P500지수는 15.19p(0.55%) 떨어진 2740.69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31.09p(0.42%) 내린 7437.54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들은 급락하다가 장중 하락폭을 줄인 것이다.
글로벌 안전자산선호 분위기 속에 유가도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연이틀 증산 의지를 피력하면서 유가가 급락했다. NYMEX의 WTI는 전장보다 2.93달러(4.22%) 낮아진 배럴당 66.43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3.39달러(4.25%) 내린 배럴당 76.44달러에 거래됐다.
안전자산선호 무드 속에 독일 분트채 등의 금리도 하락했다.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4bp 하락한 0.4071%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0.5% 수준에서 최근 10bp 가량 내려온 셈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준 관계자들은 점진적인 금리인상 의지를 피력 중이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는 "경제지표가 중단신호를 주지 않는 한 금리가 중립수준에 이를 때까지 부양기조를 지속적으로 계속 제거하는 편이 적절하다"면서 "너무 많은 부양책으로 경기과열을 이끌면 결국 경기침체가 발생해 저소득층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 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5.93으로 전장보다 0.1% 하락했다. 장중 95.81로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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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상황 변화만 없다면 11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가운데 최근의 주가급락세가 만만치 않다.
특히 외국인은 10월 들어 3.5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한국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이달 들어 판 규모는 올해 들어 9월까지 판 규모보다 많은 것이다. 보수적인 관점의 주식투자자라면 외국인 매매 방향 전환을 확인한 뒤 들어오는 게 낫다. 외국인은 9월에 이어 이달에도 채권 순유출을 기록 중이지만, 상당부분 만기요인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계속해서 주가 흐름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아시아 주식이 반등하기 위해선 달러 약세가 나타나야 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국고3년 금리는 1.989%를 기록해 다시 1%대로 내려왔다. 전일 시장의 일부 참가자들이 주가 폭락으로 11월 인상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지만, 여전히 확률이 높은 11월 금리인상을 감안한다면 레벨 부담도 무시할 수는 없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