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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바이오·물류 글로벌 M&A 정조준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9-10 00:00

미국·중국 현지 경쟁력 강화 종횡무진

최태원 SK 회장, 바이오·물류 글로벌 M&A 정조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그룹은 정유화학, 반도체, 통신을 앞세워 재계 3위로 우뚝 섰다.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바이오·물류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SK가 최근 바이오·물류에 적극적인 글로벌 M&A에 나서고 있다. 이 분야가 ‘또 다른 SK하이닉스’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SK는 지난 7월 미국 바이오 위탁개발생산업체 앰팩의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국내 바이오 업체가 사들인 해외 제약 회사 중 최대 규모다.

또 지난해 6월에는 글로벌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가 보유했던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산업의 신약개발은 10년 이상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그렇게 신약이 만들어진다 해도 꼭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오너의 결단과 기다림이 필요한 사업이다고 할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은 신약 개발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1993년 당시 SK생명과학이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의 이런 면모는 선친 고 최종현 회장을 꼭 빼닮았다는 평가다. SK는 최종현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1987년 선경합섬(현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당시 연구원들이 “성공하려면 10년은 걸릴 것”고 하자, 최종현 회장은 “10년이 아니라 20-30년도 걸리니 서두르지마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연구소는 10여년 간 연구 끝에 1999년 국내 최초의 신약인 위암치료제 ‘선플라’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SKL-NO5)이 임상시험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허가심사(NDA)를 기다리고 있다고 알렸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초 미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SKL-N05는 2011년 임상시험 1상을 완료 한 후 미국 재즈사에 기술수출해 공동개발한 기면증 등을 치료하는 신약이다.

또 자체개발한 조현병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SKL20540)도 임상 3상을 마치고 빠르면 올해 안에 FDA에 신약허가심사 신청을 할 계획이다.

신약 판매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금융업계는 신약 글로벌 실적에 따라 SK바이오팜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SK바이오팜은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지난 7월 ICT(정보통신기술) 계열사 SK C&C와 ‘인공지능 기반 약물 설계 플랫폼 개발 사업’ 협약을 맺었다. 신약개발에는 후보물질을 찾는 단계를 거치는데 이번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소모되는 시간과 자원을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최태원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에 따라 중국 물류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차이나 인사이더는 중국 시장을 위해 외부자가 아닌 내부자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SK는 지난달 16일 중국 물류기업 ESR 케이만 리미티드에 추가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지난해 3720억에 해당하는 이 회사 지분 11.77%를 취득한지 1년 만에 나선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9월 취임 20년을 맞았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부임한 1998년 자산 32조1000억원에서 올해 192조6000억원으로 6배 이상 뛰었다. 자산 기준 매출 순위도 재계 5위에서 3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동안 내수 기업으로 불리던 SK는 ‘글로벌 기업’으로 불리기 손색없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1998년 8조3000억원이던 수출액은 지난해 7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SK가 거둔 총 매출 중 54%가 수출이 기여했다는 말이다. 또 한국 전체 수출 578조의 13%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지난해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2017년 금융부문을 제외한 SK그룹 계열사의 매출액은 135조4770억원, 영업이익 20조754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배, 영업이익은 2.1배 올랐다.

이 같은 성과에는 최태원 회장이 뚝심으로 이뤄낸 하이닉스 M&A(인수합병)가 빛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태원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하이닉스 인수에 나선 것은 2011년부터다. 내부에서 일부 임원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반대가 있었다.

당시 SK는 에너지화학분야와 정보통신(ICT) 중심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이 있었다. 하이닉스는 2001년 외환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의 워크아웃에 들어간 상태였다. SK에게 업무 변동성이 큰 하이닉스 인수는 모험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SK가 위기에 빠진 하이닉스를 인수한 2012년 반도체 경기는 하락세였다. 그럼에도 최태원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직후 3조8500억원 투자, 해외기업을 인수, 청주 공장 건립 등 반도체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결국 SK하이닉스는 업계 호황과 맡물려 2013년부터 2015년, 2017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부활했다.

SK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13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SK 사업의 다른 중심축인 정유화학 부문이 3조6000억, 통신이 1조6000억원으로 꾸준한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반도체에 미치지 못했다.

SK그룹은 ‘효자’ 노릇을 한 반도체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도시바 메모리 부문에 4조원을 투자해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지적 받던 낸드플래시를 보완, 이 분야 4위에 올라 사업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밖에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인수해 수직계열화에도 힘썼다. 2017년 1월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하고, 2015년에는 반도체 이물질을 제거하는 특수가스 NF3를 생산하는 OCI머티리얼즈를 4800여원에 인수했다.

한국신용평가 한태일 선임애널리스트는 “수요 성장이 지속되고 시장 내 SK하이닉스의 경쟁력 등을 감안할 때 SK의 반도체 사업부문은 견조한 영업성과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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