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빌딩.
이미지 확대보기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번 주말경 1억 호주 달러(약 818억 원) 규모의 블록체인 기반 채권인 ‘본드 아이(bond-i)’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채권은 2년물 캥거루본드로 발행되며 주간사는 커먼웰스뱅크로 선정했다. 캥거루본드는 외국 기업이나 외국 정부가 호주 시장에서 발행하는 호주달러 표시채권이다. 수익률은 2.251% 수준으로 오는 28일 결제될 예정이다.
미국 투자회사 노던 트러스트(Northern Trust)와 호주 빅토리아주 재무법인(Treasury Corporation of Victoria), 호주 보험사 QBE 등의 채권 투자자로 참여했다. 발행된 채권은 워싱턴 및 시드니에서 관리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발행 및 분배된다.
채권의 발행, 배분, 이전, 관리 등 모든 과정에서 분산식 원장 기술이 적용된다. 세계은행은 다양한 거래 정보를 스마트 계약(contract)이라는 블록체인 형태로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이더리움(Ethereum) 블록체인을 이용키로 했다. 본드 아이는 세계은행과 CAB 등 특정한 주체의 권한으로 관리와 검증이 이뤄지는 네트워크로 폐쇄형인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해당한다.
세계은행과 CBA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이번 채권발행으로 △자본시장의 중개·대리인들을 거쳐야하는 복잡한 절차의 간소화 △자본조달 및 증권 트레이딩 절차의 단순화 △시스템 운영의 효율화 △규제 사각지대 최소화 등의 잠재적 효과들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존에 5일 정도 걸리던 결제 기간이 몇 초로 짧아지는 등 속도와 비용 측면의 절감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은행은 향후 다른 발행사들도 블록체인 채권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미 일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거래 청산을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완전한 투명성, 탈중앙성 확보 등 분산원장기술(DLT)의 이론적 이점들이 실현되지는 않은 상황이라는 점은 우려로 존재한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블록체인이 금융상품과 관련된 자본시장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적합하고 준비되어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