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7월부터 1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0.18%), 대구(0.07%)에 이어 전남(0.03%)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 3위에 해당한다. 자치구별로는 전월 기준 광산구(0.54%)와 동구(0.36%)가 연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 일부 아파트는 1년새 매매가격이 배로 뛰었다. 지난해 입주한 '동구 학동 무등산아이파크'의 경우, 전용면적 84㎡형이 지난해 중순까지 3억원대에 거래됐으나, 이달 동일 주택형(35층)이 6억2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또한, 2012년 분양한 중소형 아파트 '광산구 신가동 수완지구호반베르디움1차'는 전용 84㎥형이 지난 달 6억1000만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올해 초까지 동일 주택형 최고 4억7000만원대에 거래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광주 집값 조정이 필요하단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올라와 눈길을 끈다. 광주 투기세력 억제가 필요하단 게시글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만 27건이 등록됐다. '광주광역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달라'는 청원부터 '투기를 조장하는 지하철 2호선 백지화' 주장까지 있다. 많게는 400명 이상의 청원인원이 동참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광주지역에 특별한 개발 호재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가격 급등세에 의아한 눈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리드는 "광주는 지난해 3분기부터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편"이라며 "송정역 복합환승센터 조성을 제외하곤 근본적인 상승 호재가 없는 상태"리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대구 수성구처럼 광주 내 특정 지역만 오르는 양극화 현상으로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다만, 복합적인 상승 원인이 교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단 올해 입주물량이 6000가구로 많지 않고 재건축 정비사업 활성화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광주 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6197가구로 지난해(1만1797가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지역경제가 여타 비수도권 지역 대비 침체되지 않았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박 위원은 "광주지역은 직접적인 남동벨트(남동임해공업지역 중공업벨트) 충격이 없다"며 "지역경제가 위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전남 여수와 마찬가지로 광주의 지역 이미지가 나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